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복수는 오빠들이 해줄게: บทที่ 11 - บทที่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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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심소윤도 이제는 무감각해졌다.심하나는 해맑게 웃으면서 문가를 가리켰다.“사람 데리러 갔다 왔거든요!”박유민과 박승현이 안으로 들어왔다.박유민은 기쁜 얼굴로 심경호를 안았다.“외할아버지, 생신 축하해요!”“그래, 그래.”화가 나 있던 심경호는 곧바로 환하게 웃어 보이며 박유민을 이리저리 살피면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심소윤은 마치 혼자 딴 세상에 있는 사람처럼 소파에 앉아 있었다.심소윤을 제외한 사람들 모두 화기애애했다.박승현은 심소윤의 남편이고 박유민은 심소윤의 아들인데 지금 그들은 가족이 아니라 남 같았다.심소윤은 마음이 점점 무뎌졌다.그녀는 박승현이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냥 그녀와 함께 오기 싫은 것이었다.박유민은 자신이 준비한 선물을 꺼내더니 웃는 얼굴로 심경호에게 그것을 건넸다.“이건 제가 준비한 선물이에요. 저랑 하나 이모가 같이 골랐어요.”심경호는 엄숙하던 표정을 지우고 입꼬리가 귀에 걸린 채 박유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우리 유민이는 정말 사랑스러워. 네 엄마를 닮지 않아서 참 다행이야.”박유민은 기쁜 얼굴로 고개를 쳐들며 말했다.“엄마는 바보 같아서 엄마를 닮고 싶지 않아요. 제가 똑똑한 건 전부 아빠를 닮은 덕분이에요.”박유민은 잠깐 고민하다가 진지하게 말했다.“하나 이모 덕분도 있어요.”심하나는 그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자신의 이득을 취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었다.그녀의 가르침대로 박유민은 유치원에서 자신을 화나게 하는 친구가 있으면 그 친구를 때렸다.그래서 지금은 아무도 박유민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았다.심하나는 혀를 빼꼼 내밀면서 심소윤을 힐끗 보았다.“언니, 유민이가 아직 어려서 멋모르고 한 말이니까 마음에 두지 마.”심소윤은 자조했다.“응. 유민이 말이 틀린 것도 아니야. 내가 바보 같은 건 사실이니까.”박승현과 박유민의 말을 믿고 그들의 연기에 놀아난 걸 보면 그녀는 확실히 바보 같았다.유미란은 굳은 표정으로 짜증을 내며 말했다.“됐고 이제 밥 먹으러 가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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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고개를 들어 보니 심씨 가문의 장남 심태언이 보였다.사나운 눈매의 심태언은 검은색 옷을 입고서 미소 띤 얼굴로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았다.그는 무심하게 심소윤을 힐끗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얘는 왜 온 거예요?”심소윤은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심태언은 어렸을 때부터 심소윤을 좋아하지 않았고 심소윤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심하나는 터벅터벅 걸어가서 심태언의 팔에 팔짱을 끼며 말했다.“오늘 아빠 생일이잖아. 언니도 당연히 와야지. 오빠, 나 너무 배고파서 먼저 밥을 먹었는데 화내지는 않을 거지?”늘 근엄하던 심태언이 웃음을 터뜨리며 심하나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그들의 다정한 모습에 심소윤은 씁쓸함을 느꼈다.예전에 심소윤은 심태언을 매우 존경했었다.심태언은 젊은 나이에 회사를 창립하여 심씨 가문을 일으켜 세웠다.그런데 왜인지 심소윤에게는 늘 차가웠다.심소윤은 심태언이 자신에게만 무심했던 이유가 냉담한 성격을 타고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심하나가 돌아온 뒤로 심태언은 심하나에게 매우 다정하게 굴었다.심소윤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옆에서 유미란은 심하나를 위해 음식을 집어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하나야, 너 무용 콩쿠르는 잘 준비하고 있어? 이번에는 자신 있어?”무용.그 두 글자가 가시가 되어 심소윤의 마음을 콕콕 찔렀다.심소윤은 심하나가 무용 콩쿠르에 참가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 콩쿠르는 심소윤의 어렸을 적 꿈이었으나 이제 심소윤은 더 이상 춤을 출 수 없었다.심하나는 환히 웃으며 심소윤을 힐끗 보더니 자신 있게 말했다.“준비는 거의 다 끝났어요. 몇 가지 좀 걱정되는 점이 있긴 하지만 말이에요.”심하나는 웃으면서 심소윤을 위해 생선을 집어주었다.“언니, 나 좀 도와줄래? 비록 언니는 이제 더 이상 춤을 출 수 없지만 그래도 노하우가 있을 거 아니야.”심소윤은 고개를 숙인 채 그릇 위에 놓인 생선을 바라보다가 말없이 생선을 쓰레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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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심소윤이 가족을 위해 춤을 포기하지만 않았다면, 그녀의 두 다리가 멀쩡했다면 심하나는 무대에 올라갈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유미란은 코웃음을 치면서 비아냥댔다.“소윤이 말 믿지 마. 걔가 너보다 춤을 잘 출 리가 없잖아.”“맞아요. 하나 이모는 춤을 엄청나게 잘 추잖아요.”박유민이 기뻐하며 말했다.“우리 엄마는 그냥 가정주부일 뿐이잖아요. 저는 엄마가 춤을 추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박유민은 눈을 깜빡이며 심경호에게 물었다.“외할아버지, 엄마가 춤을 그렇게 잘 췄어요?”“그때는 젊기도 했고 운도 좋아서 상을 받은 거지. 지금은 하나보다 못해.”심경호는 박유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심소윤은 손톱이 손바닥을 깊숙이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힘껏 움켜쥐었다.한때 심소윤은 춤에 미쳐서 슈즈 몇 켤레가 망가질 때까지 열심히 연습했었고 발가락도 피가 낭자할 정도로 심하게 다쳤었다.그러나 그들은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그녀의 노력을 부정해 버렸다.그녀가 노력해서 얻은 성공을 그들은 전부 운으로 치부했다.심소윤은 차가운 얼굴로 고개를 들어 그들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제가 운이 좋았다면 두 다리를 다쳤을 리가 없겠죠.”한참 뒤 심소윤은 별안간 웃음을 터뜨리더니 박승현을 바라보며 덤덤한 어조로 말했다.“그렇지, 승현 씨?”박승현은 조금 어색하게 입술을 꾹 깨물면서 차가운 표정을 해 보였다.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불만스레 말했다.“소윤아, 너 너무 예민하게 구는 거 아니야? 하나는 그냥 너한테서 가르침을 받고 싶었던 것뿐이잖아. 네가 이런 일을 당할 줄은 우리도 몰랐어.”거짓말을 내뱉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니 웃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심소윤은 이곳이 사람을 산 채로 먹어 치우는 식인 소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역겨워서 단 1초도 이곳에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심소윤은 식탁을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저는 다 먹어서 이만 일어나 볼게요.”유미란이 갑자기 표정을 굳히며 욕설을 내뱉었다.“너 이제는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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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박승현이 심소윤을 따라 나왔다.그가 힘을 꽤 많이 준 탓에 심소윤은 아직 다 낫지 않은 손목이 매우 아팠다.심소윤은 무심한 표정으로 시선을 내려뜨리며 말했다.“놔.”박승현은 잠깐 표정이 차가워지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겉옷을 걸쳐주었다.“아까는 어머님이 네가 하나를 밀쳤다는 일로 뭐라고 할까 봐 걱정돼서 그런 거야.”박승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오만하게 말했다.“아무리 그래도 네 엄마고 네 동생이잖아. 네가 참아야지.”박승현은 눈앞의 여자를 바라보며 미간을 찡그렸다.심소윤은 늘 제멋대로였지만 박승현은 결국 고민 끝에 따라 나와 그녀를 달랬다.그녀의 가녀린 뒷모습을 보자 박승현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쓰라렸다.그러나 이렇게 하면 심소윤이 더 이기적으로 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내 동생?”심소윤은 피식 웃었다. 세상에 그것보다 더 우스운 말이 있을까?어떤 여동생이 자기 형부랑 오해를 살 만한 짓을 한단 말인가?그리고 세상에 어떤 여동생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언니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워서 언니를 감옥에 보낸단 말인가?심하나는 가장 많은 이득을 본 사람이니 아무것도 모를 리가 없었다.“소윤아, 왜 자꾸 문제를 일으키는 거야?”박승현은 언짢은 듯이 미간을 찡그리며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하나는 성인이 되어서야 진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어. 그전까지 하나는 고생을 많이 했어. 그러니까 네가 좀 참고 양보해야지.”박승현은 자신이 이렇게 그녀를 따라 나와서 달래주기까지 하는데 심소윤이 왜 만족할 줄 모르는지 알지 못했다.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난리를 치려는 걸까?박승현은 짜증이 나서 표정이 점점 더 차가워졌다.박승현의 표정에서 그가 심하나를 안타까워하고 안쓰러워하는 걸 읽어낸 심소윤은 자조했다.그가 심하나를 안쓰러워하는 것은 그의 아내인 심소윤에게 아주 잔인한 일이었다.그래도 다행히 그들은 곧 이혼할 것이고 심소윤은 그들을 떠날 것이다.심소윤은 갑자기 웃으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나 화 안 났으니까 얼른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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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박승현이 갑자기 미간을 찡그렸다. 순간 마음이 텅 빈 것 같은 공허함에 그는 본능적으로 심소윤을 붙잡고 싶었다.그런데 바로 이때 갑자기 벨 소리가 울렸다.박승현은 어두운 얼굴로 전화를 받았다. 비서에게서 걸려 온 전화임을 확인하자 그의 음울했던 표정이 조금은 나아졌다.그는 전화를 받은 뒤 물었다.“조사해 봤어? 서온 그룹이 3일 뒤 파티에 참석한대?”전화 너머 비서가 긍정적인 답변을 들려주었다.“네, 대표님. 저희가 조사한 데 따르면 서온 그룹에서도 파티에 참석한다고 합니다.”박승현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는 안도하듯 말했다.“그래. 서씨 가문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다면 우리 회사를 살릴 수 있을 거야.”...심소윤은 집으로 돌아간 뒤 소파에 앉아 멍을 때렸다.그녀는 변호사에게 연락해 이혼합의서를 부탁한 후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음 날 아침, 심소윤이 이혼합의서를 들고 박승현의 집에 찾아갔지만 박승현은 없었다.대신 심하나가 박유민과 즐겁게 웃고 떠드는 모습이 보였다.박유민은 심소윤을 보자마자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엄마가 여기는 왜 왔어요? 저를 버리겠다면서요? 당장 우리 집에서 꺼져요!”박유민은 어제 심소윤이 자신을 무시한 것에 화가 나 있었다.‘나는 엄마 친아들인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심소윤은 다투기 귀찮아 박유민을 내려다보면서 덤덤히 대꾸했다.“내가 너를 버린다고 해도 네 몸에서 내 피가 흐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박유민은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진 채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누가 엄마 피가 필요하대요? 전 차라리 엄마랑 피가 섞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승현 씨는?”심소윤이 소파에 앉으며 물었다.그녀의 손과 다리는 거의 다 나았다. 비록 걸을 때 조금 아프긴 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심하나는 박유민을 달래주면서 말했다.“언니, 오빠는 왜 찾아? 화해하러 온 거야? 오빠가 나한테 다 얘기했어. 언니 지금 화가 나 있다고. 다 내 탓이야.”“승현 씨가 너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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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두 사람에게 실망할 대로 실망한 심소윤은 차갑게 웃었다.그녀의 실망은 그동안 여러 가지 일로 차곡차곡 쌓인 것이었다. 단순히 어느 한 사건이 문제인 것이 아니었다.심소윤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박유민, 잘 들어. 어제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어도 나는 네 아빠랑 이혼할 거야.”눈앞의 넋이 나간 박유민의 모습을 보니 심소윤은 마음이 조금 약해져서 한숨을 쉬었다.박유민은 눈물이 글썽글썽해서 심소윤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모습 때문에 심소윤은 갓난아기 시절의 박유민이 떠올라 자기도 모르게 그를 걱정했다.“너는 알레르기가 심한 체질이라 아무거나 막 먹으면 안 돼. 뭘 먹으면 안 되는지 네가 잘 알아둬야 해.”심소윤이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눈처럼 흰 피부와 그린 듯한 이목구비를 가진 심소윤은 전형적인 미인상이었다.부드러운 표정으로 박유민에게 조곤조곤 당부하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처럼 아름다웠다.“그리고 말이야.”심소윤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앞으로 나는 너를 돌봐주지 못하니까 너 스스로 잘 챙겨.”박유민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엄마가 날 버린다고? 말도 안 돼! 엄마는 왜 이렇게 속이 좁은 거야?’“저를 돌보는 건 엄마의 의무예요!”박유민은 눈을 부릅뜨고 씩씩대며 말했다.“엄마가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제가 신고할 거예요! 그리고 하나 이모 아들이 될 거예요!”심소윤은 웃음이 날 것만 같았다. 그녀는 또 한 번 마음이 차게 식었다.그녀가 열 달 품어 낳은 아들이 언제부터 이런 모습으로 변해버린 걸까?박유민은 자신을 걱정하는 심소윤의 애정은 속박으로 여기고, 심하나의 방임은 자유로 여겼다.“마음대로 해.”심소윤은 피식 웃으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핏한 스타일의 옷 때문에 그녀의 가녀린 허리선이 돋보였다.박유민은 너무 화가 나서 눈물이 나왔지만 이를 악물고 애써 괜찮은 척했다.그러나 사실 너무도 불안했다.심소윤이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자 박유민은 본능적으로 심소윤을 따라가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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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고찬솔은 심소윤에게 파티에 함께 참석해달라고 했던 적이 있었다.심소윤은 시선을 내려뜨리고 어색하게 알겠다고 한 뒤 그를 따라 샵 안으로 들어갔다.심소윤은 그런 파티에 참석하는 것이 아주 오랜만이었다.샵 안으로 들어가자 눈부시게 반짝이는 예쁜 드레스들 때문에 심소윤은 왠지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이렇게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어본 지 너무 오래되었다.샵 안의 호화로운 인테리어에 심소윤은 자기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비록 심소윤은 잘 꾸미지는 못하지만 박승현과 오래 살면서 그런 것들이 아주 값비싸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평범한 사람들은 절대 감당할 수 없는 가격이었다.심소윤은 주저하는 얼굴로 고찬솔을 바라보았다.“화장은 내가 알아서 해도 돼. 드레스는 빌리면 되니까 이렇게 할 필요는...”지금 그녀에게는 돈이 얼마 없었다. 그녀가 지금 가지고 있는 돈도 얼마 전 주얼리들을 전부 팔아서 번 돈이었다.고찬솔도 일반인일 뿐인데 이렇게 고급스러운 장소에 드나드는 건 둘에게 불가능한 일이었다.고찬솔은 표정이 살짝 차가워졌지만 이내 애정 어린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여기는 내 친구가 하는 샵이야. 우리는 오늘 홍보해 주러 온 거고.”심소윤은 그제야 마음을 놓고 직원을 따라 메이크업 룸으로 들어갔다.심소윤의 야윈 뒷모습을 본 고찬솔의 눈빛이 순식간에 서늘해졌다.그의 눈빛에서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의 한기가 번득였다.‘누나, 대체 그동안 어떤 취급을 받았던 거야?’조심스럽게 예쁜 드레스들을 바라보던 심소윤의 눈빛을 떠올린 고찬솔은 몸에서 살기를 내뿜었다.‘박승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심소윤은 드레스를 하나 고른 뒤 화장대 앞에 앉았다.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눈웃음을 지으며 심소윤을 굉장히 친절하게 대해주었다.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가까이 다가왔을 때, 심소윤은 그의 명찰에 부원장이라고 적혀 있는 걸 보았다.‘아무리 친구가 운영하는 샵이라고 해도 부원장이 직접 화장을 해주다니.’심소윤은 의아한 마음에 부원장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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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의기양양하던 심하나는 미소가 그대로 굳더니 누군가에게 목을 졸리기라도 한 듯이 힘겹게 입을 뗐다.“부원장님, 제가 아니라 그쪽 메이크업을 맡은 거예요?”부원장은 예의 바르게 웃으면서 대답했다.“네. 맞아요.”부원장은 심지어 심하나를 모르는 듯했다.‘그럴 리가 없잖아. 심소윤이 무슨 수로 부원장에게서 메이크업을 받는다는 거야?’심하나는 순간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심소윤을 가리키며 말했다.“뭔가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 저희 둘 성이 똑같아서 이름을 헷갈리신 걸 수도 있잖아요.”부원장은 미소 띤 얼굴로 대답했다.“헷갈리지 않았어요. 심소윤 씨가 저희 샵 VVIP시거든요.”‘VVIP?’심하나는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떴다.‘그럴 리가. 여기 VVIP가 되려면 최소 수십억은 써야 할 텐데. 심소윤이 돈이 그렇게 많을 리가 없잖아.’심소윤 본인도 살짝 놀랐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부원장을 바라본 심소윤은 부원장이 자신을 향해 눈을 찡긋거리는 걸 보았다.친구 지인이라는 이유로 이런 대접을 받을 수 있다니.고찬솔이 정말로 평범한 사람일까?하지만 심소윤은 고찬솔이 해외에서 힘들게 지냈던 걸 알고 있었다. 만약 고찬솔이 대단한 가문의 자제였다면 그녀를 따라 해외에서 고생하며 지낼 이유가 없었다.심소윤은 의문을 눌러두고 부원장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저 시간이 좀 빠듯하니까 좀 빨리해 주실 수 있을까요?”화가 난 심하나를 무시하고 부원장은 메이크업을 시작했다.그는 화장해 주면서 심소윤의 피부가 너무 좋다며 칭찬했다.“고객님, 고객님은 제가 본 그 어떤 연예인들보다도 아름다우세요. 평소에도 꾸미고 다니시면 정말 좋을 텐데요.”부원장이 감탄하며 말했다.“저희 샵에서 메이크업을 받는 연예인들이 진짜 많은데 고객님처럼 메이크업이 잘 받는 사람은 없었어요.”심소윤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그녀는 어릴 적부터 외모가 출중하여 평범하게 생긴 가족 중에서 유독 눈에 띄었다.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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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심소윤은 웃음이 났다.박승현이 그녀와 결혼한 사실을 줄곧 숨겼기에 이혼할 때가 된 지금에도 박승현과 결혼한 사람이 심소윤이라는 걸 아무도 몰랐다.그러니 심소윤과 박승현이 잘 어울린다고 칭찬할 사람도 없었다.그래도 다행히 곧 박승현과 이혼할 것이다.심소윤은 심호흡을 하며 감정을 추스른 뒤 메이크업 룸에서 나왔다.고찬솔은 소파에 앉아 심소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이미 정장을 갈아입었고 머리는 뒤로 깔끔하게 넘겼다.아주 평범한 스타일의 정장임에도 불구하고 고찬솔이 입으니 귀티가 흘러넘쳤다.심소윤은 순간 흠칫했다.그녀는 고찬솔의 살기 넘치는 모습도, 궁지에 몰려 초라했던 모습도 본 적이 있었으나 이런 모습은 처음 보았다.고찬솔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긴 다리를 접어 앉고 있었다.왠지 모르게 그의 얼굴에서 약간의 냉담함과 거리감이 느껴졌다.심소윤이 밖으로 나와 문 앞에 가만히 서 있자 고찬솔은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입꼬리를 올렸다. 그의 눈동자에서 감돌던 한기가 어느샌가 부드러운 웃음기로 바뀌었다.“드레스도 골랐어?”고찬솔이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조금 전 그의 눈매에서 보이던 살기가 자신의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온화한 모습이었다.심소윤이 입은 드레스는 노출이 좀 있는 스타일이었다. 그녀는 쇄골을 훤히 드러낸 채 고찬솔의 앞으로 걸어갔다.“응.”고찬솔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심소윤은 조금 어색한 표정으로 나지막하게 대답했다.고찬솔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심소윤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안 예뻐? 나한테 안 어울리나?”심소윤은 그런 스타일의 옷을 입어본 적이 없었다.그동안 심소윤은 박유민의 엄마로만 살아서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은 처음이었다.고찬솔은 심소윤의 드러난 허리를 잠깐 바라보다가 눈동자 속 어떠한 감정을 감추며 침을 꿀꺽 삼켰다.“너무 잘 어울려.”고찬솔은 시선을 내려뜨리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르는 짜증을 억눌렀다.너무 잘 어울려서 아무도 모르는 없는 곳에 그녀를 숨겨두고 싶었다.심소윤이 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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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정말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고찬솔 씨께서...”고찬솔이 시선을 들며 차분한 표정으로 매니저를 힐끗 보자 매니저는 곧바로 입을 다물며 머쓱한 얼굴로 심소윤을 향해 웃어 보이면서 말을 이어갔다.“마침 100번째로 파티장에 도착하셨거든요. 100번째로 도착하신 분들은 럭키드로우에 참여하실 수 있는데 한번 해보실래요?”매니저가 지나치게 굽신거리며 말해서 분위기가 조금 어색해졌다.고찬솔이 먼저 입을 열어 침묵을 깼다. 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띤 채 심소윤을 향해 턱짓을 하며 말했다.“누나는 직원분 따라 가봐. 나는 누나의 운을 믿어.”고찬솔이 허락한 데다가 달리 할 일도 없었기에 심소윤은 자연스럽게 매니저를 따라갔다.심소윤과 매니저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찬솔은 미간을 찌푸렸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대처가 빠르네.’고찬솔은 고개를 숙인 채 휴대폰으로 누군가에게 몇 마디 당부한 뒤 다시 휴대폰을 주머니 안에 넣었다.이내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주최 측의 안내 메시지를 받았다.그분의 곁에 빨간색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있다면 절대 그분을 아는 척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직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분은 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럭키드로우 이벤트 장소가 굉장히 허술한 걸 본 심소윤은 살짝 놀랐다. 이 정도 수준의 파티에서 준비했을 법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누가 봐도 급하게 대충 꾸며 놓은 것처럼 보였다.매니저는 심소윤을 향해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이건 저희가 준비한 작은 이벤트입니다. 조금 허술하죠?”심소윤은 시선을 내려뜨리며 손을 뻗어 공을 하나 꺼냈다. 확인해 보니 1등이었다.‘내가 운이 이렇게 좋았던가?’심소윤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공을 바라보다가 매니저를 향해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제가 운이 꽤 좋나 봐요. 1등인데 혹시 상품이 뭔가요?”매니저는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그건 비밀입니다. 주소를 알려주시면 저희 쪽에서 직접 상품을 댁으로 배송해 줄 겁니다.”너무 이상했다.상품을 직접 가져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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