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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Author: 애니
“강 대표도 와 계셨네요. 오늘 내가 잘 왔구나.”

구기민은 적극적인 태도로 노아리를 지나쳐서 곧장 강서이 쪽으로 걸어갔다.

여러 사람 앞에서 구기민에게 보기 좋게 무시를 당하자, 노아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다행히 민도하가 노아리의 체면을 세워주었다.

노아리가 가장 난처해진 때에, 민도하가 노아리가 빼 둔 의자에 자연스럽게 앉으면서 한마디를 건넸다.

“내가 이쪽에 앉고 싶은 걸 어떻게 알았어?”

옆자리에서 이를 본 사람들이 두 사람을 놀려 댔다.

“두 분은 정말 마음이 통하시네요. 오늘은 밥 먹으러 온 게 아니라 두 분 염장 지르는 걸 보러 온 것 같습니다.”

민도하가 그렇게 감싸 주자 노아리의 기분도 조금 풀렸다.

노아리는 그 분위기를 타고 사람들에게 청첩장을 돌리기 시작했다.

강서이의 짐작이 맞았다. 노아리의 가방 안에는 정말 청첩장이 가득했고, 만나는 사람마다 나눠 줄 생각인 듯했다.

강서이는 구기민과 이야기에 몰입해 있어서 그쪽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다.

구기민은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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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370화

    강서이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도 서태우는 한동안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그냥 가 버린 거야?’‘뒤도 안 돌아보고?’‘왜 내가 예상한 흐름이랑 전혀 다르지?’“가자.” 민도하는 닫히려는 엘리베이터 문을 다시 열어 두고 서태우를 불렀다.그제서야 서태우가 종종걸음으로 엘리베이터로 들어왔다.엘리베이터 안에서 서태우는 궁금하다는 듯 민도하에게 물었다.“도하야, 이번에는 왜 아리 따라서 우천시에 안 가? 오늘 ‘꿈결’ 출시 행사 있잖아.”민도하는 담담했다. “언제까지나 옆에서 다 해 줄 수는 없잖아. 혼자서도 맡은 일을 해내는 법을 배워야지.”“와, 도하야. 너 진짜 남자친구로서는 만점이다.” 서태우는 또 두 사람 관계에 감탄한 표정을 지었다.그러면서 진심으로 말했다. “역시 너희 정도로 서로 좋아해야 결혼까지 하는 건가 보다.”하지만 민도하의 관심은 그 이야기에 없는 듯했다. 뜬금없이 서태우에게 물었다. “한승이는 요즘 뭐 하고 다녀?”“몰라. 돌아온 뒤로 얼굴 보기도 힘들어. 만날 때마다 일이 있다고 하잖아. 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어.” 서태우도 이미 불만이 쌓여 있었다.남유환 이야기도 곁들였다. “유환도 마찬가지야. 요즘은 하루 종일 코빼기도 안 보여.”민도하가 갑자기 말했다. “오늘 저녁에 다 불러. 술이나 마시자.”이런 자리를 만드는 건 서태우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었다. 바로 좋다고 했다.오히려 시간이 늦다면서 바로 제안했다. “저녁까지 왜 기다려? 오후에 보자. 아리 출시 행사가 4시쯤이잖아. 우리끼리 모여서 멀리서라도 축하해 주면 되지.”“네 마음대로 해.” 민도하는 상관없었다.서태우는 말이 나오자마자 사람들에게 연락하기 시작했다. 모두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안 오는 사람은 매일 찾아가 귀찮게 굴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까지 하면서....강서이는 양정원을 문병한 뒤 바로 회사로 돌아왔다.오전에 회의를 하나 마쳤고, 오후에는 진재언과 화상으로 연결해 업무 진행 상황을 확인했다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369화

    서태우는 강서이를 보자 반사적으로 피하려고 했다.그러다 뭔가 떠올랐는지 이상하게 발걸음을 멈췄다.시선은 강서이 손에 들린 보온통에 꽂혔다. 서태우가 비꼬듯 눈썹을 들었다.마침 화풀이할 구실이라도 찾은 사람처럼 입이 근질거렸다.“난 네가 진짜 미련 다 버린 줄 알았더니 결국 아닌가 보네. 전에는 잘난 척하면서 도하 병문안도 안 오더니 이제야 나타났잖아.”“오늘 아리가 없다는 거 알고 온 거지?”강서이의 눈빛에 서늘함이 내려앉았다. “넌 진짜 작가를 해야겠다.”짧은 한마디가 서태우의 약점을 정확히 찔렀다.서태우는 바로 발끈했다.“아니, 왜? 해 놓고도 아니라고 우기려고? 그 음식 도하 주려고 가져온 거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괜히 대꾸했네.’강서이는 그대로 병원 안쪽으로 걸어갔다.하지만 서태우는 포기하지 않고 따라붙으면서 계속 말을 걸었다.“도하가 어쩌다 널 구해 줬다고 또 감동한 거야? 아직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다시 도하한테 매달리려는 거야?”“진짜 혼자 착각도 정도가 있지.”“도하랑 아리는 곧 약혼해. 너한테 기회 없으니까 헛수고하지 마.”“아무리 경쟁해 봐야 소용없어. 아리가 너보다 훨씬 더 잘하니까.” “다른 데서 AI 한다니까 너도 AI 하고, 아리가 항만 재개발 프로젝트 입찰하니까 너도 따라 입찰하고, 게임 한다니까 너도 게임 만들고.” “결과는 어때? 아리 게임은 대대적으로 출시됐는데 네 건 아직 소식도 없잖아.”뭔가 깨달았다는 듯 서태우의 표정이 달라졌다. “설마 이런 거 전부 도하 관심 끌려고 한 거야?”서태우에게는 강서이가 여전히 예전처럼 일부러 문제를 만드는 사람으로 보였다.강서이는 원래 개가 짖는 셈 치고 무시하려고 했다. 양정원을 보고 나서 회사로 돌아가 회의도 해야 해서 시간이 빠듯했다.하지만 계속 뒤를 따라오며 물어뜯듯 떠들어 대니 짜증이 났다.결국 강서이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차갑게 서태우를 바라봤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기세등등하던 서태우는 그 시선을 받자, 괜히 마음이 움츠러들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368화

    병원.의사가 양정원이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고 말하자, 강서이는 그제야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강서이는 가사도우미 아주머니를 먼저 돌려보내고 자신은 병원에 남아 양정원이 깨어나기를 기다렸다.기다리는 동안 서한승에게서 상황이 어떤지 묻는 메시지가 왔다.강서이는 아는 사람이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왔는데, 이제 위험한 상태는 아니라고 답을 했다.서한승은 어느 병원인지 다시 물었다. 직접 와 보려는 것 같았다.강서이는 병원 위치를 알려 줬다.서한승이 도착했을 때 양정원은 막 의식을 되찾은 뒤였다.걱정이 가득한 강서이를 보자 양정원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강 대표님, 괜히 신경 쓰게 해 드렸네요.”“그런 말씀은 하지 마세요. 지금은 몸부터 회복하셔야 합니다. 건강보다 중요한 건 없어요.” 강서이가 양정원을 달랬다.양정원은 난감하게 웃었다. “제가 심장이 원래 좋지 않습니다. 유전적인 문제라서요.”다만 양정원에게는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었다. 강서이가 어떻게 자기 소식을 그렇게 빨리 알았냐는 것이었다.“전에 사장님 고향집에 찾아갔을 때 거실 테이블에 심장 질환 약이 놓여 있는 걸 봤습니다.” “그래서 집에 오시는 도우미 아주머니께 하루에 두 번 정도 더 들러 봐 달라고 부탁을 드렸어요.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저한테 연락해 달라고도 했고요.”강서이가 먼저 설명했다.양정원의 아내와 아이는 고향에 있고, B시 집에서는 양정원 혼자 생활하고 있었다.평소에는 시간제로 일하는 도우미 아주머니만 집을 오갔다. 강서이는 그래서 혹시 몰라 그 사람에게 한마디 해 둔 것이었다.그런데 실제로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강서이가 조금만 덜 세심했어도 큰일로 이어질 수 있었다.양정원도 생각할수록 등골이 서늘했다. 아직 서른다섯밖에 되지 않았고 아이는 겨우 다섯 살이었다.자기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면, 남은 가족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재앙이 됐을 것이다.이번에 무사히 고비를 넘긴 데에는 강서이의 세심함이 결정적이었다.양정원이 진심으로 말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367화

    강서이는 원망스럽다는 듯 서한승을 흘겨봤다.서한승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더 짙어졌다.고상만의 말을 들은 성준환도 아깝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그건 정말 아쉽네요. 여자분이었다니 더 뜻밖입니다. 교수님 말씀을 들어 보니 나이도 꽤 어린 것 같은데요?”“그렇죠. 아주 어릴 때부터 이름을 알렸어요. 그 전략 모델을 만들었을 때가 겨우 16살이었으니까요.”성준환은 숨을 들이켰다. “16살요? 천재였군요. 정말 아깝습니다. 그 분야를 계속 파고들었으면 지금쯤 제2의 투자 거물로 불렸을지도 모르겠네요.”고상만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재능이 아무리 좋아도 연애에 눈이 멀면 소용이 없더군요.”“콜록, 콜록, 콜록...”강서이가 연달아 사레가 들리자 이제는 성준환까지 신경을 썼다.“혹시 몸이 안 좋은 겁니까? 저도 예전에 기관지가 안 좋았을 때 자꾸 사레가 들곤 했거든요.”“아닙니다. 음식이 조금 매워서 그래요.” 상황이 이쯤 되자, 강서이는 식탁 밑으로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다행히 적당한 때 핸드폰이 울렸다.전화를 받은 강서이는 상대가 무슨 말을 했는지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지금 바로 갈게요!”강서이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고상만과 성준환에게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고상만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얼른 가 봐.”서한승이 물었다. “너 차 안 가져왔잖아. 내가 데려다줄까?”“됐어요. 교수님이랑 식사 마저 하세요. 저는 알아서 갈게요.”“그럼 내 차 가져가.” 서한승은 차 키를 내밀었다.이번에는 강서이도 사양하지 않았다. 차 키를 받아 들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강서이가 나간 뒤에도 성준환은 재능 있는 사람이 길을 바꿔 버린 게 아깝다며 한동안 탄식했다. 그러다 고상만에게 그런 인재를 어떻게 발견했느냐고 물었다.고상만은 굳이 숨기지 않았다. “14살에 전국 청소년 수학경시대회에서 우승했어요. 논리적인 사고력과 분석력이 워낙 뛰어났죠.”“수학 기초가 탄탄하면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366화

    사실 성이남은 이미 화한리조트에 도착해서 안으로 들어가던 중이었다. 그러다 로비에서 익숙한 뒷모습을 발견했다.걸음을 멈춘 성이남은 하려던 말을 곧바로 바꿨다.“아버지,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요. 조금 늦게 갈 것 같습니다. 지도교수님께 죄송하다고 전해주세요.”성준환이 이유를 묻기도 전에 성이남은 전화를 끊었다.그 사이 발걸음은 이미 노아리 앞에 와 있었다.“아리 선배.”노아리는 뜻밖이라는 듯 물었다. “너도 여기서 밥 먹어?”“응. 선배는?”“나도.”성이남은 잠깐 뜸을 들인 뒤 물었다. “누구 만나기로 했어?”“응.” 노아리는 따로 할 일이 있어서 성이남과 오래 이야기하지 않았다.성이남은 조금이라도 더 말을 나누고 싶었지만, 노아리에게 방해가 될까 봐 참았다.“그럼 볼일 봐. 다음에 같이 밥 먹자.”“그래.” 노아리는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성이남은 그 자리에 선 채 노아리의 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바라봤다.열흘 뒤면 노아리는 민도하와 약혼한다.그날이 지나면 성이남은 노아리의 세계에서 완전히 물러나야 했다.성이남은 여러 차례 묻고 싶었다. 민도하와 함께 있어서 정말 행복하냐고.하지만 그 질문은 번번이 목구멍에서 탁 막혔다.‘아마 행복하겠지.’민도하가 노아리를 얼마나 아끼는지는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을 만큼 분명했다.자기 명의로 된 회사 중 가장 수익이 큰 곳까지 아무 대가 없이 노아리에게 넘겼다.솔직히 성이남 자신은 그렇게까지 할 수 없었다.민도하에게 졌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기분이 가라앉은 성이남은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며 마음을 추슬렀다....별실 안에서 강서이가 자신을 서한승의 친구라고만 소개했기에, 성준환도 더 묻지 않았다. 대신 고상만과 지난해 주식 퀀트 투자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생각할수록 고상만 교수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예전에 저희 그룹이 작은 회사에 불과했을 때 심각한 자금난이 왔었잖습니까.”“그때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교수님을 찾았는데, 교수님이 전략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365화

    성이남은 조금 전 양정원의 거절을 떠올렸다.너무도 단호했다. 마치 강서이가 아니면 누구와도 손잡지 않겠다는 태도처럼 느껴졌다.성이남이 최대한 좋은 조건을 내밀었는데도 양정원의 마음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성이남은 결국 직접적으로 물었다.“양 사장님은 강서이 대표님 때문에 저희와 협업하지 않으시는 겁니까?”양정원의 대답도 분명했다. “네, 그렇습니다.”“저는 양 사장님이 일과 사적인 감정을 분명히 구분하시는 분인 줄 알았습니다.”“맞습니다.” 양정원은 담담하게 인정했다. “다만 함께할 사람은 따져 봐야죠. 강 대표님은 저와 프로젝트를 이야기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사업을 직접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했습니다.”“반면 성 대표님과 노아리 본부장님은 계속 투자자 입장에서만 판단하고 계시고요.”“그게 두 분과 강 대표님의 차이입니다.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돈만이 아닙니다.”양정원의 태도는 확고했다. 성이남이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였다.하지만 성이남은 노아리를 협업에서 빼고 싶지 않았다.호텔로 돌아간 성이남이 다음 방안을 생각하고 있을 때, 성준환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성준환은 내일 오후 B시에 도착해서 고상만 교수를 찾아뵐 예정이라며, 성이남도 함께 가자고 했다.성이남은 알겠다고 답했다....그날 저녁 강서이는 윤성미의 전화를 받았다. 사업계획서를 모두 읽어 봤는데 상당히 만족스럽다는 이야기였다.윤성미는 원래 지루하기 마련인 사업계획서를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고 설득력 있게 썼는지도 물었다.강서이는 잠깐 생각한 뒤 답했다. “누군가 사업계획서는 ‘연애편지’라고 생각하면서 쓰라고 알려 줬거든요.”윤성미는 처음 듣는 비유라며 꽤 신선해했고 곧 그 말에 공감했다.사업계획서의 목적은 결국 투자자의 마음을 움직여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마음을 얻고 싶은 사람에게 편지를 쓸 때도 상대가 관심을 가질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마음을 끌고 선택을 받을 가능성도 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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