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라는 그 단어가 강지연의 마음을 할퀴었다.그래도 그 시절의 강지연은 아직 좋아하지 않는 게 당연하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고 자신을 스스로 달랬다.그리고 어리석게도 온하준의 사적인 공간에는 그와 그의 할머니에 대한 기억만 있을 거라고 믿었다.하지만 이제 그의 사적인 공간에는 그의 할머니 유품이 아닌 이하나의 물건이 걸려있었다.강지연이 머릿속으로 생각을 정리하며 두 사람을 신경 쓰지 않으려던 순간, 온하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하나야, 그러지 마. 내가 너한테 뭐라 한 것도 아니잖아. 네 탓을 한 것도 아니고. 그러지 말고 웃어. 네가 웃으면 나도 기분 좋아.”강지연이 룸미러로 뒷좌석을 바라보자 눈물에 젖어 있던 이하나의 얼굴이 그 말 한마디에 꽃처럼 환해졌다.‘아내가 바로 옆자리에 있는데 대놓고 내연녀를 달래주는 꼴이라니. 어이가 없네.’그리고 곧 이하나는 룸미러를 통해 강지연에게 도발하는 시선을 던졌다.강지연이 오히려 미소로 받아지차 순간 이하나의 표정이 얼어붙었다.더 이상 두 사람을 상대하기 싫었던 강지연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차는 곧 파출소 앞에 섰다. 강지연이 내리자마자 뒤에서 이하나의 날 선 목소리가 들려왔다.“하준아, 빨리 강지연 좀 부축해! 다리 불편하잖아!”그 한마디에 파출소 안팎의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 강지연은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하, 정말 끼리끼리 모인다더니 다들 똑같네. 온하준 옆에 붙어 있는 김도윤, 김도진처럼 이하나 너도 다리 불편한 나는 하준이 옆에 설 자격이 없다는 걸 동네방네 떠들고 싶어 입이 근질거려? 그래, 그렇게까지 원한다면 제대로 한번 보여줄게.’강지연은 제자리에 멈춰 선 채, 온하준을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여보, 빨리 와! 나 발 아프니까 와서 좀 부축해 줘.”‘굳이 내 다리를 들먹이고 싶다면 기꺼이 들먹여 주지.’강지연은 지금 상황에 온하준이 자신을 거절할 리 없다고 확신했다.일단 온하준은 아직 강지연에게 고소 취하를 받아내야 했고 무엇보다도 그는 누구도 부정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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