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주는 서씨 가문에서 입양한 딸이었으니,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건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그런 서은주가 서미진에게 와인을 끼얹다니, 순간, 파티장은 숨소리조차 사라졌다.“서은주, 너 미쳤어?”서미진의 얼굴에는 붉은 와인 자국이 선명했고, 하얀 드레스는 얼룩졌다.평소 자존심 강하기로 유명한 그녀에게는 치욕 그 자체였다.“일부러 그런 건 아니라고 말했잖아?”서은주는 너무나 평온했다.“이건 누가 봐도 고의잖아!”“그래? 그럼 너도 고의였겠네?”서은주가 반문했다.“내가 너 참고 살았던 건, 네 집안이 길러준 은혜 때문이었지만, 이제 뭐 하나 빚진 게 없어서 네 그 못된 버릇까지 봐줄 의무 없어!”놀란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서은주 순해 보이더니 완전 다르네.”“‘빚진 게 없다는 건 무슨 뜻이지?”“근데 솔직히 서미진이 잘못했지. 일부러 은주한테 장난친 거잖아.”“그러게. 자업자득이지 뭐.”서미진의 어깨가 분노로 들썩였다.한편, 손님 접대 중이던 서진우 부부는 이참에 투자도 유치하려고 했는데, 서은주와 서미진이 싸우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왔다. “무슨 일이야?” 서진우가 굳은 눈빛으로 물었다.“아빠, 은주가 와인을 내 얼굴에 뿌렸어요!”서미진이 먼저 울분을 터뜨렸다.서진우의 얼굴에 난처함이 번졌다.그는 여전히 서은주를 통해 육강민과 친분을 쌓길 바랐기에 상황이 악화되길 원치 않았다.“은주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야.”“아빠?”서진우의 반응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크게 뜬 서미진은 이번엔 이순옥에게 도움을 청했다.“이제 그만하자, 미진아. 파티 곧 시작한다. 오늘 밤의 주인공은 너야.”이순옥은 딸 얼굴을 닦아주며 말했다.사람들 시선이 쏠린 자리에서 더 소란 피우면, 체면만 깎인다는 뜻이기도 했다.하지만 서미진은 어릴 때부터 오냐오냐 자라서 참는 법을 모른다.오늘 온 손님들은 모두 금수저 집안,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라 그냥 넘어가면 체면이 서지 않는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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