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영은 그런 유진설을 바라보며 미소 지은 채 대답했다."그런 일로 속상해하지 않아요.""그렇다면, 얼른 일어나서 기운찬 모습을 보여줘야지! 저 망할 년놈들에게 네가 얼마나 잘 지내고 있는지 알려야지!"유진설은 끈질기게 설득했고, 결국 금영도 어쩔 수 없이 안성당을 나섰다.영안후부 후원에는 이따금 손님들이 나와 봄 경치를 감상하곤 했다.금영이 밖으로 나오자, 사람들은 복잡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심지어 몇몇은 낮게 수군거리기도 했다."저 사람, 저 집의 큰 여식 아니야?""어떻게 밖에 얼굴을 들이밀 생각을...""내가 보기엔 이번에 파혼을 청한 것도 자신이 황후가 될 운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진짜 운명의 주인에게 돌려준 것이 아닌가 싶어."이제 금영은 더 이상 미래의 태자비가 아니었다.변경 제일 귀녀라는 금영의 명성에 눌려 있던 사람들도 더 이상 그녀를 존중할 이유가 없었다.그들의 목소리는 그리 작지 않았고, 금영의 귀에도 똑똑히 들렸다.유진설은 그 모습에 살짝 후회했다. 그저 바람이라도 쐬게 해주려던 것이, 오히려 금영의 속을 더 긁어버린 것 같았다."금영아, 이제 가자. 굳이 이런 더러운 말 계속 듣고 있을 필요 없어!"유진설은 이 말과 함께 수군거리던 사람들에게 한마디 쏘아붙인 뒤, 금영의 손을 붙잡고 자리를 떠나려 했다.그런데 막 몸을 돌린 순간, 뜻밖에도 태자가 보였다.태자의 시선도 금영에게 향했다.금영은 더 이상 면사를 쓰지 않았고, 밝은 햇빛 아래에 얼굴이 한층 더 돋보였다.하지만 어째서인지 평소와 달리 꽤 기운이 없어 보이는 모습이었다.태자는 마음이 살짝 누그러졌다. 곧 자신의 혼례식이니, 속상해서 제대로 잠도 이루지 못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그는 목소리를 가다듬은 뒤, 금영에게 말을 건넸다."금영아... 요즘 잘 지냈느냐?"금영은 법도에 맞게 그에게 예를 올리긴 했으나,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태자의 옆을 지나쳤다.이제 그는 보기만 해도 불쾌했으니, 최대한 함께 있는 상황을 피하고 싶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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