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척이고 또 뒤척여도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밤 11시가 조금 넘었을 때, 한지수가 강서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한지수는 변호사 연락처를 여덟 개쯤 한꺼번에 보내왔다.어떤 건 지인을 통해 어렵게 구한 번호였고, 어떤 건 이름이 알려진 유명 변호사였다.어쨌든 한지수는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동원해서 강서이를 도우려 했다.어차피 잠도 오지 않았다. 강서이는 차라리 잘됐다 싶어 그 변호사들과 하나씩 이야기를 나눠 봤다.처음에는 다들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그런데 프라임로드투자의 법무팀을 상대로 소송을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자, 하나같이 더는 답이 없었다.일은 강서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까다로웠다.애초에 그 협약서에는 정말로 강서이 본인이 자의로 서명했다.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재판에 가면 강서이가 불리했다.소송으로 가는 길은 끝내 막힐 가능성이 컸다.상대가 마음 먹고 3년, 5년씩 악의적으로 소송을 질질 끌어 버리면, 강서이의 커리어는 그대로 끝장이 날 것이다.그래서 강서이는 결국 민도하 쪽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했다.다시 말해, 앞으로도 민도하와 계속 얽혀야 한다는 뜻이었다.그걸 깨닫는 순간 강서이는 속이 뒤집히는 듯 답답했다.‘정말 돌고 도는구나. 그때 연애에만 정신 팔려서 제대로 판단도 못 한 내 업보야.’‘전부 내 업보지.’한지수가 물었다.[그럼 이제 어떡할 건데?]강서이는 이를 악물고 답했다.[버텨야지. 자존심 접고.]한지수는 지금의 강서이를 보며 진심으로 새삼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서이야, 너 이제야 정신 차렸네! 다행이다, 진짜!]‘그래,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야.’다만 사람이 남의 말을 듣고 깨닫는 일은 겨우 1퍼센트 정도에 불과했다.나머지 99퍼센트는 처절하게 부딪치고 깨지면서 얻어 내는 거였다....다음 날, 강서이는 평소보다 일찍 회사에 나갔다.민도하는 노아리와 함께 출근했다. 강서이가 얌전히 자기 자리에 앉아 있는 걸 보자 민도하는 속으로 안도했다.역시 얼마 전 강서이가 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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