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간판에 또렷하게 박힌 [유아용품]이라는 글자와 그 안에 서 있는 신시아의 모습은 영 어울리지 않았다.손연경은 지난번 신시아와 언쟁하던 중 그녀가 배를 움켜쥐던 모습을 떠올렸다.순간 그녀의 눈동자에 경계심이 일었다.“쟤가 여긴 왜 왔대?”한편 은유라는 휠체어에 앉아 의아한 표정만 지을 뿐 더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손연경이 그런 딸아이를 밀며 가게 안으로 향했다.“가보면 알겠지! 잘됐네, 지난번 일도 따지지 못했는데 말이야.”“엄마!”은유라는 정우진의 말을 떠올리며 황급히 손연경의 팔을 붙잡았다.“쟤 오빠한테 고자질했다가 오빠가 또 화내면 어떡해요?”이 일만 생각하면 손연경은 울화통이 치밀었다.기현주가 정우진을 찾아간 후,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시아 걔는 절대 우리 유라랑 우진이 사이를 방해하지 못할 거야.”결국, 정우진이 신시아 때문에 은유라를 괴롭혔다는 사실은 쏙 빼놓은 것이다.아들 정우진을 통제하지 못하니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수작임이 뻔했다.손연경은 썩 내키지 않았다.‘신시아 건드리면 또 뭐? 우진이가 어쩔 건데? 감히 나한테 덤비기라도 하겠어!’“우진이는 이미 너랑 결혼한다고 했어. 점찍어둔 일인데 그때 가서 번복할까 봐?”은유라도 여전히 분하지만, 그동안 수차례의 ‘대결’에서 처참하게 지고 말았다.“두고 봐요! 우진 오빠랑 결혼해서 진정한 정씨 가문 며느리가 되거든 신시아 저년 아작내버릴 거라고요.”현재로선 어쩔 수 없이 조심스럽게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그때 손연경이 휠체어를 막고 있던 은유라의 손을 뿌리쳤다.“저런 인간들은 전형적인 강약약강이야. 너 지금 물러서 봐. 쟤가 네 머리 꼭대기까지 기어오르고 그다음엔 우진이랑 네 사이를 망치려 든다니까.”“아니에요! 오빠는 분명 날 책임진다고 했어요. 난 우진 오빠 믿어요.”은유라는 엄마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두 모녀가 실랑이를 벌일 때, 김지원이 유모차를 밀고 나왔다.그녀는 신시아 곁에 멈춰 서서 어깨를 꼭 감쌌다.“엄마, 잠깐만요.”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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