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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Penulis: 서린화
금영은 그런 유진설을 바라보며 미소 지은 채 대답했다.

"그런 일로 속상해하지 않아요."

"그렇다면, 얼른 일어나서 기운찬 모습을 보여줘야지! 저 망할 년놈들에게 네가 얼마나 잘 지내고 있는지 알려야지!"

유진설은 끈질기게 설득했고, 결국 금영도 어쩔 수 없이 안성당을 나섰다.

영안후부 후원에는 이따금 손님들이 나와 봄 경치를 감상하곤 했다.

금영이 밖으로 나오자, 사람들은 복잡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심지어 몇몇은 낮게 수군거리기도 했다.

"저 사람, 저 집의 큰 여식 아니야?"

"어떻게 밖에 얼굴을 들이밀 생각을..."

"내가 보기엔 이번에 파혼을 청한 것도 자신이 황후가 될 운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진짜 운명의 주인에게 돌려준 것이 아닌가 싶어."

이제 금영은 더 이상 미래의 태자비가 아니었다.

변경 제일 귀녀라는 금영의 명성에 눌려 있던 사람들도 더 이상 그녀를 존중할 이유가 없었다.

그들의 목소리는 그리 작지 않았고, 금영의 귀에도 똑똑히 들렸다.

유진설은 그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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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02화

    금영은 배명월의 머릿속에 이런 논리가 자리 잡고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그러니까 배명월은 자신이 밖에서 겪었던 고생을 모두 금영 대신 겪은 것이라 생각하는 모양이었다.하지만 애초에 송정희가 잃어버린 아이는 배명월이지 금영이 아니었다.배명월이 길을 잃지 않았다고 해서 금영이 반드시 영안후부 밖으로 쫓겨나 고생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금영은 지금 자신이 말을 보탤수록 오히려 손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배명월을 몰아붙이는 것도.이 자리에서 그녀와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도.어느 쪽이든 좋아 보이지 않았다.그래서 금영은 그저 몹시 상처받은 얼굴로 배명월을 바라보았다.마치 친동생에게 마음을 송두리째 짓밟힌 사람처럼.금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배명월은 몸을 돌려 영안후부 사람들이 앉아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오늘 이 자리에 온 사람은 배경원과 심연희뿐만이 아니었다.영안후와 배경천도 함께 와 있었다.금영의 귀비 책봉을 축하하는 황실 연회였으니, 이미 외지로 떠난 배경연을 제외하면 영안후부 사람들은 당연히 모두 참석해야 했다.배명월은 눈물을 글썽이며 영안후를 바라보았다.“부친!”“제발…… 제발 언니께 한 말씀만 해 주시옵소서.”“부친께서 말씀해 주시면 언니도 분명 아바마마와 황후마마께 신첩을 용서해 달라고 청해 주실 것이옵니다!”영안후는 금영을 바라보았다.본능적으로 배명월을 위해 한마디 해 주려 입을 열었다.“금영아……”겨우 이름을 부른 순간.손탁이 곧바로 꾸짖었다.“무엄하시오!”“눈앞에 계신 분은 원 귀비마마이시오!”금영은 손탁을 제지하지 않았다.오히려 손탁이 저렇게 나선 것도 금영이 먼저 그에게 시선을 보냈기 때문이었다.주인의 곁을 오래 지킨 내관들은 본래 눈치가 빨랐다.어느 때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금영의 뜻이 없었다면 손탁이 어찌 감히 영안후를 면전에서 꾸짖었겠는가.영안후는 손탁의 목소리에 흠칫했다.그러다 금영과 눈이 마주쳤다.차갑고 무심한 눈빛이었다.조금의 정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01화

    배명월은 몸을 흠칫 떨었다.얼굴빛은 이미 잿빛으로 질려 있었다.용빈의 시신이 완전히 밖으로 옮겨지고 나서야 황제는 금영의 눈을 가리고 있던 손을 거두었다.황제가 금영을 바라보며 물었다.“금영아, 배명월을 어찌 처분하고 싶으냐?”조금 전 금영이 자리에 없을 때만 해도 황제는 역대 황실의 관례에 따라 이 일을 서 황후에게 맡기려 했다.서 황후는 중궁을 다스리는 권한을 쥐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배명월의 시어머니이기도 했다.그러니 이 일을 맡기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었다.하지만 이제 금영이 돌아왔으니.황제는 금영에게 직접 결정하게 하고 싶었다.그 말을 들은 금영은 속으로 생각했다.다른 사람이었다면 황제는 아마 묻지도 않고 곧바로 목을 베었을 것이다.하지만 배명월은 금영의 동생이자 태자비였다.게다가 뱃속에는 태자의 아이까지 품고 있었다.황제가 배명월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 해도 태자를 아끼는 이상, 태자의 혈육이 걸린 일을 함부로 결정할 수는 없었다.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배명월을 죽여 달라고 한다면.사람들의 눈에는 자신이 지나치게 독하게 보일 수도 있었다.그 생각을 마친 금영은 몸을 살짝 돌려 서 황후를 바라보았다.그리고 나직이 말했다.“이제 태자비가 된 사람이니, 처분은 황후마마께 맡기는 것이 좋을 듯하옵니다.”“황후마마께서 어떤 결정을 내리시든 신첩은 이의가 없사옵니다.”금영은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속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원 귀비마마의 성정이 어찌 이리도 너그러울 수 있단 말인가.다른 궁비가 이런 모욕을 당했다면 배명월을 당장 죽여도 분이 풀리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금영은 이 일을 서 황후에게 넘겼다.누가 보아도 배명월에게 살길을 열어 주려는 것처럼 보였다.하지만 정작 서 황후의 얼굴빛은 더없이 어두웠다.‘배금영 이 천한 계집이 또다시 이 일을 내 손에 떠넘기다니!’‘이제 본궁더러 어쩌란 말이냐?’‘배명월을 죽이라 하면 본궁이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처럼 보일 것이고.’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00화

    이런 모습의 금영을 본다면 어떤 사내라도 저도 모르게 가엾은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배명월은 그런 금영의 모습을 보고 순간 놀랐다.이런 수법은 원래 자신이 예전에 자주 쓰던 것이 아니던가.배금영도 이런 방법을 쓸 줄 알았단 말인가?그렇다면 예전에는 왜 이런 식으로 자신과 태자를 두고 다투지 않았던 것일까.황제 역시 금영을 바라보며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금영 앞으로 걸어간 뒤 손을 내밀어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금영아, 일어나거라.”금영은 몸을 일으킨 뒤 황제의 곁에 섰다.이번에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마지막 처분은 황제에게 맡길 생각이었다.처음 황제가 이 일을 조사하고 싶어 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었다.혹시라도 자신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가 나올까 두려웠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 손탁이 바로 이곳에 있었다.황제는 손탁만큼은 믿고 있었다.이제 금영이 결백하다는 것을 알았으니, 당연히 모든 사람에게 그녀의 결백을 분명히 밝혀야 했다.황제는 조금 전과는 달리 태도를 바꾸어 손탁을 바라보았다.“손탁.”“원 귀비가 한 말이 모두 사실이냐?”손탁은 곧바로 무릎을 꿇었다.“폐하, 소인은 줄곧 원 귀비마마의 곁을 지켰사옵니다.”“원 귀비마마께서는 이 전각을 나가신 뒤 그 어떤 사내도 만나지 않으셨사옵니다.”황제가 차갑게 명했다.“복안, 다시 가서 확인해 보거라.”손복안은 곧바로 명을 받고 밖으로 나갔다.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돌아온 손복안은 손탁의 말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었다.“폐하, 손탁이 아뢴 말은 모두 사실이옵니다.”“원 귀비마마께서 소녕전으로 돌아가시는 길에 적지 않은 궁비들과 마주치셨사온데, 모두 원 귀비마마께서 걸음을 재촉해 소녕전으로 향하셨다고 하였사옵니다.”황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제야 차갑고 위엄 어린 목소리로 전각 안의 모든 사람에게 말했다.“모두 똑똑히 들었느냐?”“짐의 원 귀비는 후궁의 기강을 어지럽히는 그 어떤 짓도 하지 않았다.”황제의 목소리는 낮고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899화

    금영이 입을 열었다.“조금 전 용빈은 자신이 두 눈으로 직접 본 일이라며 신첩과 태자가 사사로이 만났다고 하였사옵니다.”“그런데 태자비는 또 신첩이 맹운산을 만났다고 하였고, 유진설의 증언마저 믿을 수 없다고 했사옵니다.”금영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었다.“두 사람 모두 신첩이 이 조양전 안에서 누군가를 몰래 만났다고 주장하고 있사온데.”“신첩은 조금 전 이곳을 나선 뒤 손탁 일행을 데리고 소녕전으로 돌아가 염아를 보고 왔사옵니다.”금영은 황제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손탁을 비롯한 그들이 모두 신첩을 위해 증언할 수 있사옵니다.”“게다가 오늘은 폐하께서 신첩을 귀비로 책봉해 주신 경사스러운 날이 아니옵니까.”“신첩도 기분이 좋아 소녕전의 궁인들은 물론이고, 마침 소녕전 앞을 지나던 궁비와 내관들에게도 직접 하사품을 내렸사옵니다.”금영은 일부러 ‘직접’이라는 말에 힘을 주었다.“신첩은 태자 전하와 맹 소장군이 언제 자리를 비우셨는지는 알지 못하옵니다.”“하지만 신첩은…… 조양전에 오래 머물지 않았사옵니다.”“지난 한 시진 동안 신첩은 줄곧 조양전 밖에 있었사온데, 대체 어찌 이곳에서 다른 사람과 사사로이 만날 수 있었겠사옵니까?”금영이 담담하게 되물었다.용빈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그럴 리 없사옵니다!”“절대로 그럴 리 없사옵니다!”“신첩은 분명 귀비마마께서 방으로 들어가신 뒤 다시 나오지 않으시는 것을 직접 보았사옵니다. 그 뒤 태자 전하께서 그 안으로 들어가셨사옵니다!”“그런데 귀비마마께서 어떻게 소녕전으로 돌아가셨다는 것이옵니까?”용빈은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금영이 가볍게 웃었다.“정말 네 두 눈으로 똑똑히 본 것이 맞느냐?”그러다 금영은 문득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눈빛을 살짝 바꾸었다.“아.”“그러고 보니 본궁의 잘못이었구나.”“본궁의 여우 털 외투가 젖는 바람에 방에 들어간 뒤 해수가 자신의 비단 겉옷을 본궁에게 입혀 주었지.”“본궁은 추위를 많이 타서 두건까지 깊이 눌러쓰고 있었는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898화

    소성원은 결국 입을 다물었다.서왕비가 공손히 말했다.“성원이가 아직 철이 없사옵니다. 원 귀비마마와 유 아씨께 결례를 범했다면 부디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옵소서.”“신첩이 이 자리에서 그 아이를 대신해 사죄드리겠사옵니다.”금영은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어리다고?소성원이?서왕비도 참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구나.하지만 오늘 금영이 상대하려는 사람은 소성원이 아니었다.서왕비가 한발 물러섰으니 금영 역시 이 일에 더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금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네.”그러고는 배명월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태자비, 이제도 할 말이 있느냐?”배명월이 차갑게 말했다.“유진설은 본래 원 귀비마마와 가까운 사이이니, 지금 유진설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사옵니다.”금영은 그 말을 듣고 코웃음을 쳤다.“이제는 맹 소장군과 본궁이 만나지 않았다는 것을 증언해 줄 사람까지 나왔는데, 그것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냐?”“너는 본궁이 정말 맹 소장군을 만났다고 그리도 확신하는 것이냐?”금영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되물었다.“그렇다면 조금 뒤에 본궁과 사사로이 만난 사람이 태자였다고 밝혀지기라도 하면, 그때는 어찌할 셈이냐?”그 말을 들은 황제의 눈썹이 살짝 치켜올라갔다.얼굴빛도 순식간에 차갑게 굳었다.하지만 결국 황제는 화를 억눌렀다.금영이 오늘 이렇게 거리낌 없이 모든 사람 앞에서 말을 꺼내는 것을 보면, 그런 일은 애초에 없었던 것이 분명했다.다만 누가 입에 올리든.황제는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 자체가 싫었다.배명월은 눈을 크게 뜨고 금영을 바라보았다.머릿속에서는 온갖 생각이 뒤엉켰다.‘미쳤어.’‘배금영이 정말 미친 게 틀림없어.’‘어찌 감히 사람들 앞에서 이런 말까지 꺼낸단 말이야?’‘저렇게까지 거리낌 없이 나오는 건 맹운산을 지키려는 건가?’‘아니면…… 오늘 일이 정말 어딘가 틀어진 건가?’그때 배명월의 시선이 조금 전까지 금영과 태자의 일을 확신하듯 고발하던 용빈에게 향했다.또 다른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897화

    선대 영안후가 금영에 대해 이야기할 때.그의 눈에는 깊은 자애가 담겨 있었다.황제는 처음에는 금영이 사랑과 보호 속에서 자란 귀한 여인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훗날 알게 되었다.선대 영안후가 세상을 떠난 뒤.금영은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는 것을.영안후부의 사람들은 그녀를 밖으로 밀어냈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영안후부에도 배경원이라는 같은 처지의 사람이 있어.서로 의지하며 버틸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그렇지 않았다면.금영의 뒤에는 정말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을 것이다.그 생각이 들자.황제의 마음속에는 지금 당장 금영을 품에 안고.조용히 달래 주고 싶은 충동이 치밀어 올랐다.금영이 한 말을 듣고 난 뒤.전각 안의 사람들은 모두 배명월을 바라보았다.그들의 눈에는 하나같이 못마땅함이 담겨 있었다.이 일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차치하더라도.설령 정말 사실이라 해도.배명월은 귀비의 동생이었다.어찌 감히 모든 대신과 그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이 일을 드러낼 수 있단 말인가.정말 자매 사이의 정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은 것인가.황제에게 말하고 싶었다 해도.굳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꺼낼 필요는 없었다.이는 원 귀비마마에게 살아갈 길조차 남겨 주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었다.금영의 말이 끝나자.주변 사람들은 모두 마음이 흔들렸다.심지어 금영을 안쓰럽게 여기기까지 했다.하지만 정작 배명월은 조금도 마음을 돌리지 않았다.“원 귀비마마.”“제가 귀비마마의 동생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이상 이 잘못된 길을 걸어가시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 것이옵니다.”배명월이 말했다.“신첩도 알고 있사옵니다.”“폐하께서 귀비마마를 가장 아끼신다는 것을 말이옵니다.”“오늘 일은 조금 지나친 면이 있지만, 언니께서 폐하께 잘못을 인정하신다면 폐하께서 결코 벌을 내리시지는 않을 것이옵니다.”배명월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금영은 배명월이 여전히 불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것을 보고.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네가 본궁과 맹운산이 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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