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Chapter 131 - Chapter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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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HS 그룹 대표는 뭘 해야 하는데요?” 중현의 시선이 두 사람과 마주쳤다. 질문이라기보다 그저 담담한 진술에 가까웠다.하준호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즉시 입을 열었다.“뭘 하든 간에 지금 네가 하는 짓거리는 아니야!”중현은 더 이상 그들을 보지 않고, 몸을 돌려 회의실을 나갔다.그날 전화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강솔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까 봐.그는 부모를 잘 알고 있었다.자신이 개입하지 않으면, 분명 온갖 방법을 동원해 강솔에게 지안의 양육권을 넘기라고 압박했을 것이다.하지만 자기 사람들을 건드릴 권리는 그들에게 없었다.“하중현!”“거기 서!”“내가 말하는 거 못 들었어?”하준호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뒤에서 울려 퍼졌다. 경호원 두 명이 하준호를 밖으로 끌어내고 있었다.하준호가 할 수 있는 건 욕하고 화내는 것뿐이었다.중현은 귀찮다는 듯, 발걸음을 무겁게 옮기며 대표실로 돌아갔다.“하씨 집안에 상속자가 너 혼자만 있는 게 아니야.” 하준호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지만, 계속해서 소리는 들려왔다.“네가 대표 자리 제대로 못 하면, 내가 너 대신 도현을 앉힐 거야!”“그만 좀 해요.” 이정희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다.“여자 하나 때문에 이런 미친 짓 하는데, 내가 욕도 못 해?” 하준호는 화를 멈추지 않았다.“대표 자리는, 개인을 대표하는 게 아니라고. HS그룹의 명예도 같이 걸려 있어!”이정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잠시 후.두 사람은 HS그룹을 빠져나갔다.하준호는 여전히 격분하여, 차에 올라타자마자 기사에게 주소를 말했다.“화인게임즈로 가.”“중현이 농담으로 한 말 아니에요.” 이정희는 오히려 차분해지며 말했다. “그때 그 일 이후로 우리와 마음이 멀어졌잖아요. 지금 강솔 건드리면...”“정말 부모 자식 연을 끊어버릴 수도 있어요.”“내가 그 자식 무서워할 거 같아?” 하준호는 억지로 평정을 유지했다.이정희는 옆을 보며 조용히 말했다.“HS그룹이 어떻게 그 애 손에 넘어갔는지 잊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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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허미정은 딱 잘라 말하지는 않았다.[누가 알아? 네 엄마 나 몰래 밖에서 다른 친구들을 사귀었을지.]“오늘 병원에 엄마 보러 갔는데, 병실에서 어떤 사람을 봤어요.” 강솔은 일부러 상황을 조금 바꿔 말했다. 진실을 더 잘 알기 위해서였다. “그 사람이 엄마의 옛 지인이라고 하더라고요.”허미정은 담담하게 말했다.[아, 그래?]강솔은 모니터에서 캡처한 남자의 모습을 보냈다. “이모, 혹시 이 사람 아세요?”허미정은 스마트폰을 받아 들고 거실로 가며 강솔의 대화창을 열었다.사진 속 인물을 확인하자, 그녀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핸드폰이 떨어졌다.쿵.‘어떻게...?’‘이 사람이 어떻게 정숙이를 찾아냈지?’“이모?” 강솔은 그녀의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그 표정, 분명히 사진 속 남자를 알고 있다는 반응이었다.게다가 관계도 꽤 복잡한 것 같았다.허미정은 핸드폰을 주워 들고, 억지로 얼굴에 나타난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 [아까 뭐라고 했지? 병실에서 만났다고?]“네.”허미정이 다시 물었다. [그 사람이 뭐라고 했어?]“정말 엄마의 오랜 지인인가요?” 강솔이 대답 대신 반문했다.기억 속의 허미정은 무슨 일이 있어도 차분한 사람이었다. 강솔이 중현과 결혼한다는 했을 때도 전혀 놀란 기색이 없었다. 하지만 방금 그녀의 얼굴에서 당황한 표정을 봤다.[아니야, 그렇지 않아.]허미정은 결국 대충 말을 돌렸다. [지인이 아니라 원수라고 봐야지.]‘원수라니?’‘원수라면 그런 식으로 병상 앞에서 30분이나 앉아 있었을까?’[그 사람이 너한테 뭐라고 했어?]허미정이 다시 물었다.“아무 말도 안 했어요.” 강솔은 더 이상 거짓말하지 않고 진실을 말했다.“사실 아까는 이모한테 거짓말했어요.”“그 사람하고는 만난 적 없어요. 의사한테 들은 거예요.”[이 녀석, 하중현한테 나쁜 것만 배웠네.] 허미정은 긴장된 마음을 조금 풀며 농담을 던졌다.강솔은 웃으며 대충 넘겼다.사실 이혼 얘기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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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다음 날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강솔은 부서 사람들에게 얘기했다. 자신을 제외하고, 총 네 명이 필요하다며, 준비한 시나리오도 함께 보여주었다.예상대로, 네 명은 금방 모였고, 백지연은 장기자랑 신청서를 제출했다.잠깐의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강솔은 다시 업무에 집중했다.화장실에 갔다가 손을 씻으러 나가던 중, 마침 양희와 마주쳤다.“강솔 씨.” 양희가 먼저 인사했다.강솔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양희는 그녀에게 다가가며 거울을 보며 수군거렸다.“나 어제 집에 가서 엄청 재미있는 이야기 들었어.”강솔은 진지한 표정으로, 그 말의 뜻을 모르고 물었다.“네? 재밌는 얘기요?”“아니, 글쎄 말이야...” 양희는 주위를 살펴본 후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 조용히 말했다.“소 비서 얘긴데...”강솔은 순간 멈췄다.그 순간 마음속에 약간의 경계심이 생겼다.소담이 예전에 한 말이 떠올렸다.남의 비밀로 친구를 만들려는 사람은 조심하라는.“강솔 씨, 혹시 소 비서와 하 대표님이 어떤 관계인 줄 알아?” 양희가 매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강솔은 종이 타올을 한 장 꺼내 손을 닦으며, 아무 생각 없이 대답했다.“알죠. 비서랑 대표 관계. 우리 부서 사람들 모두 다 알고 있잖아요.”그리고 그냥 나가려고 했다.양희가 조용히 길을 막았다.“아니... 그런 게 아니라, 개인적인 관계말이야...” 강솔은 대답했다.“몰라요.”양희가 더 말하려 했지만, 강솔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바로 밖으로 나왔다. 자리에 돌아가자마자 방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본인의 업무에 집중했다.그 후, 양희는 몇 번이나 가십거리를 꺼내려고 했지만, 강솔은 바쁘다는 말로 넘겼다.강솔이 거리를 두려는 걸 양희도 확실히 느껴졌다.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양희는 일부러 강솔을 기다렸다. 그저 몇 마디를 더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강솔 씨, 내가 뭐 실수한 거라도 있어?”“네?” 강솔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오늘 내가 말 걸어도 계속 대꾸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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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강솔 씨 집안이 그렇게 좋아요?” 양희가 물었다.아연은 일부러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예전엔 괜찮았는데, 나중에 집안이 망하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죠.”양희는 바로 이해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강솔을 처음 봤을 때부터 생각했었다.강솔은 분명히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사람일 거라고. 하얀 피부에, 기품이 넘쳤고, 어떤 일에도 태연한 모습이었다.그건 보통 풍족하게 자란 사람에게서 나오는 여유였다.“앞으로 회사에서 함부로 소문을 퍼뜨리지 마세요.” 아연은 이 사람에 대해 대충 파악했다고 생각한 뒤에 이어서 말했다. “솔이 말도 틀린 건 아니니까요.”“알겠어요.” 양희가 고개를 끄덕였다.강솔은 아연이 자신의 집안을 공개한 줄 모르고 있었다.병원에서 돌아온 뒤, 양희가 자신을 보는 눈빛이 어딘가 묘하게 달라진 것을 느꼈지만, 일에 몰두하느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오히려 백지연이 바쁜 중에도 강솔에게 말을 꺼냈다. “반나절 시간 좀 내. 우리 부서 단체 회식하자.”“네?” 백지연이 대답했다.“새 동료가 오면 다 함께 모여서 회식하거든.”“안 가면 안 돼요?” 강솔은 지난번 회식에 대한 악몽이 떠올랐다.“안 가도 돼.” 백지연은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회식하면 반차 주고, 회사에서 회식비도 줘.”“그래서 다들 강솔 씨 언제 시간 되냐고 계속 물어 봤어.”강솔은 잠시 침묵했다.이 말의 뜻은 분명했다.사람들은 회식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 회식 때문에 생기는 반차를 기대한다는 걸.가끔은 회사 복지가 너무 좋아도 곤란한 상황이 생긴다.“진짜 가고 싶지 않으면, 프로젝트 일정 때문에 어렵다고 내가 거절할게.”“다들 뭐라고 안 할 거야.”강솔의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 “그럼 부탁드려요, 언니.”백지연은 팀장일 뿐만 아니라 이 프로젝트의 주요 책임자 중 한 명이다.그래서 그녀가 말하면 대부분 사람은 잘 따랐다.하지만 일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백지연과 이야기를 나눈 지 얼마되지 않아, 아연은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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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중현의 기세에 사람들은 주저 없이 회의실을 빠져나갔다.잠시 후, 회의실에는 세 사람만 남았다.강솔은 마치 방금 일어날 듯한 자세를 취한 채,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예전의 애정도, 지금의 분노도 사라지고, 그저 무미건조한 평온함만이 있었다.마치 자기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타인을 보는 듯한 눈빛이었다.중현은 그 눈빛을 알아차렸고, 가슴 한 곳이 먹먹하게 아렸다.“자리 비켜 드릴까요?” 아연이 아주 배려 깊게 물었다.중현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괜찮아.”아연은 뒤로 두 걸음 물러나 존재감을 낮추고는, 그들에게 공간을 남겨 주었다.“그럼 두 분, 천천히 얘기하세요.”“월요일, 화요일은 별장에서 지내야 하니, 지안은 최 집사에게 데려오라고 할 게.”“목요일 퇴근 후 네가 다시 데려가.” 중현의 말투는 상의가 아니라 통보였다.강솔은 고민할 것도 없이 단번에 거절했다.“아니, 그럴 필요 없어. 내가 시간 내서 가면 돼.”“난 지금 너랑 상의하는 게 아니야.”중현의 눈빛에 압박이 묻어 있었다.강솔이 말을 하려던 순간, 중현이 덧붙였다. 차갑게.“내 말을 듣지 않으면, 합의 이혼도 취소할 수 있어.”“그러면 아이의 양육권도 못 지킬 테고.”강솔의 눈이 순간 크게 흔들렸다.그가 이렇게까지 말할 줄은 몰랐다.그가 번복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냥 중현 씨 말대로 해.” 아연이 나서서 분위기를 흐렸다.“지안을 별장에 데려가면, 너도 안심하고 회사 MT에 참석할 수 있잖아.”“아이 안전이나 식사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그 말에 강솔은 더욱 화가 났다.그녀는 중현을 바라보며 말했다.“MT랑 회식은 당신이 일부러 만든 거지?”“그 질문... 무슨 신분으로 하는 거야?”중현의 검은 눈빛은 깊이를 알 수 없었고,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강하게 내리깔렸다.“직원? 남? 아니면... 예전의 하 대표 사모님?”강솔은 손에 들고 있던 노트를 꽉 쥐었다.중현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말했다.“할 말 없으면 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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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소담은 토니가 돌아온 후 일어난 일들을 다 전해 들었다.정말 해도 너무했다.강솔은 처음엔 괜찮다고 말하려 했지만, 소담이 흥분한 모습을 보고는 차마 분위기를 깰 수 없어 그냥 말없이 앉아 있었다.차는 곧 식당에 도착했고, 토니는 창가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들과 인사하려던 순간, 뒤따라 들어오는 두 사람을 보자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그 똥 씹은 표정 뭐야?” 소담이 앉자마자, 쏘아보았다.토니는 턱으로 뒤쪽을 가리켰다.강솔과 소담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언니? 솔아.” 아연이 중현의 팔을 끼고 걸어오며 말했다.“와, 우리 진짜 인연이다, 여기서도 만나다니?”“진짜 C발, 재수 더럽게 없네.” 소담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토니는 다른 부분에 더 집중했다.“언니?”강솔을 힐끗 쳐다보았다.아연이 소씨 집안의 사생아라는 사실을, 이 인간은 아직 모른다.“가자, 다른 데로 가서 먹자.” 소담은 그들을 보자마자 입맛이 떨어져서 지안의 손을 잡고 식당 밖으로 나가려 했다. “가게도 참... 손님 좀 가려 받아야지. 무슨 쓰레기 수거소도 아니고.”토니는 속으로 감탄했다.그리고 몰래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중현의 눈빛이 살짝 차가워지며, 점점 더 차가운 기운을 뿜어냈다.“아빠.”지안이 그때 적절하게 입을 열었다.어린 목소리가 너무 귀엽게 들렸다.중현은 그를 내려다보며 무릎 꿇고 앉아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지난번 일 이후로, 이 작은 녀석이 정말 자신을 안 보려 할 줄 알았다.“응?”“이 아줌마랑 다른 데 가서 먹으면 안 돼요?” 지안은 아연을 살짝 쳐다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나... 이 아줌마 보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아빠랑 같이 있는 것도 보기 싫어요.”중현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아연의 눈빛이 차갑게 번뜩였다.“엄마랑 담이 이모랑 즐겁게 밥 먹고 싶어요.” 지안은 입을 살짝 열며 묻듯 말했다. “그렇게 해 줄 수 있어요?”“그럼.” 중현은 억지로 아이를 설득하려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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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강솔은 지안이 이런 말을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최근 토니와 연락이 잦아서, 지안이 내가 새 남친을 찾으려고 한다고 착각한 걸까?’다행히 이 일은 모두 농담처럼 넘어갔다.가볍게 몇 마디 장난을 친 뒤 자연스럽게 화제가 넘어갔다.오히려 소담의 이야기가 토니의 궁금증을 자극했다.“소아연, 언제부터 네 동생이 된 거야?”“우리 아빠가 밖에서 낳아 온 자식이야.” 소담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며칠 전에야 알게 됐어.”토니는 놀라며 말했다.“그런 일이 있었어?”소담은 음료를 한 모금 마셨다.아연이 찾아오기 전까지 자신도 이런 막장 드라마 같은 일이 자신에게 벌어질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 이복 여동생이 베프의 남자를 빼앗고, 심지어 그 남자랑 집까지 찾아오다니.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솔아, 그거 알아?” 토니가 강솔이 핸드폰을 확인하는 걸 보며 물었다.“응?”토니가 눈을 가늘게 떴다.“뭔가 이상한데? 그 표정...”그는 일부러 목소리를 길게 끌며 말했다.“별거 아니야.” 강솔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그들이 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담이 일은 그날 바로 알았어. 정말 막장이긴 하지.”소담은 강솔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니야. 너, 뭔가 이상해.”토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상해.”소담은 한 손을 내밀며 말했다.“핸드폰 내놔.”“내놔.”토니는 그녀의 말을 따라 하며 손을 내밀었다.“너 무슨 인간 복사기냐?”소담은 가차 없이 한마디 던졌다. “내가 말하면 바로 따라 하고. 머리 안 써먹을 거면 그냥 나한테 줘. 축구나 하게.”“봐봐.” 토니는 강솔에게 말을 이어갔다. “쟤, 맨날 나만 갖고 그래.”“뭐, 내가 언제? 솔이는 내 편이거든.” 소담이 바로 반격하며 말했다. “내가 널 패 버린다고 하면, 솔이는 나한테 연장 챙겨줄걸.”강솔은 조용히 물을 마시며 두 사람의 싸움에 끼어들지 않았다. 손가락으로 중현이 보낸 메시지를 조용히 삭제했다.소담과 토니가 입씨름할 때, 중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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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소담은 이미 자신을 위해 너무 많은 걱정을 해 주고 있다.그래서 더 이상 친구가 자기를 위해 신경 쓰지 않기를 바랐다.이야기를 마쳤을 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다.알바로 의뢰받은 그림 한 장을 더 그리려고 했는데, 중현에게서 메시지가 왔다.[내일 아침에 지안 데리러 갈게.][월요일이라고 하지 않았어?][내일 어린이날이야.]강솔은 잠시 손끝이 멈췄다.내일이 어린이날이라는 것을 자기도 알고 있었다. 원래 계획은 오전에 무용 수업을 끝내고, 집을 꾸며서 케이크를 만들 예정이었다.그리고 지안이 오후 태권도 수업을 끝낼 때쯤 깜짝선물을 해 줄 생각이었다.하지만 중현의 메시지를 보니, 지안 생일 때 놀이공원에 가겠다고 약속을 지키려는 듯했다.곧 중현의 메시지가 또 도착했다.[지안이 태권도 수업은 내일 빠진다고 얘기해 놓았어. 너 무용 수업은 어떻게 할 거야?]강솔은 오후에 가면 안 되냐고 묻고 싶었다.하지만 중현이 사전에 태권도 수업을 뺐다는 점이 신경 쓰였다. 지난 이틀 동안 그의 말과 행동을 떠올리며, 물어봤자 소용없는 걸 알았다.그의 성격상, 분명 이렇게 말할 것이다.“아이보다 일이 더 중요한가 보네?”그리고 양육권 문제를 꺼내며, 자신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았다.잠시 고민한 뒤, 강솔은 유상진의 연락처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그리고 상황을 설명했다.[마침 그 얘기하려고 했어요.]상진은 바로 말했다. [지난주에는 내일이 어린이날인 걸 깜빡했어요.][전에 은하랑 놀이공원 가기로 약속했는데, 내일은 아마...]강솔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상진은 다시 말했다. [일요일에는 시간 괜찮으세요? 가능하면 일요일 오전으로요.”“네, 괜찮습니다.”[지안이 혼자 두는 게 신경 쓰일 텐데, 같이 데리고 와도 됩니다.]“네, 감사합니다.”강솔은 짧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전화를 끊었다.한편, 중현 쪽에서는 강솔의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다.한참이 지났는데도 답장이 오지 않자, 핸드폰 화면만 쳐다봤다. 그의 눈동자는 바깥의 어두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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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기분이 안 좋아?” 중현은 아연의 감정 변화를 감지했다.아연은 대답하지 않았다.중현은 예전에 말했었다.강솔만 건드리지 않으면, 자신의 모든 걸 다 받아들일 수 있다고. ‘그렇다면, 내가 질투하는 것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중현은 얼굴에 미소를 띠며, 귀 옆에 흩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며 말했다.“왜 말이 없어?”아연은 용기를 내어 말했다. “기분 나쁘다고 하면, 중현 씨가 싫어할까 봐...” 아연의 목소리엔 애처로움이 섞여 있었다. “나도 당신이 지안이랑 함께 있어야 한다는 거, 머리로는 알지만...”“질투가 나?” 중현은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 보듯 말했다. “그렇지?”아연은 입술을 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중현은 잠시 그녀를 지켜봤다.“분명히 나한테, 내가 당신의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될 거라고 했잖아.” 첫 마디를 꺼내니, 두 번째 말은 쉽게 이어갈 수 있었다. “근데 지금은 두 사람 때문에 난 맨날 뒷전이고. 그럼 나도 마음이 아파.”“있잖아...” 중현은 목소리를 조금 더 낮추며 진지하게 말했다.그의 어조에서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든 아연은 심장이 요동쳤다.다음 순간, 중현의 말이 터져 나왔다.“넌 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잖아.”아연은 몸이 굳어지고, 숨이 멎은 듯했다.“네 몸도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그래서 이런 말은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중현은 그녀의 어깨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 너무 깊게 빠졌어.”“아... 아니야...” 아연은 갑자기 당황하며 말을 더듬었다.“이대로 두면, 그 결과가 무엇일지 너도 알잖아.” 중현의 말은 부드럽게 들렸지만, 그 말 속에는 차가운 날카로움이 있었다. “강솔을 제외하고, 난 누구의 사랑도 받지 않으라는 걸.”그 한 마디는 아연의 마음을 처참하게 부숴 놓았다.아연은 뭐라도 말하고 싶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해도 너무나 초라할 것 같았다.중현이 자기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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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그렇지만, 그 모든 상황 속에서 중현은 자기가 원하는 대답을 해 주었다.그때 아연은 생각했다.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중현 마음속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하지만 지금 깨달았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중현이 아무리 다정하고, 관대하게 대해 주어도, 그의 마음속엔 결코 자신의 자리는 없다는 것을.그럼에도 불구하고, 중현 같은 남자를 좋아하지 않기는 어려웠다.자신이 제시한 요구가, 강솔과의 관계를 망칠 수도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중현은 한 번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 했다....다음 날 아침,강솔이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하려 할 때였다. 거실에 나와 보니 중현이 이미 와 있었다. 어두운색의 캐주얼한 옷을 입고 있었다. 드물게 양복이 아닌 편안한 차림이었다. 왼손엔 따뜻한 아침 식사를 들고 있었다.“지안이 아직 안 일어났어?” 중현은 아침을 테이블에 놓으며 자연스럽게 물었다.“응.”중현은 방 안으로 걸어가려고 했다.강솔이 그를 불렀다.“뭐 하는 거야?”“지안이 깨워야지.”강솔은 생각했다.‘어린이날 축하하러 온 게 아니라 고통을 주기 위해 온 건가?’“이렇게 이른 시간에는 놀이공원도 아직 안 열어. 오랜만에 쉬는 날인데, 좀 더 자게 놔둬.”“그래. 그러지 뭐.” 중현은 방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키가 워낙 크다 보니, 방 안에 서 있는 것만으로 방을 더욱 좁게 보이게 했다.그 순간, 강솔은 이 남자를 방 밖으로 내쫓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저기, 당신 먼저 옆집에 가 있어.” 강솔은 생각나는 대로 말했다. “지안이 일어나면 다시 부를게.”중현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깊고 검은 눈동자 속에는 미세한 파동이 섞여 있었다.강솔은 그 시선을 받는 게 불편했다.얼굴을 찌푸리며 약간 경계한 표정을 지었다.“왜 그렇게 쳐다봐?”“겁나?” 그의 말투는 질문처럼 들렸지만, 표정은 확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강솔은 더 이상 그와 대화할 기분이 아니었다.말을 많이 하면 더 실수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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