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아는 가슴이 멋대로 두근거리는 걸 막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급히 시선을 내리깔아 손에 든 벨벳 상자에 눈을 옮겼다.자신은 곧 성유원에게 쫓겨나게 될 사람이다. 그런데 김미현이 지금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면, 성유원이 자신과 이혼하려 한다는 걸 아직 모르는 걸까?아마 성유원이 집안에 아직 말하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 와서는 그게 무슨 상관이겠나 싶었다.김미현은 성유원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가끔 연지아에게도 말을 걸었다. 달라진 태도가 분명하게 느껴졌다. 결국 연지아가 성씨 가문에서 유일한 딸아이를 품고 있기 때문이었다.“배도 하루가 다르게 커지는데 회사 다니기도 불편하겠네. 집에서 태교나 잘해. 회사는 그만 나가.”김미현은 연지아가 아직 성유원의 회사에 다닌다는 걸 알고 있었다.연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할머니.”저녁 식사 자리는 성종현, 김미현, 성유원, 그리고 연지아, 이렇게 네 사람이었다.연지아는 성유원의 옆에 붙어 앉지 않고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김미현도 그걸 보며 뭔가를 느낀 듯했다.예전의 연지아는 성유원의 앞에서 늘 낮아지고, 잘 보이려고 애쓰는 기색이 짙었다. 조심조심 발끝으로 걷는 듯한 모습, 몸 전체에서 작은 집안 특유의 기세가 새어 나왔다. 아무리 봐도 성유원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다.그래서 김미현의 마음에도 결국 미안함이 조금은 남아 있었다.하지만 연지아가 임신한 뒤로 성종현의 몸 상태가 실제로 좋아진 것도 사실이었다. 이번 아이는 성씨 가문에서 귀한 딸아이이기도 했다. 조상님이 도운 거라고들 했다.어쩔 수 없이 믿게 되는 일도 있는 법이었다.그런데 오늘 연지아의 태도를 보니, 성유원에게 매달려 애써 보이려는 마음을 내려놓은 것 같았다.성종현은 성유원과 가문 회사 이야기를 나눴고, 김미현은 연지아와 말을 이어갔다.연지아도 적당히 맞장구치며 응했다.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이건 연지아가 성씨 가문 본가에서 먹은 저녁 중 가장 편하게 넘어간 식사였다.식사 후, 김미현은 두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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