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영은 담담하게 말했다.“해수야, 물건은 다시 거두어라.”애초에 연고를 가져온 것은 구실에 불과했다.금영이 이곳까지 찾아온 진짜 목적은 구 년 전의 일을 떠보기 위해서였다.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그 이야기로 화제를 돌릴 수 있을지 생각하던 찰나, 여비가 먼저 입을 열었다.“어제는 왜 본궁을 도와준 것인가?”금영이 여비를 바라보았다.여비가 말을 이었다.“그대가 어제 서둘러 안 첩여를 지목하지 않았더라면, 본궁은 자칫 황자를 해치려 했다는 죄까지 뒤집어쓸 뻔했네.”아무리 여비의 신분이 특별하다 해도 황자를 해치려 했다는 죄가 확실해진다면 황제 역시 그녀를 용납하지 않을 터였다.금영이 차분하게 답했다.“본궁은 여비마마께서 그런 분이 아니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여비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그대가 어찌 본궁이 아니라는 걸 아는가? 본궁이 질투심에 눈이 멀어 생칠로 그대의 아이를 해치려 했을 수도 있지 않나.”금영은 속으로 생각했다.당연히 알고 있었다.생칠은 애초에 자신이 꾸민 일이었으니 말이다.하지만 그 사정까지 여비에게 털어놓을 생각은 없었다.금영은 여비를 바라보며 나직이 말했다.“본궁은 아이를 잃어 본 어미라면 다른 어미에게까지 자식을 잃는 고통을 안기지는 않을 거라 믿었습니다.”사실 금영 자신도 그 말을 온전히 믿는 것은 아니었다.이 세상에는 여비 같은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서 황후 같은 사람도 있었다.제 자식은 멀쩡히 살아 있는데도 남의 자식이라면 거리낌 없이 해칠 수 있는 사람이 아닌가.그 말을 들은 여비의 눈빛이 순간 아득해졌다.아마 오래전 잃었던 그 아이가 떠오른 모양이었다.금영이 그런 여비를 바라보며 물었다.“여비마마께서는 당시 누가 아이를 해쳤는지 알아내고 싶지 않으십니까?”여비가 금영을 바라보며 낮게 되물었다.“해쳤다고?”금영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천천히 물었다.“구 년 전, 대체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마마께서는 아직 기억하고 계십니까?”여비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굳었다.“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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