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가온 카지노 밖으로 나오자 이해리는 찬 바람에 몸을 움츠렸다.그리고 자연스럽게 정지안의 손아귀에서 손을 빼내며 가녀린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괜찮아요.”정지안은 멀어진 두 사람의 손을 내려다보며 장난스레 핀잔을 주었다.“이거 완전히 토사구팽인데? 조금 전까지 날 이용해 먹더니 바로 모르는 척하기야?”“모르는 척이라니요...”억울한 소리를 들었다는 듯 이해리는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더니, 아예 몸을 돌려 그를 똑바로 올려다보았다.“그것보다는, 사실 궁금한 게 하나 있어요.”“말해봐.”정지안도 입가에 띠고 있던 미소를 거두었다.이해리가 조금 전 카지노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물으려 한다는 것쯤은 그도 짐작하고 있었다. 다만 그 대상이 자신일지, 정도원일지, 아니면 그 숙적일지 확신이 서지 않을 뿐이었다.이해리는 그를 바라보며, 자신이 정지안 앞에서 이토록 말을 망설인 적이 있었나 싶었다.언제나 든든한 보호자처럼 곁을 지켜주던 그였고 오늘도 마찬가지였지만, 지금 그녀의 눈에 비친 그는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베일에 싸인 듯 속을 알 수 없는 사람, 그리고 그녀가 아직 알지 못하는 수많은 비밀을 간직한 남자로 느껴졌다.“왜 그래? 아니면 돌아가서 제대로 얘기해 볼까?”정지안은 이해리를 차에 태우고 먼저 한적한 곳으로 향했다.“거기서 얘기하다간 남들 눈에 띌까 봐 그랬어.”그 말에 이해리는 결국 참았던 감정을 터뜨렸다.“그래서 평소엔 얼굴도 거의 안 비춘 거예요? 그동안 나한테 그 미스터리한 신분들에 대해 털어놓을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던 거고요? 게다가 그 숙적이라는 사람, 난 이미 얼굴까지 봤는데 이름조차 말해줄 수 없다는 건가요?”만약 정도원이 그 혼혈 남자와 결탁해 무언가를 도모한다 한들, 그 구체적인 내막을 알 수 있는 이는 정지안뿐이었다.이번 싸움에서 이해리에게는 의지할 인맥도, 추적할 단서도 없었기에 그 어떤 주도권도 쥘 수 없었다.“당신이 날 도우려 한 방식이, 결국 나만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로 만들어 늘 수동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