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과 별이가 육중한 대문을 지나 집안으로 들어서자 광활한 거실에서 제각각 일을 하던 가사도우미들이 일제히 멈춰 서서 깊게 고개를 숙였다.“오셨어요?”그 뒤를 이어 민 집사의 모습이 보였다.가사도우미 중 가장 높은 직급인 민 집사, 민영옥은 천지 재벌가에서만 30년이란 세월을 보낸 노련한 인물이었다.산전수전 다 겪은 그녀였지만 상처투성이인 별이의 얼굴을 보곤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해 눈을 크게 떴다.“아가씨 얼굴은 왜 이런 거예요?”“그런 일이 좀 있었어.”“무슨 일인데요!”“민 집사. 아무것도 묻지 마.”지안이 귀찮다는 듯 말을 잇자, 민 집사는 지안과 별이 뒤에서 죄인처럼 가만히 서 있는 김 실장에게 무슨 일이냐며날카로운 눈짓을 보냈다.하지만 김 실장은 저도 잘 몰라요라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뿐이었다.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민 집사는 지안과 별이를 번갈아 보았고 지안은 떨고 있는 별이를 낮게 불렀다.“한 별.”“네?”“집에 왔으니까, 약 바르고 푹 쉬어. 김 실장. 별이 치료 좀 부탁해.”순간 거실에 묘한 기류가 흘렀다.치료해라는 명령이 아닌 부탁한다는 정중한 말투.지안의 알 수 없는 변화에 김 실장은 살짝 당황해 눈동자를 굴렸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네.”김 실장의 대답을 듣고서야 서둘러 갈 곳이 있는지 지안은 다시 현관으로 향했다.떠나려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별이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선… 선배!! 어디 가시려고요?”“볼일이 생겨서…”“블랙드래곤 가려는 건 아니죠?”“어. 아니니까, 걱정 마.”“네… 다녀오세요…”“쉬고 있어. 빨리 들어올게.”지안은 짧은 확답을 남긴 채 김 실장과 민 집사, 별이를 거실에 남겨두고 현관을 나섰다.어둠이 내린 정원으로 나온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다급하게 전화를 걸었다.신호음이 몇 번 울리지 않아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어~ 지안아!!][채 율, 어디냐?][초롬이네~ 보롬이랑 같이 있어~][그래? 지금 나올 수 있냐?][급해
Última atualização : 2026-03-15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