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헌이 전화를 끊었다. 통화 종료음 소리에 마음이 더욱 불안해진 박희수는 옆에서 즐겁게 모바일 게임 중인 권정우를 툭툭 쳤다. "여보, 우리 아들 정상 아닌 거 같지 않아?"권정우가 대답하기도 전에 박희수는 부랴부랴 권지헌에게 소개팅을 주선하러 갔다.그리고 강시우에게도 전화를 걸었다.-늦은 밤, 허설아는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허설아의 방은 매우 작았다. 예전 허씨 가문과 비교하면 지금 침실은 아마 허설아의 욕실만 했다. 침대 하나, 옷장 하나, 중고 가구점에서 주워 온 책상을 화장대로 쓰는 게 방의 전부였다.휴대폰을 켜자 지난번 허설아에게 협업을 요청했던 의뢰인에게 소식이 왔다. 의뢰인은 허설아의 가격을 받아들일 수 있다며 몇 장 의뢰하고 싶다고 했다.허설아는 의뢰인과 일러스트 스타일과 유형을 확인하고 초안 시간을 논의한 후 계약금을 받고 로그아웃했다. 요구 사항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허설아는 창작 일러스트 업계에서 명성이 높은 화가였다. 전에도 게임 의뢰를 몇 번 받았는데 수익이 높은 게임들에 상업용 일러스트를 그린 적 있었다. 게임 플레이어가 게임을 켜면 바로 허설아가 그린 일러스트가 나왔다. 서명은 서풍이었다.처음에는 서풍을 몰랐던 플레이어들은 그림을 보고 깜짝 놀라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고서야 업계에서 유명한 대가라는 걸 알게 되었다.허설아에게 의뢰하는 사람도 더 많아졌다.나중에는 터무니없는 루머도 겪었는데 누군가 허설아가 그림 의뢰를 받으면서 3000만 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받았다고 소문을 내기도 했다. 많은 안티 팬들이 서풍의 그림은 그렇게 비싼 값어치가 없다며 성토하기 시작했고 허설아에게 욕설을 담은 개인 메시지를 보냈다.어쩔 수 없이 게임사가 직접 나서서 의뢰 가격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해명했다.하지만 서풍의 실력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지지했다.허설아는 온라인에 접속한 후 자신의 의뢰 가격을 공개하는 동시에 가격 인상을 선언했다. 의뢰할 사람은 의뢰하고 자신을 헐뜯으려는 사람은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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