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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Author: 네입클로버
“할머니...”

강지연은 이제 더 이상 할머니에게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랑 온하준은 사실 안 맞아요. 할머니도 아시잖아요. 온하준은 제가 그를 구해줘서 저랑 결혼한 거예요. 사실 온하준은 저를 좋아하지도 않고 저도 이제는 그를 좋아하지 않아요. 그냥 헤어지는 게 맞아요.”

홍순자는 한숨을 길게 내쉬며 강지연을 꼭 끌어안았다.

“결혼이라는 게 억지로 한다고 되는 건 아니야. 할머니도 다 알아. 행복하지 않다면 하루라도 빨리 헤어지는 게 더 나은 일이지. 그런데 너 며칠 뒤면 출국이잖니. 하준이한테는 계속 말 안 할 거니?”

강지연은 말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말을 꺼내는 순간 온하준이 어떻게든 막아설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보다 더 두려운 건 그 뒤에 펼쳐질 파장이었다. 차라리 아무 말 없이 떠나면 온하준도 나중에 알아차릴 거로 생각했다.

“할머니, 말할 거예요. 적당한 때를 정해서요.”

‘떠나는 날 온하준에게 편지 한 장을 남기면 되겠지.’

강지연은 홍순자의 어깨에 기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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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742화

    강지연은 사실 그 팔찌가 자신에게 주려는 것이라는 걸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다만 온하준이 준 선물을 받아도 되는 건지 망설이고 있었을 뿐이었다.선물을 받는다는 건 사실상 그만큼 한 관계를 받아들이겠다는 의미와도 같았다.설령 지금 눈앞의 열일곱 살 온하준이 예전과는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 해도 강지연은 그 마음을 쉽게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그녀의 망설임을 눈치챈 온하준은 곧바로 그녀의 손목을 잡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팔찌를 걸어 주었다.강지연은 황급히 손을 빼려 했지만 이미 그의 손에 단단히 붙잡혀 있었다.“움직이지 마.”“이건 아무 의미도 없어. 그냥 늦어버린 생일 선물일 뿐이야.”“생일 선물?”강지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그래. 네 이름이 새겨진 팔찌라 다른 사람에게 줄 수도 없고 반품도 안 돼. 네가 받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다시 액세서리 가게에 맡겨 두고 직원이 알아서 처리하게 할 수밖에 없거든.”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하며 팔찌를 마저 채워 주었다.가느다란 백금 팔찌였고 작은 다이아몬드가 촘촘히 박혀 있어 어둑한 계단에서도 유난히 반짝거렸다.“여기 네 이름이 새겨져 있어.”온하준은 팔찌의 잠금 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강지연은 속으로 이 세상에 처리할 수 없는 액세서리는 없다고 생각했다.회수하든, 중고로 팔든, 이름이 새겨져 있다 해도 결국 처리 방법은 있기 마련이었다.문제는 온하준이 그럴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일 뿐이었다.“부담 가질 필요 없어.”온하준은 여전히 그녀의 손목을 잡은 채 말했다.“원래 네 생일 선물로 특별 주문한 거야. 최아현도 있고 이승우도, 차유준도 다 있어. 다만 선물이 다를 뿐이야. 우리가 함께 지나온 이 몇 년을 기념하는 거로 생각하면 돼.”그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말을 이었다.“내 인생에서 가장 어두웠던 몇 년이었어. 하지만 너희가 곁에 있었기에 그 시간이 그렇게까지 어둡지만은 않았거든. 이제 우리 고등학교 3학년이잖아. 앞으로 서로 다른 길로 흩어질지도 모르니까. 오랜 시간이 흘러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741화

    “좋은 친구잖아!”강지연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온하준은 더 말을 잇지 않았다.그저 어딘가 미묘한 의미가 담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왜? 뭐 문제라도 있어? 나랑 최아현, 그리고 너. 우리 세 사람의 우정이 네가 밖에서 그런 애들이랑 어울리려는 생각을 막기엔 부족한 거야?”강지연은 자기 그릇에 있던 닭 다리를 집어 그에게 넘겨주며 말을 이었다.“이 정도면 됐지?”“이건...”온하준은 자기 그릇에 담긴 닭 다리 세 개를 가리키며 말을 잇지 못했다.“그러니까 나랑 최아현에게 있는 건 너한테도 빠지지 않는다는 뜻이야. 우린 그런 사이란 말이지.”강지연은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이 정도 우정이면 네가 이제 여기저기 찝쩍거리고 다닐 필요는 없는 거 아니야?”온하준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래.”너무 쉽게 나온 대답에 강지연은 당황한 나머지 눈을 동그랗게 떴다.사실 그녀는 이미 마음속으로 어떻게 설득할지 여러 가지 말을 준비해 두고 있었다.솔직히 김도윤과 김도진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만약 온하준이 그 두 사람을 어떻게 알게 된 건지 묻는다면 뭐라고 답해야 할지도 아직은 생각해 두지 못한 상태였다.하지만 의외로 그가 이렇게 쉽게 승낙해 버린 것이다.“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온하준이 되묻자 강지연은 젓가락으로 밥을 콕콕 찌르며 물었다.“너... 이유는 왜 안 물어봐?”“우리 좋은 친구라면서.”“응?”온하준은 웃음을 거두더니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가만히 있어.”그러더니 갑자기 그녀의 머리 쪽으로 손을 뻗었다.“뭐 하는 거야?”강지연은 순간 그 자리에서 굳어 버렸다.“뭐가 묻었어...”그는 목소리를 낮추었다.희미하게 흐려진 말끝이 마치 그의 목구멍 안에서 굴러다니는 것처럼 느껴졌다.온하준은 그녀의 머리에서 하얀 솜털 같은 것을 집어내더니 툭 던져 버리며 아무렇지 않게 말을 덧붙였다.“내가 네 말 아니면 누구 말을 듣겠어?”마치 ‘오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740화

    강지연은 몇 번이나 끼어들어 말을 꺼내려 했지만 도무지 틈이 나지 않았다.온하준과 김도윤이 나란히 자리를 떠나려는 순간 그녀는 더는 참지 못하고 달려 나가 생각할 틈도 없이 온하준의 앞을 가로막았다.“강지연?”온하준의 눈빛은 방금 경기에서 승리한 기쁨으로 반짝이고 있었다.그가 막 김도윤과 김도진에게 그녀를 소개하려던 참이었다.“이쪽은...”“온하준.”강지연은 그들이 누구인지 전혀 듣고 싶지 않았기에 바로 온하준의 말을 단호하게 끊어버렸다.그리고는 약간 따지는 듯하면서도 어딘가 살짝 애교 섞인 말투로 말을 이었다.“나랑 저녁 같이 먹기로 약속했잖아.”온하준은 순간 어리둥절해졌다.강지연은 이미 말을 꺼내 버린 이상 되돌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또 약속 어길 거야? 됐어!”그녀는 홱 고개를 돌렸다.누가 봐도 화가 난 것 같은 모습이었다.잠시 그녀를 바라보던 온하준의 당황한 기색은 서서히 풀렸다.그리고 그의 눈빛에는 막 기울어 가는 저녁노을처럼 은은한 빛이 번지기 시작했다.그때 김도윤이 웃으며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온하준, 이건 너...”하지만 온하준은 가볍게 웃기만 할 뿐 굳이 해명하지 않았다.오히려 김도윤의 짐작을 그대로 인정하는 듯한 태도였다.“차유준, 그럼 네가 애들 데리고 가서 먹어. 계산은 내가 하는 거로.”차유준이 그를 바라보는 눈빛은 거의 칼날에 가까울 만큼 날카로웠다.그런데도 온하준은 태연하게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오늘 이렇게 많은 친구가 찾아왔는데 제대로 대접해야지. 고생 좀 해.”차유준은 당장이라도 사람 하나 죽일 듯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하지만 온하준은 능청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오히려 더 얄밉게 말했다.“미안해 친구들. 이번엔 시간이 좀 어긋났네. 오늘은 차유준이랑 나가서 먹어. 다음에 내가 제대로 한 번 대접할게.”그는 손을 가볍게 휘저으며 사람들을 돌려보냈고 차유준의 등을 툭 밀어내며 겨우 그 많은 인원을 정리했다.사람들이 흩어지고 나자 온하준은 강지연 앞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739화

    강지연은 또 다른 삶에서 수많은 소란을 겪었었다.인터넷에 몇 번이고 이름이 올랐었고 그녀 자신은 물론 가족들까지 나서서 해명해야 했었다.솔직히 말해 너무 피곤하고 허무한 일이었다.그래서 이번만큼은 직접 나서지 않기로 했다.이미 여론은 충분히 넓게 퍼져 있었고 그 흐름을 이용해 학교 관련 기관에서 수습하게 만드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던 것이다.그런데 의외로 온하준이 직접 나서 버렸다.열일곱이라는 나이는 마치 막 태어난 송아지처럼 혈기가 넘치는 시기였기에 싸우는 것이 자연스럽고 오직 앞만 보고 달릴 수 있었다.또 그렇기에 열일곱 살의 온하준은 아무렇지 않게 그녀가 천 원을 내줬다는 말을 꺼낼 수도 있었던 것이다.강지연은 문득 이 시공간에서 스물일곱 살의 온하준은 과연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지 궁금해졌다.자리에 앉은 온하준의 눈빛에는 열일곱 소년 특유의 패기와 투명함이 담겨 있었다.강지연은 무의식적으로 그의 얼굴을 살피며 성공한 뒤의 온하준에게서 느껴지던 그 날카로운 기운을 찾아보려 했지만 전혀 보이지 않았다.심지어 그 누구도 강지연보다 위에 설 수 없다고 말하던 이 소년과 그녀가 기억하는 온하준을 같은 사람으로 이어 붙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뭘 그렇게 봐?”온하준이 갑자기 닭 다리 하나를 그녀의 그릇에 툭 내려놓으며 말했다.시선이 잠시 흔들렸던 강지연은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그는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원래는 네가 나한테 닭 다리를 줘야 하는 거 아니야?”마치 공을 세운 사람에게 상 하나 안 주냐는 듯한 어린 소년의 자만 같았다.강지연은 그제야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나 점심에 닭 다리 안 샀는데. 저녁에 이 누나가 닭 다리 사 줄게.”“뭐라고? 그 말 당장 고쳐! 하늘이 무서운 줄 모르네.”온하준은 누나라는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강지연과 최아현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더 크게 웃어댔다.겉으로 보면 그저 입으로 장난치며 온하준을 놀리는 것 같았지만 강지연의 속마음은 달랐다.사실 이 시공간의 강지연은 온하준보다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738화

    열일곱 살의 온하준은 이런 사람이었나?놀란 건 강지연만이 아니었다.문 뒤에 서 있던 이하나 역시 충격을 받은 듯 말을 잇지 못했다.“너... 너...”그녀는 한참 동안 ‘너’라는 말만 반복하다가 결국 말을 잇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그럼 난 이제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나 이 학교에 더는 못 다니겠어!”온하준의 대답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그건 네 문제야.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한 일에 책임을 져야 해.”그 말이 끝나자 교실 안에서 책상이 밀리는 소리가 났다.그가 교실에서 나올 준비를 하는 듯했다.“온하준! 거기 서!”이하나가 큰 소리로 외쳤다.“너랑 강지연은 도대체 무슨 사이야? 강지연이 너한테 뭘 해줬길래 그렇게까지 감싸는 거야?”교실은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이내 온하준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천 원.”“뭐... 뭐라고? 천 원?”이하나는 당황한 나머지 말까지 더듬었다.“걔가 나한테 천 원을 내줬어.”그 말을 끝으로 교실 안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열리며 온하준이 밖으로 나왔다.강지연은 재빨리 몸을 돌려 자리를 피했다.복도를 달려가는 동안에도 머릿속에는 계속 천 원이라는 그 말이 맴돌고 있었다.식당 근처까지 거의 다 왔을 때 뒤에서 최아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지연아!”그녀가 뒤를 돌아보자 최아현이 빠른 걸음으로 달려오더니 숨이 턱끝까지 차오른 채 헐떡거리며 말했다.“내가 너 찾으려고... 이 학교를 다 뒤졌어. 드디어 찾았네... 그 게시글... 봤어?”“응. 나 다 알았어.”강지연의 심장 역시 빠르게 뛰고 있었다.“가자. 밥 먹으러.”최아현은 여전히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누군지는 모르겠는데 진짜 대단해! 게시글에 모든 사실을 다 까발리다니! 댓글 봤어? 속이 다 시원하다니까! 이하나랑 주시은, 그리고 교감까지 욕을 아주 제대로 처먹고 있던데.”“봤지, 당연히.”강지연뿐만 아니라 지금 학교에 있는 대부분 학생들이 이미 다 봤을 것이다.지금도 그녀의 곁을 지나가는 학생들 사이에서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737화

    문과반 수업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강지연과 차유준은 아직 식당에도 가지 않은 상태였다.그녀가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차유준 이었다.삭제되었던 CCTV 영상은 차유준만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는 자신이 아니라며 극구 부정했다.“아마 너의... 좋은 친구일 거야.”차유준은 서로 다 알고 있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온하준?”강지연의 입에서 반사적으로 그 이름이 튀어나왔다.그 말을 들은 차유준은 다시 미묘한 웃음을 지었다.강지연은 그가 왜 웃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것보다 온하준이 어떻게 그 영상을 가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더 컸다.“복구된 영상 온하준한테도 보낸 거야?”차유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 걔가 직접 알아낸 거겠지.”“뭐라고?”강지연은 당황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차유준의 얼굴에 그 미묘한 미소가 다시 번지고 있었다.“넌 네 친구에 대해 나보다도 아는 게 없는 것 같네.”“무슨 뜻이야?”강지연은 말을 덧붙였다.“그래도 네가 더 잘 알겠지. 너희는 피는 안 나눴지만 제일 좋은 형제잖아.”차유준이 담담하게 말했다.“온하준은 컴퓨터 쪽으로 굉장히 뛰어나. 웬만한 컴퓨터공학 전공생들보다도 더 잘해.”“그래?”강지연은 온하준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았다.그는 원래 학년 전체에서 독보적인 1등이었고 나중에는 대학에 가자마자 테크 회사를 창업해 AI 분야와 빠르게 접목한 사람이기도 했다.그렇다면 고등학생 때부터 그런 기초가 있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하지만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녀는 다시 물었다.“그럼 너는? 너는 왜 이렇게 잘하는 거야?”차유준은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난... 아마 온하준 덕분이겠지.”강지연은 그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차유준을 한참이나 노려봤지만 그는 그저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을 뿐이었다.“차유준.”그녀는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너 그거 알아? 네가 웃을 때마다 왠지 묘하게 낯익은 느낌이 들어. 정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125화

    강지연은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서럽게 울고 있는 이하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손가락 사이로 눈물이 흘러내리자 온하준과 김도윤, 김도진의 시선이 동시에 이하나의 얼굴에 꽂혔다.세 사람의 눈빛은 누구라 할 것도 없이 동시에 긴장감이 스쳤다.특히 김도윤은 금세 흥분해서 소리를 높였다.“울긴 왜 울어! 우리가 네 옆에 있는데 누가 감히 너를 건드려!”김도진도 바로 장단을 맞췄다.“그러니까. 하준이한테 물어봐. 회사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하준아...”이하나는 눈물에 젖은 눈으로 온하준을 올려다보며 떨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116화

    “너 아까부터 왜 그렇게 비꼬면서 말하는 건데? 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야?”온하준은 강지연의 앞으로 다가오더니 말을 이었다.“이하나는 임신 문제 때문에 전남편한테 가정폭력까지 당하면서 별별 고생을 다 했어. 아이를 못 갖는다는 게 그 애한테는 평생의 상처야. 난 친구로서 좋은 의사한테 한번 데려와 본 거고. 그게 뭐가 잘못이야? 이런 것도 질투해?”강지연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아니, 질투 안 해. 네가 오해한 거야. 온하준, 네가 이하나 옆에서 약을 챙겨주던 배를 마사지해 주든 그건 다 네 자유야. 난 상관 안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133화

    강지연이 이안을 알게 된 건 우연히 인스타를 훑어보다가였다.이안과 이안의 남자 친구 사진이 함께 올라와 있었는데 젊은 두 사람은 자기들 앞날을 위해 치열하게 뛰고 있었다.글 곳곳에서 그녀와 온하준 사이엔 한 번도 존재한 적 없던 열기와 젊음이 느껴졌다.마침 이안의 남자 친구가 IT 전공이었고 그래서 강지연은 이안을 따로 찾아가 남자 친구에게 부탁 하나만 해 줄 수 있는지 물었다.물론 그냥 부탁은 아니고 충분한 대가를 지급하겠다고 했다.이안은 망설임 없이 바로 승낙했다.다른 이유는 필요 없었다. 그날 명품 중고 매장에서 온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124화

    강지연은 문득 궁금한 게 떠올랐다.아까 재활실에서 그는 정말로 그녀가 너무 힘들고 아파 보여서 더는 못 하게 막은 건지 아니면 그저 그녀를 끌고 나와 이하나를 봐달라는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서였는지.하지만 강지연은 그 질문을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지금 이 순간까지도 아팠냐는 말 한마디 없는 그에게 답은 이미 너무 뻔했다.그리고 그 답은 파출소에 도착하고 나서 완전히 확인되었다.온하준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곧장 파출소 안으로 걸어 들어갔고 뒤늦게 내리는 강지연이 걸을 힘이 있는지, 다리가 아직 아픈지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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