بيت / 로맨스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 Chapter 191 -الفص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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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이해리는 얼굴이 빨개져서 터질 지경이었다.그녀는 두 남자의 대화를 애써 무시하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어젯밤 술 마신 일이 들켜버리다니. 오늘 아침 정지안 앞에서 끝까지 잡아뗐건만 바로 이렇게 들통나버린 걸까?이해리는 차오르는 굴욕감을 꾹 참고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워크숍 장소에 마련된 피트니스센터로 향했다.오후가 되면 대부분 돌아갈 터, 그녀는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이왕 온 김에 이곳저곳 둘러보기로 했다.이 피트니스센터에 최신식 운동 기구들이 갖춰져 있다는 말에 그녀는 꽤 흥미를 느꼈다.하지만 센터 문을 열고 들어서자 눈 앞에 펼쳐진 끝없는 기구들을 보고는 멍하니 얼어붙었다.본격적으로 헬스장에 다녀본 적 없는 이해리는 매 기구의 사용법을 모르다 보니 러닝머신밖에 알아보지 못했다.“어디부터 운동해보려고?”별안간 등 뒤에서 맑은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이해리는 깜짝 놀라 뒤돌아봤다. 정지안이 여기까지 따라올 줄이야. 그녀는 퉁명스럽게 고개를 돌려 다른 기구로 발걸음을 옮겼다.헬스장에서까지 이 남자와 엮이고 싶지 않았으니까.하지만 이해리가 기구에 막 앉으려 할 때, 그의 체온이 바로 등 뒤에서 느껴졌다.둘 사이에 제법 거리가 있었지만, 이해리는 마치 뜨거운 불길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것만 같았다.정지안이 살짝 몸을 숙여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이건 어깨랑 등 근육 강화에 좋은 거야. 내가 무게 조절 도와줄게. 처음이니까 너무 무리하진 마.”이해리는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정지안이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눌렀다.운동 기구는 생각 밖으로 재미있게 느껴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녀는 어느새 정지안에게 운동 방법을 배우고 있었다.다만 이들의 자세가 상당히 오묘해 보인다는 사실을 이해리는 인지하지 못했다.운동하는 동안, 몇몇 남자들이 번호를 따보겠다고 이쪽으로 다가왔으나 정지안의 싸늘한 눈빛에 되돌아가기도 했다.한밤중, 이해리는 침대 위에서 뒤척이며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머릿속에는 온통 정지안이 자신에게 자상하게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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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정지안은 여전히 이해리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고 있었다.그 사실을 깨달은 이해리는 표정에서 티가 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달콤한 감정이 피어올랐다.자신을 늘 신경 쓰고 챙겨주는 사람이 갑자기 다른 여자와 친하게 지낼 리는 없다.그녀는 정지안의 말을 믿기로 했다. 단순히 정보를 캐내기 위함이었다고...회사로 돌아온 이해리는 정지안이 건네준 사진들을 정리해 홍보팀에 전달했다.정도원이 사심을 담아 이번 워크숍을 추진했지만, 결과가 좋고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면 나쁠 것도 없었다.막 회사에 돌아와 업무를 지시한 후, 이해리는 행여나 정도원에게 붙잡힐까 봐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건물 밖으로 막 나오려던 참인데 정지안에게서 문자가 한 통 날라왔다.“에, 정지안에게서 온 메시지가 도착했다.[문희정 씨가 만나자고 하네. 너희 쪽으로 잠시 다녀와야겠어.][괜한 생각 하지 마.]괜한 생각을 말라니? 이 한 마디에 이해리는 오히려 더 신경이 쓰였다.그녀는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들어 빌딩을 올려다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이제 막 정지안에게 관심을 끄기로 했는데 문자 내용들이...얼마 지나지 않아 이해리는 무언가에 홀린 듯 다시 빌딩 안으로 발걸음을 돌렸다.“엥? 해리 씨 방금 집에 간 거 아니었어요? 왜 다시 왔대요?”몰래 상황을 지켜보려던 이해리는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회사 동료들에게 딱 걸리고 말았다.그녀는 할 말을 잃었다.그때 마침 정지안과 문희정이 이리로 다가왔다. 두 사람은 누가 봐도 업무적인 대화를 나누는 중인 듯했다.이해리가 서 있는 모습에 둘은 각기 다른 표정을 지었다.문희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해리 씨가 홍보팀에 보낸 자료 봤어요. 정 대표님이 직접 신경 써서 준비해주신 거라면서요.”정지안은 선뜻 끼어들지 않고 흥미로운 눈빛으로 이해리를 바라볼 뿐이었다.그 시선이 부담스러웠던지 이해리가 슬쩍 흘겨보더니 애써 태연한 척하며 문희정과 대화를 이어갔다.몇 마디를 끝으로 이해리는 급히 자리를 떴다.‘앞으로 지안 씨가 보낸 문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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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정지안이 떠난 후, 이해리는 문 뒤에 멍하니 서서 방금 남자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 골똘히 생각했다.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또다시 그에게 이용당한 기분이 들어 화가 치밀어 올랐다.다음 날 아침, 정지안에게서 정보 하나가 날아왔다.“뭐라고요?”막 잠에서 깬 이해리는 이 소식을 듣자마자 졸음이 싹 달아났다.“윤유나가 몰래 돌아왔다고요? 언제요?”설마 워크숍 중일까?이에 정지안이 설명했다.“며칠 안 됐어. 어머니가 태교에 전념하라며 시골로 내려보냈는데 썩 내키지 않은 것 같아.”여기까지 들은 이해리는 이가 갈릴 지경이었다.심여진은 정말이지 ‘양수겸장’이었다.애초에 윤유나를 유산시킬 생각도, 이해리와 정도원을 이혼시킬 생각도 없었다. 그저 이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기다리려고 한 거겠지.여기까지 생각한 이해리는 다시 정지안에게 물었다.“그럼 오늘 문희정 씨랑은 무슨 얘기 나눴어요?”어제 회사에서 공적인 모습만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문희정은 분명 며칠 안에 정지안에게 접근할 방법을 찾으려 할 터였다.워크숍 때 두 사람은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었고 문희정 또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밀어붙이는 스타일일 테니까.정지안이 그런 신호를 보낸 이상 상대방은 자신의 구애가 통했다고 생각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올 게 뻔하다.하지만 정지안이 오롯이 자신을 위해 이 모든 걸 해주고 있다는 생각만 하면 이해리는 마음이 속상했다.이렇게 보니 자신이야말로 정지안을 불구덩이 속에 밀어 넣은 셈이었다.하지만 단순히 ‘미인계’로 중요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면 이건 꽤 쏠쏠한 거래였다.정지안의 목소리에 장난기가 묻어났다.“나랑 문희정 씨 사이에 무슨 일 생기진 않았을지 궁금하지 않아?”이해리는 할 말을 잃었다.“진짜 무슨 일 생겼다면 우리 둘 사이는 모든 게 없던 일이 될 거예요.”그녀는 아주 차분하게 이 말을 내뱉었지만 정지안에겐 영락없는 협박으로 들렸다.“어제 그렇게 많이 설명해줬는데 결국 이런 식으로 나를 의심하는 거야?”이해리가 목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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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정도원이 전화 너머로 말했다.“이미 기자들 매수해 놨어. 요즘 회사 홍보하는 거 못 봤어? 워크숍 통해서 우리 둘이 얼마나 더 돈독해졌는지, 그걸로 이슈 몰이하는 중이잖아. 이참에 그 분위기 타고 우리 둘 관계를 좀 더 과시해보는 건 어때? 이슈도 되고 좋을 텐데...”그는 전화 너머로 이것저것 잔뜩 늘어놓았지만 정작 이해리는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다.하지만 이내 며칠간 들었던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눈동자를 번뜩였다.그들은 결국 재산을 전부 빼돌리고 일을 빨리 끝내려는 것 아닌가?아마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윤유나가 아이를 낳을 때까지 이해리가 이혼하지도 않고 양보할 생각이 없다면 엄마로 등극한 윤유나의 신분을 앞세워 당당하게 재산을 얻게 하겠지.결국 가족들은 아이를 가진 쪽으로 기울게 마련이다. 그때가 되면 이해리는 제쳐두고 심여진조차 이 아이를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게 될 것이다. 아마 정도원도 뒷전으로 밀려날지 모른다.이해리는 그들과 길게 얽히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길게 보고 큰 그림을 그려야만 했다.그녀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지난 워크숍 때 넌 먼저 떠났잖아. 그 뒤에 어떻게 됐는지 사실 너랑은 상관없어. 다음부터는 제멋대로 이런 것들 준비하지 말아 줄래?”“오늘은 네 요구대로 나가줄 수 있어. 그렇지만 다음부턴 이렇게 갑자기 일정 잡고 통보식으로 명령하지 마. 기분 불쾌하니까.”말을 마친 이해리는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정도원이 문자로 장소를 보내왔다.확실히 초조하긴 했나 보다. 섭외한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겠지 아마도.이해리가 얼굴을 내비치지 않으면 회사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게 뻔했다.마음속으로는 백만 번도 더 가기 싫었지만 정지안이 자신에게 제공한 정보를 떠올리며 그녀는 비교적 격식 있는 정장으로 갈아입고 현장으로 향했다.예상대로 파파라치와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현장에 들어서자마자 이해리는 정도원을 발견했다.그녀는 정도원의 팔짱을 끼며 물었다.“갑자기 웬 비즈니스 연회야?”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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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이 모든 상황이 정도원을 ‘쿨하게’ 만들었다. 더 이상 이해리의 거취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았다.그날 밤, 이해리는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윤유나의 가짜 임신 사실을 숨긴 것에 대해 그녀는 전혀 후회하지 않았다. 어차피 정씨 가문 사람들을 제대로 가지고 놀 계획이었으니까.이해리는 그들에게 톡톡히 알려주고 싶었다. 애써 노력했지만 결국 모든 것이 허사였다는 사실이 얼마나 쓰라린 기분인지 제대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하지만 눈을 감자마자 또 다른 무언가가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느꼈다.이른 아침, 그녀는 정지안의 전화에 잠에서 깼다.“전에 준 자료들이 홍보에 충분하지 않았다는 거야?”뜬금없는 질문에 이해리가 눈을 번쩍 떴다.“무슨 말씀이세요?”“오늘 온통 너희 둘에 관한 기사만 실검 장악하고 있잖아! 헤드라인마다 너랑 도원이가 애틋하다는 내용뿐이라고.”정지안의 목소리에는 억눌린 감정이 느껴졌다.“전혀 몰랐어요...”이해리가 미간을 살짝 구겼다.이제 막 잠에서 깬 그녀는 정지안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하지만 말을 이어가다가 불현듯 어젯밤에 자신이 참석했던 비즈니스 연회가 떠올랐다.당시 정도원은 연회가 거의 끝났으니 형식적으로 둘러다니다가 기자들 눈에 띄어 사진이나 몇 장 찍히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현실은 반 시간 가까이 그와 함께 서 있어야 했다.그 바람에 파파라치들이 사진을 꽤 많이 찍었고 따라서 정지안이 지금 하는 말도 사실일 터였다.이해리는 미간을 문지르며 피곤한 목소리로 어젯밤의 일을 낱낱이 전했다.순간 정지안이 언성을 높이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내가 모든 걸 다 털어놨잖아. 왜 아직도 걔랑 연기하는 건데? 회사 주가를 회복시키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야? 겨우 예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뿐인데!”정지안에게 있어 이해리가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정도원과 하루빨리 관계를 정리하고 이혼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야만 어느 정도 손실을 회수할 수 있으니까.그녀가 왜 아직도 정도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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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유나야, 일단 진정하고 내 얘기부터 들어봐. 천천히 다 설명해줄게.”정도원은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무슨 말을 해야 윤유나를 진정시킬 수 있을까.전화 너머의 윤유나는 역시나 그리 쉽게 넘어갈 사람이 아니었다.“저 이제 참을 만큼 참았어요. 이해리랑 이혼할 거예요 말 거예요? 오늘 확실하게 말해줘요.”이것이 윤유나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양보였다.그녀는 정도원을 너무 심하게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안다.한편 정도원은 입술을 깨물며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하필 지금 이런 얘기를 해야겠어?”“그럼 언제 해요?”윤유나가 갑자기 울먹이는 조로 물었다.“나 임신했어요. 도원 씨 어머니는 태교에 전념하라고 시골까지 보내주셨는데 나 요즘 거기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알아요?”“매일 말 걸어주는 사람도 없이 어머님이 붙여준 가정부랑만 같이 있어요. 거기에 도원 씨가 회사 재산 빼돌리는 걸 신경 써야 하지. 간만에 전화하면 자꾸 바쁘다고 핑계만 둘러대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요?”며칠 전에는 심지어 정도원이 회사 사람들과 워크숍을 갔고 이해리와 함께 있었다는 소식까지 들었다.그때 윤유나는 거의 무너질 지경이었다.“도원 씨 돌아오는 날만 기다렸고 재산 빼돌리는 것도 최대한 도와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해리랑 잘 지낸다는 기사만 떠돌아다니니 내가 어떻게 더 참아요?”윤유나는 말을 이어갈수록 더 격하게 울었다.“둘 사이에 처리해야 할 일이 당연히 많겠죠. 하지만 해리 씨는 이혼하기로 마음먹었고 도원 씨도 재산을 빼돌리고 있잖아요. 도대체 왜 이해리 그 여자랑 단칼에 끝내지 못해요? 내가 이런 말 한 적 거의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에요!”이 말을 들은 정도원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금방 전화를 받았을 때 어느 정도 인내심을 가졌으나 이 여자가 쉴 새 없이 몰아붙이자 더 이상 참아줄 수가 없었다.“우선 기사들부터 제대로 확인하고 말해줄래? 실검에 나랑 이해리 이름이 나온 건 맞아. 근데 거기 나온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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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이전에도 이 아파트 단지에서 한바탕 난리를 피운 적이 있었다.정도원을 보자 이해리는 덤덤하게 물었다.“이 시간에 무슨 일로 찾아왔어?”“순진한 척 작작 해! 네가 시켰지? 홍보팀에 말해서 일부러 나만 쏙 빼놓고 너랑 지안 형 사진만 올린 거잖아.”이해리는 일부러 놀란 척하며 말했다.“뭐래... 내가 시킨 건 맞는데 다 널 위해서야, 도원아. 어떻게 내 마음을 오해할 수 있어?”정도원이 순간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나를 위해? 우리가 금실 좋은 부부인 척 연기하는데 내 사진만 빼놓고 뭘 위한다는 거야?”“그 사진들 다 지안 씨가 일부러 기자들 불러 찍게 한 거야. 당연히 기자들은 지안 씨 뜻이라고 여기고 우리 셋 위주로 잔뜩 찍었겠지. 만약 우리 셋 사진이 전부 다 공개되면 언론에서 예전에 말 많았던 삼각관계 같은 걸 또 들춰내서 한바탕 난리 치지 않겠어? 기자들은 다 지안 씨가 불러온 거잖아. 내가 널 안 빼놓으면 기자들이 뭐라고 생각하겠어?”이해리는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결국 다 널 위한 거였어. 그건 그렇고 비즈니스 연회장 사진들은 네가 꾸민 거잖아.”정도원은 그제야 두 사건이 별개라는 것을 깨달았다.윤유나의 전화에 당황한 나머지 혼동하고 말았다.하지만 오늘자 헤드라인은...정도원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이해리가 마침내 자신에게 온화한 태도로 말하는 걸 보고 더는 따지지 않기로 했다.“알았어. 네가 이렇게까지 말하니 더 따지지 않을게. 다만 내일부턴 회사 나와. 진짜 이혼할 생각이면 정식으로 이혼하기 전까지 회사에도 인수인계할 일이 많아.”이해리는 문제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다만 회사로 돌아가라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아니다! 내일 장부 조사로 회사에 한 번 다녀오긴 해야겠네.’다음 날, 이해리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재무팀으로 향했다.놀랍게도 모든 장부 기록이 열람하려면 정도원의 권한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녀는 난처해하며 무의식적으로 이 사실을 정지안에게 알렸다.“지금 장부를 조사하려면 도원의 권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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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잠시 후, 이해리는 정도원의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아까 자신의 사무실에서 노트북으로 시도했을 때는 시스템 로그인과 인증만 가능했다.하지만 그 안에 담긴 자료 중 일부는 로컬에 저장되어 있어서 다른 노트북으로는 열람할 수 없었다.정도원은 재산 문제를 상당히 중시했다. 클라우드에 선뜻 업로드하지 않았으니까.이해리는 어쩔 수 없이 몰래 다가갔다.다행히 회사 사람들은 그녀와 정도원의 관계를 알고 있었기에 이해리가 이토록 가까이 접근하는 것에 이상해하지 않았다.정지안의 도움으로 암호 키를 가진 이해리는 거의 모든 인증을 통과했다.직접 챙겨온 USB를 컴퓨터에 꽂고 망설임 없이 모든 자료를 복사한 그녀, 이제 더 이상 이곳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USB를 들고 나가려던 찰나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누군가 들어오려는 듯했다.다급해진 이해리는 USB를 뽑고 컴퓨터를 끈 뒤 재빨리 책상 밑으로 몸을 숨겼다.비서가 또 다른 어시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왔다.“대표님, 왜 아직도 안 오셨지? 대표님 분부대로 오후 일정 싹 다 연기해요.”그 어시가 호기심에 물었다.“대표님께서 혹시 오늘 특별한 행사라도 있으신가요?”“개인적인 일정이라고 하니 더 캐묻지 마세요.”두 사람은 스몰 토크를 나누며 서류 한 부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나갔다.사무실에 누군가 다녀갔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다 나간 후에야 이해리도 서둘러 사무실을 빠져나왔다.아까 두 사람의 대화에서 그녀는 장소를 하나 기억해두었다.정도원에게 개인적인 일정이 있고 이해리가 들어본 적 없는 곳으로 갔다고 한다.얼핏 듣기에 외진 곳 같은데 혹시 윤유나가 숨어 있는 곳일까?그 생각에 이르자 이해리는 머릿속으로 방금 들었던 지명을 반복해서 되새겼다.만약 정말 윤유나가 숨어 있는 장소라면 그들의 동선과 근황을 알게 되는 것은 다음 계획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그렇게 마음먹은 이해리는 즉시 지도에서 그 지명을 검색해 찾아 나섰다.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곳은 대략적인 범위만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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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정도원이 개인적인 일정이 있다던 게 혹시 이 카지노의 큰손이었을까? 설마 거래를 한다면 룸 같은 데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까?이해리는 그렇게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가다가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와 부딪혔다.그 남자 손에는 주사위 두 개가 들려 있었는데 이해리와 부딪히면서 모조리 바닥에 떨어졌다.이해리는 재빨리 사과했다.“죄송합니다!”카지노에서 다른 사람의 주사위를 떨어뜨렸으니 일이 심상치 않다는 것은 불 보듯 뻔했다.아니나 다를까 남자는 바닥을 힐끗 보더니 떨어뜨린 주사위를 찾지 못하고 곧바로 이해리를 노려보았다.“대체 눈을 어디에 두고 다니는 거야? 너 일부러 그런 거지?”이해리는 황급히 말했다.“아니에요... 주사위 바로 찾아 드릴게요.”“찾으면 뭐해? 이미 바닥에 떨어졌고 원래 나온 패는 무효야. 너 때문에 우리 모두 다시 해야 한다고!”남자는 옆을 향해 손짓하자 곧바로 검은 옷을 입은 부하 두 명이 다가왔다.그들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남자의 부름에 마치 싸움이라도 하려는 듯 소매를 걷어붙였다.“맞아, 사과 한마디로 무슨 소용이겠어? 다들 너처럼 행동하면 우리 카지노 장사 망하겠네! 혹시라도 손님이 데리고 왔다가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니까 주사위를 떨어뜨린 거 아니야?”그들은 이해리 주위로 몰려들어 왈가왈부하며 그녀가 반박할 여지를 주지 않았다.바로 그때, 이해리의 휴대폰이 울렸다.그녀는 허둥지둥 휴대폰을 꺼내 발신자 표시를 확인했다. 정지안의 이름이 뜨자 신기하게도 마음이 조금은 놓였다.이 사람들 앞에서 전화를 받은 그녀, 정지안이 무슨 말을 하든 신경 쓸 겨를 없이 다짜고짜 입을 열었다.“지안 씨, 저 지금 가온 카지노에서 곤란한 상황에 처했어요.”전화 너머의 남자가 잠시 멈칫했다.이해리가 어쩌다 가온에 오게 되었는지, 무슨 일을 겪었는지 묻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내 이름 대고 내 여자라고 말해줘!”거칠고 거들먹거리는 말투가 건달을 연상케 했다. 이해리는 순간 멍해졌다.“그게 먹힐까요?”“내 말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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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이 남자들의 반응을 보니 정지안을 아는 듯했다.이해리는 불안감만 점점 커졌다.상대가 만약 정지안을 안다면 어찌 정씨 가문의 일을 모를까?이해리는 밖에서 늘 정도원의 아내로 알려져 있다.하지만 이제 더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상대의 질문에 그녀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다시 한번 말했다.“정지안! 너희들도 그 사람 안다면 더는 나 귀찮게 굴지 마.”이해리가 말을 마치자 주위 사람들이 서로를 쳐다보더니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설마 우리가 정말 그 말을 믿을 거라 여긴 건 아니지?”우두머리 남자는 배를 잡고 웃었다.“나도 지안 씨랑 아는 사이인데 여자 있단 얘기는 처음 듣네?”“믿든 말든 상관없어. 한번 전화해보든가.”이해리는 팔짱을 끼며 더 이상 해명하려 들지 않았다.이 방법 역시 정지안이 알려줬다. 그가 정말 자신을 돕고 싶다면 본인이 직접 증명하면 될 터였다.이해리가 아무리 설명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그 남자는 이해리의 침착한 태도를 보고는 살짝 의심하기 시작했다.그가 옆에 있던 부하에게 눈짓했다.정지안이 한동안 이곳에 오지 않았고 최근에 무슨 움직임이 있다는 소문도 들었지만, 여자를 만난다고?이 사람들은 여전히 대부분 믿지 않는 눈치였다.그중 한 명이 어디론가 뛰어갔다 돌아오더니 남자 귀에 대고 속삭였다.한편 이해리는 그들의 일련의 행동을 지켜보며 점점 무관심한 표정으로 변해갔다.이 사람들이 당장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만약 그녀가 정말 정지안과 아는 사이라면 함부로 건드릴 수 없을 터였다.고작 이름 한번 말했을 뿐인데 남자들이 이토록 주저할 줄이야. 정지안은 정말 심상치 않은 인물인 듯싶다.그때 우두머리 남자가 다시 다가왔다.“네가 정지안 사람이라고?”“전화해보라니까!”그녀는 이제 슬슬 짜증이 났다.“설마 전화할 배짱도 없어?”이 인간들이 사람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걸까?남자는 그녀의 말을 듣고 얼굴색이 하얗게 변했다. 마치 급소를 찔린 것처럼 말이다.‘헐, 뭐야? 지안 씨 이곳에서 지위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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