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서준은 돌아오는 길에 수행하던 이들을 물리고, 문하만 곁에 남겼다.문하는 곧장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방금 소인이 문간 쪽을 확인하게 했는데, 이틀 전에 나 천호가 나 소실에게 보낸 편지가 있었습니다.”심서준은 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며 냉소를 흘렸고, 아무 말 없이 걸음을 옮겼다.방에 들어섰을 때, 계연수는 귀비탑에 반쯤 기대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그 책은 며칠 전, 침상에 누워 지루함을 견디지 못해 용춘에게 사 오게 한 것이었다.요즘 가장 잘 팔린다는 화본이라며, 용춘은 한 번에 세 권이나 사다 주었다.그녀가 아무렇게나 집어든 건 바로 ‘이 과부’ 이야기였다.처음에는 그저 심심풀이로 펼쳤지만, 읽다 보니 은근히 재미가 붙었다.문 앞에 줄지어 선 구혼자들. 어느 쪽은 젊은 장군, 또 어느 쪽은 풍류 넘치는 재사.이야기가 잘 팔리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물론 이런 책은 남몰래 읽어야 했다.심씨 노부인 같은 규율 엄한 사람이 보았다간, 집안이 뒤집히고도 남을 일이었다.계연수는 이런 종류의 책을 본 적이 없었기에 더욱 낯설고도 신기했다.그 과부가 과연 누구를 택할지 궁금해, 어제는 용춘과 몰래 속삭이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오늘 오후, 낮잠에서 깨어났을 때 백씨가 한 번 다녀갔다.나 소실 일로 몇 마디 나누고, 괜히 마음 쓰지 말라며 위로를 건넨 뒤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돌아갔다.그때쯤 이미 해가 기울고 있었다.지금은 저녁을 막 마치고 몸을 씻은 뒤, 심서준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책장을 넘기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어수선해, 글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심서준이 들어올 때, 계연수에게 알려주는 하인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아마도 그의 지시였을 것이다.계연수는 얼른 책을 공작 모란 문양이 놓인 둥근 베개 아래로 눌러 숨겼다.그리고 시선을 들어, 다가오는 심서준을 바라보았다.심서준은 들어오기 전, 방 어멈에게서 계연수가 오늘 입맛이 없었다는 말을 이미 들은 상태였다.아마도 오늘 일 때문일 거라 짐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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