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호는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와 홍순자의 얼굴 앞에서 속삭이듯 말했다.“엄마, 집을 나한테 넘겨요. 그러면 그 돈 얘기는 안 할게요. 아니면 그냥 이억을 주세요.”홍순자는 찢어질 듯한 목소리로 울부짖으며 강성호의 뺨을 갈겼다.“차라리 나를 죽이지 그래! 이 늙으니 뼈로 기름을 짜서 팔아봐! 만원이나 나오나!”강성호는 뺨을 맞고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건들거리며 말했다.“엄마, 이렇게 나오면 재미없죠. 집도 안 주겠다면 어쩔 수 없이 내가 엄마 통장을 뒤져야겠네요.”그의 눈짓에 유서원과 강태하는 약속이라도 한 듯 함께 홍순자의 방 쪽으로 달려갔다.“가운데 서랍이야! 자물쇠 부숴!”강성호도 뒤따라가며 소리쳤다.강지연은 홍순자를 의자에 앉혀놓고 혼자 문 앞으로 달려가 문틀을 두 손으로 붙들고 버티며 외쳤다.“못 들어가요!”강성호가 씩 웃었다.“딸아, 그 절뚝거리는 다리로 우리 셋을 어떻게 막는다고 나서는 거야? 너는 그냥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아무 일에도 끼어들지 말고 네 남편이나 잘 모셔. 그래야 원하는 거 얻어내지. 태하야, 밀어!”강지연은 문틀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 셋이 들이밀수록 그녀는 더욱 이를 악물고 버텼다.손톱이 부러지고 몇몇 손가락은 피가 맺혔지만 놓지 않았다.하지만 탐욕에 눈이 먼 세 사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그때 거실 쪽에서 홍순자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오늘 그 방에 누구라도 들어가면 내가 죽는 꼴을 보게 될 거야!”홍순자는 칼을 들고 자기 목에 갖다 댄 채 견결한 눈빛으로 버티고 서있었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강지연은 큰 소리로 울며 외쳤다.“할머니, 안 돼요! 제발 그러지 마요! 할머니가 그렇게 하시면 이 사람들이 원하는 걸 전부 이루게 된단 말이에요! 할머니, 제발!”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지만 강지연에게는 할머니를 멈추게 할 유일한 선택지가 그 한마디뿐이었다.강지연의 말에 홍순자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래, 내가 죽으면 통장도, 이 집도 결국 저 자식 손에 들어가겠지. 이 시골집이 뭐가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