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 안.유소영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창밖의 밤은 옅은 안개에 휩싸여 그 속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고준형은 차가운 기색으로 앉아 손가락을 가볍게 비비며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한 시진 후.유소영이 마차 안에서 눈을 떴다.눈을 뜨자마자 곁에 앉은 세자의 모습이 보였다.그녀는 비몽사몽간에 물었다.“어디까지 왔습니까?”말을 하며 그녀는 창 휘장을 걷어 밖을 내다보았다.고준형이 차분한 어조로 답했다.“거리 하나만 더 지나면 후작부요.”그의 시선이 있는 듯 없는 듯 유소영에게 머물렀다.유소영은 따끔거리는 통증이 느껴지는지 목을 매만졌다.자다가 목을 삐끗한 모양이었다.“강 소저의 회복세가 좋으니 곧 깨어날 것입니다.”고준형은 건성으로 듣는 듯했다.“수고했소.”“별말씀을요. 돕겠다고 말씀드렸잖아요.”“요즘 군량 사건 때문에 부인까지 연루될까 염려되니 바깥출입을 할 때는 각별히 조심하시오.”유소영이 고개를 끄덕였다.“부디 하루빨리 사건을 해결하시길 바랍니다.”……이튿날.유소영에게 초대장이 한 통 도착했다.아민이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아씨, 이건 팔음아사잖아요!”유소영도 익히 들어본 곳이었다.팔음아사는 아악을 즐기는 장공주가 설립한 모임으로, 관원들의 부인 중 음률과 악기에 능한 이들을 선별해 구성했다.그 이름은 주나라 때 악기를 재료에 따라 금, 석, 사, 죽, 포, 토, 혁, 목으로 분류한 데서 유래했다.이 여덟 가지는 다시 세분화되는데, 석에는 경이, 사에는 금과 슬이, 죽에는 소가 속하는 식이었다.그러나 팔음아사가 그저 한가롭게 악기나 연주하는 모임이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었다.겉으로는 음률을 연구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장공주를 중심으로 형성된 부인들의 조정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팔음아사의 부인들은 저마다 최신 정보를 쥐고 서로 은밀하게 소통했다.개중에는 장공주에게 줄을 서기 위해 아내를 맞을 때 음률에 능통한 여인을 최우선으로 꼽는 관원들이 있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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