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공주는 침착하고도 인내심 있는 어조로 말했다.“군량 사건은 유래가 오래되었다. 수차례 조사를 반복해 왔지만 이번처럼 움직임이 컸던 적은 없었지. 폐하께서 이번에야말로 뿌리를 뽑으시려는 게야.”“이 팔음아사도 연루된 관원들이 적지 않다. 유씨를 통해 세자에게 내 은혜를 기억하게 하고, 겸사겸사 그 관원 부인들한테도 경고를 주려는 거지.”복양 군주는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그녀가 물었다. “팔음아사는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잖아요. 고모님께서는 이번 기회에 고 세자를 포섭하시려는 건가요?”장공주는 대답 대신 화제를 돌렸다.“남 얘기는 그만하고 네 얘기나 해 보자꾸나. 오늘은 웬일로 나를 찾아왔느냐?”복양 군주는 즉시 애교를 부렸다.“다음 달이 황 백부님의 생신이시잖아요. 그래서 장생선을 연주해 드리고 싶은데, 팔음아사에 좋은 거문고도 있고 훌륭한 스승님도 계시니 고모님을 찾아왔지요.”“장생선은 꽤 어려운 곡인데 네가 배울 수 있을지 걱정이구나.”“고모님, 절 너무 얕보시는데요!”장공주는 슬하에 자녀가 없어 복양 군주를 끔찍이 아꼈다.“그래, 알았다. 스승을 구해 주마.”…….한 시진 후.팔음아사의 모임이 끝나고 부인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유소영이 상서 부인에게 물었다.“조 부인, 오늘 장공주께서 아사에 오셨습니까?”상서 부인이 물었다. “장공주를 뵙고 싶으신가요?”“아사에 처음 왔으니 장공주께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그때, 류아연이 다가왔다.그녀가 교태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세자 부인, 장공주께서 누군가를 보고 싶어 하시면 알아서 사람을 보내 청하실 겁니다. 함부로 방해하는 건 예의에 어긋나지요.”유소영은 그녀에게 아랫사람으로서의 예를 갖추었다.“사모님의 조언 감사드립니다.”“아니, 아니, 난 그 사모님 소리가 정말 듣기 싫어요. 고 세자가 자신의 은사인 강 태부 일가에게 얼마나 모질게 대했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는걸요!”이 부인은 직설적으로 말했다.그러고는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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