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는 소매를 여미며 담담한 눈빛으로 시녀에게 일렀다.“지금 사랑채에 손님들이 계시니, 이 첩실을 그리로 끌고 가거라. 어머님께서는 오늘 막 돌아오셔서 피곤하실 테고, 부군께서도 자리에 안 계시지 않느냐. 정 소실이 억울하다고 하니, 노부인과 숙모님들께 시비를 가려 달라고 하자꾸나. 마침 맞은편 큰방의 숙모님들도 와 계시니,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판단해 주실 게다. 그래야 내가 애먼 사람을 벌했다는 소리도 나오지 않겠지.”시녀는 최씨가 첩실의 일을 모두가 보는 앞에 드러내어, 아예 일을 크게 만들려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편이 차라리 나았다. 설령 큰 부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노부인과 여러 부인에게 나으리가 첩실을 얼마나 감싸고도는지 똑똑히 보여 줄 수 있을 테니.정 소실은 두려움에 질렸다. 최씨가 이 일을 노부인에게까지 가져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더구나 오늘따라 최씨가 갑자기 미치기라도 한 듯 굴자, 자기도 모르게 따져 물었다.“다른 데서 화가 나셨다고, 어찌 그 분풀이를 저한테 하십니까?”그러나 최씨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곧장 사람을 시켜 정 소실의 입을 틀어막고 결박한 뒤 사랑채로 압송하게 했다.정 소실을 따르던 시녀도 화들짝 놀랐고, 아이는 겁에 질려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 최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돌려 사랑채로 향했다.곁을 따르던 어멈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부인, 아직 얼굴에 붉은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먼저 약부터 바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대로 가셨다가 남들의 눈에 띄면 쓸데없는 말이 나올까 걱정됩니다.”최씨의 입술이 가볍게 떨렸다. 이윽고 그녀는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내 삶 자체가 이미 한낱 웃음거리인데, 이제 와 남들의 입방아가 무슨 대수겠느냐.”예전에는 집안의 치부를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려 애썼지만, 이제 최씨는 그런 것 따위 신경 쓰지 않았다. 소문이 나려면 나라고 하라지. 이 상황에서 자신이 더 잃을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최씨는 잠시 침묵하다 다시 말했다.“앞으로 이틀 동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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