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리는 정지안이 재산 분할 문제까지 미리 염두에 두고 챙겨줄 줄은 몰랐다.그때 정지안이 하얗게 이를 드러내며 웃더니, 불쑥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다.“그럼 나한테 어떻게 보답할 건데?”“그런 싱거운 소리는 나 이혼하고 나서 해요.”이해리는 헛기침을 하며 정지안과의 거리를 한 걸음 벌렸다.이 남자, 요즘 들어 뜬금없이 자신을 흔들어 놓는 장난이 부쩍 잦아졌다.이해리가 수줍어하는 모습을 눈치챈 정지안은 피식 웃었다. 그의 눈매에 자기도 모르게 부드러운 다정함이 번졌다.“참, 오늘 저녁에 협력사 사저에서 프라이빗한 파티가 열릴 거야.”“그 얘길 나한테 하는 건 같이 가자는 뜻이에요?”이해리가 눈을 깜빡였다.“며칠 전에도 파티에 다녀왔는데 오늘 또 가자고요?”“인맥을 넓혀주겠다는데 싫어? 오늘 밤에 특별한 일 없으면 나랑 같이 가.”뒷말은 거의 거절을 허락하지 않는 단호한 어조였다.이해리는 입술을 삐죽였다.“못 갈 것도 없죠. 준비할 시간 좀 줘요.”사적인 연회인 만큼, 어찌 되었든 정지안의 파트너로서 동행하는 자리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이해리는 짙은 초록색 실크 벨벳 롱 드레스를 골랐다. 평소에 자주 입지 않던 스타일이었지만, 이런 사교 모임에는 제격일 것 같았다.두 사람은 연회장에 들어서자마자 협력사 관계자와 인사를 건넸다. 그때 이해리의 시선 끝에 저편에 서 있는 정도원이 스치듯 포착되었다.그를 확인하는 순간, 마침 정도원도 고개를 돌렸다.이해리가 또 정지안과 다정하게 붙어 있는 모습을 본 정도원은 코웃음을 휙 치며 불쾌함을 드러냈다.그때 마침 아는 협력사 대표가 다가오더니 이해리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어머, 사모님도 오셨네요? 저쪽에 정 대표님도 와 계시던데, 두 분이 같이 오신 게 아닌가 봐요?”이해리는 슬쩍 정지안의 눈치를 살피더니, 이내 당당하게 대답했다.“아뇨, 오늘은 정지안 씨 파트너로 왔습니다.”정도원 따위가 누구던가. 이해리는 이제 정도원에게 눈길 한 번 주고 아는 척하는 것조차 귀찮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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