강시원은 절대 그만한 능력이 없을 것이다.임지민처럼 재능과 미모를 겸비한 여자 연구원이 곁에 한 명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드문 일인데 어떻게 갑자기 두 명이나 나올 수 있겠는가?‘복권 당첨보다 확률이 더 희박한데, 절대 이런 우연이 있을 리가 없어.’“6천만, 혹시라도 배기훈에게 구걸해서 받을 생각이라면, 차라리 그 마음을 일찍 접는 게 좋을 거야.”봉황 같은 눈을 가늘게 뜬 서정혁은 온몸으로 강한 기세를 뿜어내며, 입꼬리를 차갑게 올렸다.“배기훈, 그래 똑똑한 장사꾼이지, 멍청이는 아니겠지. 이 세상에 어느 남자가 다른 여자의 아들을 성인이 될 때까지 키우겠어? 게다가 그 아이가 자기한테 아빠라고 부르지도 않을 텐데.”서정혁의 눈에 강시원은 절대 혼자 못 피는 꽃일 뿐, 남자에게 기대야만 살 수 있는 존재였다.“기훈 씨가 어떤 사람인지, 당신이 판단할 자격 없어. 게다가 세상 남자가 아무리 나쁘다 해도, 기껏해야 당신과 비슷하겠지. 이미 겪어본 만큼 충분히 각오하고 있어.”강시원은 차가운 눈빛으로 서정혁을 바라보았다.“빨리 서명해.”주고받는 말들 하나하나 모두 거칠었다.예전 같았으면 서정혁이 그녀를 비웃고 깎아내리면 강시원은 홀로 방에 틀어박혀 해가 질 때까지 자책하며 눈물을 흘렸을 것이고 저녁이면 이불 속에서 밤새 잠들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강시원의 마음은 잔잔한 물결처럼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눈동자에 검은 파도가 휘몰아친 서정혁은 큰 손으로 주먹을 쥐고 있는 힘껏 움켜쥐었다.“이혼은 언젠가 하겠지만 지금은 안 돼.”“안 된다고? 왜?”눈이 휘둥그레진 강시원은 조급한 기색이 명백히 보였다.“서정혁, 지금 나 가지고 장난치는 거야?”“장난? 내가 그렇게 한가한 것 같아?”서정혁은 눈빛 속의 감정을 꾹 누르고 담배 한 개를 꺼내 손바닥에 쥐었다.“할머니가 다시 입원하셨어. 이번엔 병세가 아주 심각해.”순간 심장이 죄어온 강시원은 눈시울이 순식간에 붉어졌다.“할머니 심장병 다시 발작하셨어? 위험한 고비는 넘기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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