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말은 계속해서 달렸다. 무엇에도 고개 숙이기를 거부하는 죽음의 그림자처럼 밤의 적막을 가르며 질주했다. 말굽 아래로 눈이 갈라졌고, 소나무들은 순식간에 뒤로 흘러갔으며, 차가운 공기는 묵직하지만 흔들림 없는 숨결에 의해 갈기갈기 찢겨 나갔다.숲 가장자리에서는 여러 그림자가 움직이고 있었다. 늑대와 설원 스라소니, 심지어 그보다 더 거대한 무언가까지. 야생의 눈동자들이 어둠 속에서 번뜩였고, 어떤 것들은 뒤쫓으려 했으며, 또 어떤 것들은 낮게 으르렁거리기만 했다. 하지만 검은 말은 그들에게 단 한 번의 시선도 주지 않았다. 그 길은 곧았고, 목적지는 분명했다.마치 이 세상에서 의미 있는 것이 주인의 마지막 명령밖에 없다는 듯, 검은 말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앞으로만 달려 나갔다.그 등 위에서 디브리오는 위태롭게 몸이 흔들리고 있었다. 작은 몸은 고삐에 단단히 묶여 있었고, 머리카락은 바람에 사정없이 흩날렸다. 얼굴은 차가운 기운과 아직 완전히 마르지 않은 눈물 때문에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지만, 그럼에도 두려움 너머에서 그의 눈은 이상하리만치 반짝이고 있었다.“너… 너 진짜 엄청 멋지다.”디브리오는 숨을 헐떡이며 중얼거렸다. 몇 초 뒤, 거의 히스테릭할 정도로 작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정말 멋있어… 우리 아빠는 역시 제일 멋진 말을 골랐어.”검은 말이 마치 그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작게 히힝 울었다.얼마나 달렸을까.저 멀리 횃불의 빛이 모습을 드러냈다. 새하얀 설원 한가운데 정연하게 멈춰 선 병사들의 대열이었다. 왕국의 깃발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힘차게 펄럭이고 있었다.“전하, 잠시 멈추십시오.”날카로운 눈매와 밝은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의 곁에서 말을 타고 있던 사일러가 말했다.루시언은 고삐를 잡아당겼다.“무슨 일이지?”사일러는 앞쪽을 가리켰다.검은 그림자 하나가 눈보라 낀 안개 속을 뚫고 튀어나오고 있었다.너무 빠르고, 너무 거칠었다. 마치 활시위를 떠난 화살 같았다.루시언은 눈을 가늘게 떴다. 심장이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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