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정우진은 문을 열고 나가던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사내자식이 뭘 그렇게 유난이야? 날 속일 배짱이 있다면 네 목숨으로 갚으면 그만이지.”대수롭지 않다는 듯 내뱉은 그 목소리엔 형제처럼 지내온 세월에 대한 확신이 묻어났다.박도영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 바로 그것이었다.정우진이 사라지자 박도영은 의자에 다시 몸을 기댄 채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번졌다.한참 동안 침묵하던 그의 눈동자가 서서히 깊게 가라앉았다.‘은유라, 이제 시작이야. 어디 한번 두고 봐.’...주말을 하루 앞둔 날, 신시아는 박도영에게 메시지를 받았는데 내일 교외에 있는 찻집에서 만나자는 내용이었다.“그 사람이 너를 불러냈다고?”김지원은 그 소리를 듣자마자 침대에서 펄쩍 뛸 지경이었다.“너한테 관심 있는 거 아냐? 나야 애 낳은 몸이라 그렇다 쳐도 너는 지금 임신 중이잖아!”신시아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김지원의 머리를 톡 찔렀다.“진료 기록 전해주려고 그러는 거야.”김지원은 이마를 문지르곤 알겠다고 답한 뒤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그 사람이 무슨 꿍꿍이를 부릴까 봐 겁나? 그럼 내가 같이 가줄까?”“딱히 무섭진 않아.”신시아는 고개를 저었다.“다만 좀 궁금해서. 병원 간호사한테 맡겨두면 내가 찾아가면 될 일을 굳이 왜 그렇게 먼 곳에서 보자는 건지.”직감적으로 박도영에게 다른 목적이 있다는 걸 느껴졌지만 도무지 그 목적이 무엇인지 짐작이 안 갔다.“설마 널 잡아먹기라도 하겠어?”김지원은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며 인어처럼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신시아를 바라봤다.“같이 가줄게. 감히 너한테 몹쓸 짓 하면 내가 대신 막아줘야지.”신시아는 피식 웃었다. 박도영이 자신에게 몹쓸 짓을 할 거라곤 상상이 안 갔으니까.오히려 그녀 자신이 박도영을 덮칠 가능성이 더 커 보였다.“일단 물어는 볼게.”그녀는 박도영에게 물음표를 하나 보냈다.[내일 쉬는 날인데 실수로 시아 씨 진료 기록을 집에 가져와 버렸어요. 며칠 뒤에 휴가라 병원에 가져다 놓을 시간이 없네요. 번거
은유라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설마 나... 박도영한테 속은 거야?’“자, 누우세요. 긴장할 것 없어요. 그냥 간단한 검사예요.”외국인 의사가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다.은유라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무심코 주머니를 더듬었지만, 안에 텅 비어 있었다.가방은 정우진에게 두고 왔고 휴대폰도 그 안에 있었다.박도영에게 전화라도 걸어 상황을 묻고 싶었지만...“은유라 씨, 긴장 푸셔도 됩니다.”그녀가 움직이지 않자 외국인 의사가 침대를 툭툭 치며 말했다.“일단 누우시죠. 밖에 다른 환자들도 기다리고 있어요.”은유라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검사실을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억누르며 침대에 반듯하게 누웠다.“배 살짝 들어 올리세요.”외국인 의사가 검사 기구를 세팅하며 그녀가 굳어 있는 것을 보고 다시금 재촉했다.은유라는 옷자락을 꽉 움켜쥔 채 입을 뗐다.“저기... 죄송한데 갑자기 생각난 게 있어서요. 도영이한테 할 말이 있는데 대신 전화 좀 걸어주실 수 있나요?”“검사 끝나고 위층에 가면 만날 수 있을 겁니다.”의사는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는 은유라를 빤히 쳐다보며 눈썹을 까닥였고 서두르라는 무언의 압박을 보냈다.이에 은유라는 떨리는 손길로 옷을 천천히 걷어 올렸다.“그냥 전화 한 통만 하게 해주세요. 딱 한 마디면 돼요.”마스크를 쓴 외국인 의사의 푸르스름한 눈동자에 찰나의 짜증이 스쳤다.“은유라 씨, 지금 진료 중입니다.”더 이상의 대화는 의미 없다는 명백한 거절이었다.은유라는 심장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옷을 걷어 올렸다.배 위로 서늘한 공기가 닿았고 뒤이어 차가운 기계의 감촉이 온몸으로 퍼지며 한기를 더했다.“지금...”외국인 의사가 입을 열기 바쁘게 안쪽 문 너머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곧이어 박도영이 검사실에 나타났다. 그는 휴대폰을 들고 외국인 의사에게 말했다.“교수님, 연구실 쪽에 긴급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계속 전화를 드려도 안 받으셔서
한채은이 갑자기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신시아와 임보나 모두 깜짝 놀라 고개를 번쩍 들었다.한채은은 어느덧 두 사람 앞으로 다가왔다.“어디 가려고?”그녀의 날카롭고 불만 가득한 말투는 마치 신시아가 천륜을 어기는 중대한 잘못이라도 저지른 듯했다.“아직 결정된 건 없어요.”신시아는 임보나를 놓아주고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밖으로 나섰다.한채은의 지금 상태로는 도저히 임보나 앞에서 대화를 이어갈 수가 없었다.신시아가 먼저 나가자 그녀도 뒤따라 나왔다.“결정도 못 했으면 아직 아무 계획 없다는 거잖아. 만삭이 다 돼가는 배를 하고 대체 어디를 가겠다는 거야? 임신에 관해서 나랑 제대로 얘기도 끝내지 못했어. 배 나오기 전이라 지금이 기회야. 아기가 작을 때 얼른 가서 지우는 게 몸도 덜 축나고 좋아...”신시아는 대뜸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한채은의 말을 잘랐다.“어떻게 그런 잔인한 말을 그리 쉽게 내뱉을 수 있죠? 이건 한 아이의 생명이예요!”“다 너 생각해서 하는 소리잖아!”한채은이 목청을 높여 반박했다.“정말 고맙네요. 앞으로 그 넘치는 호의는 보육원 아이들에게나 베풀어주시죠.”“뭐라고?”“저희는 이제 보육원 사람이 아니에요.”두 사람의 언쟁을 들은 김지원이 주방에서 나왔다. 그녀는 곧게 신시아 앞으로 다가가 팔짱을 낀 채 한채은을 노려보았다.“그동안 우리가 보육원에 보낸 후원금이면 이미 저희를 길러주신 은혜는 다 갚았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굳이 돈을 보태는 건 순전히 아이들이 딱하고 불쌍해서 그런 거예요. 도리니까 하는 거라고요. 더 이상 저희를 도덕적으로 옭아매려 하지 마세요. 지원금이고 뭐고 원장님을 다신 안 볼 수도 있으니까!”김지원의 말은 날카롭고 단호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끝까지 냉정하게 내려놓을 순 없었다.보육원에서 나와 수많은 고난을 헤치고 여기까지 온 두 사람이기에 이곳 아이들이 힘겹게 사는 모습을 외면할 수 없으니까.한편 한채은도 더는 도발할 엄두가 안 나 태도를 바꿨다.“그래, 너희 일이니까 본인들이
신시아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그 문제를 정우진이 이런 방식으로 풀어냈으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임정현에게서 온 메시지를 한참이나 들여다봤지만 뭐라고 답장을 보내야 할지 몰랐다.시간이 아직 이른 틈을 타 김지원과 신시아 두 사람은 보육원으로 향했다.“이제야 오네. 저번에 왔던 그 일일 알바생은 말도 없이 도망가는 바람에 한꺼번에 일이 몰려 죽는 줄 알았어.”한채은은 마당 한구석에 쌓여 있는 빨랫감을 가리키며 덧붙였다.“시아야, 얼른 가서 저것 좀 빨아 놔. 이제 날도 많이 풀렸으니까 손빨래해. 전기세라도 아껴야지.”이에 김지원이 발끈했다.“얘 지금 임신 중이거든요?”한채은은 잠시 멈칫하더니 얼굴을 구기며 중얼거렸다.“참, 깜빡했네. 그럼 네가 해.”“나도 안 해요. 지금 모유 수유 중이에요.”김지원은 신시아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우린 보나 보러 온 거예요. 다른 애들은 대신 잠깐 봐줄 테니까 원장님이 직접 빨래하세요.”한채은이 기가 막혀서 씩씩거리며 쫓아왔다.“나이가 몇인데 나보고 일을 하라는 거야?”이에 김지원은 돌아보지도 않고 신시아를 밀어 넣으며 대꾸했다.“원장님 지금 갱년기잖아요. 화 풀 데도 없는데 빨래나 하면서 에너지 좀 쏟아봐요. 아니면 뭐, 우리가 없을 때 애들한테 화풀이라도 하게요?”말을 마친 김지원이 서둘러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아걸었다.문밖에 홀로 남겨진 한채은의 귓가에 조금 전 그녀가 툭 던진 말이 메아리처럼 맴돌았다.목울대가 뻐근하게 조여 왔지만 결국 한채은은 닫힌 문을 다시 열지 못했다.창밖으로 힐끗 시선을 던지자 마당으로 터덜터덜 걸어 나간 한채은이 빨래를 시작했다.신시아는 임보나의 곁에 다가가 작은 손을 꼭 쥐었다.“보나야, 요즘은 좀 어때?”“훨씬 좋아졌어요. 밥도 잘 먹고 잘 뛰어놀아요.”아이는 한결 생기가 도는 얼굴로 대답했다.예전엔 휑하니 휑하던 머리 위로도 어느새 까만 배냇머리가 보드랍게 돋아나고 있었다.김지원은 창밖을 힐끗 보더니 임보나를 향해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넌 우진 오빠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잖아. 네가 한 짓이 탄로 나면 오빠도 널 가만 안 둘걸? 앞길이 막히는 건 물론이고 박씨 가문까지 널 물어뜯으려 달려들 텐데...”은유라는 박도영에게 닥칠 수 있는 모든 위기를 나열했다.그 어떤 결말도 이 남자가 홀로 감당할 수 있는 스케일이 아니었다.햇살이 따스하게 비추어도 그의 주변엔 뼛속까지 얼어붙게 만드는 냉기만이 감돌았다.뚝하는 소리가 들리고 얼마나 지났을까.박도영의 손에 들려 있던 펜이 두 동강 났다.겉으로는 평온해 보였지만 짙은 살기가 주위를 맴돌았다.“은유라, 충고하는데 절대 내 손에 걸리지 마라.”남자의 입술 사이로 날 선 말들이 짓 씹히듯 흘러나왔다. 그의 눈빛은 맹수처럼 날카롭게 번뜩였다.‘배팅 성공!’은유라는 심장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긴박감을 느끼며 숨을 죽였다.박도영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목숨을 건 도박꾼 같다는 걸 모두가 인정한다.감히 그와 맞서 도박을 하려면 판에서 졌을 때 치러야 할 처참한 대가까지 각오해야 했다.“내일 잘 부탁할게.”은유라는 터질 듯한 심장을 억누르며 최대한 태연하게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박도영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의 뒷모습을 배웅했다....“은유라랑 박도영도 아는 사이야?”차 안에서 김지원은 아까 은유라가 거침없이 박도영의 진료실로 들어가던 장면을 떠올리며 물었다.이에 신시아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그렇겠지.”정우진과 은유라는 어릴 때부터 알던 사이였으니 지인이 겹치는 건 이상할 게 없었다.“진짜 복잡하게 얽혔네.”김지원은 마른침을 삼켰다.“너희 집 조상님들이 열심히 기도를 올리셨나 보다. 그동안 쌓아둔 운을 죄다 너한테 몰아주신 거 아냐?”경원이라는 곳이 그렇다. 넓다면 넓지만 좁다면 또 한없이 좁은 도시랄까.같은 업계 바닥에서 매일같이 얼굴을 마주치며 사는데 신시아가 임신 사실을 지금까지 감쪽같이 숨겨온 건 실력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었다.이건 분명 운이 좋아서였다.“조상님들이 정말 나를 생각하신다면 그냥
은유라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게 무슨 말이야?”보통 ‘절차를 밟는다’라는 건 검사 항목 하나하나를 전부 진행한다는 뜻이다.결과지를 조작하려면 일단 검사는 받아야 하니까.그런데 정우진은 박도영에게 결과지만 만들어달라고 했을 뿐 정작 검진은 다른 의사에게 받게 하려는 건가?“말한 대로야. 환자 진료 중이니 끊어.”박도영은 딱딱하게 말을 자르고 통화를 종료하려 했다.어느덧 은유라는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혔다.‘우진 오빠가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해.’등줄기를 타고 서늘한 기운이 번져 나갔다. 초여름 빗줄기에 섞인 한기는 한겨울 칼바람보다 더욱 뼛속 깊이 스며들었다.“도영이 너 우진 오빠한테 뭐라고 한 거야!”휴대폰 너머로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그대로 끊겨버렸다.박도영이 못 들은 건지 아니면 듣고도 대꾸할 가치를 못 느낀 건지는 짐작이 안 갔다.“병원으로 가주세요!”은유라의 명령이 떨어지자 운전기사는 즉시 유턴해 경원 병원으로 질주했다.그 시각, 검사를 마친 김지원은 결과지를 들고 다시 박도영의 진료실을 찾았다.“회복 상태가 매우 좋습니다.”박도영은 검사 결과지를 힐끗 쳐다보더니 그대로 그녀에게 돌려주었다.“다음 정기 검진 때는 마스크도 좀 쓰고 정상적으로 접수해서 오세요. 새치기하는 건 삼가시고요.”김지원이 박도영에게 남긴 인상은 최악이었다.엉망진창이 돼버린 두 번째 만남, 이 남자가 이렇게까지 원칙주의자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저기 그럼 제 제왕절개 수술 자국 한번 봐주시면 안 될까요? 비만 오면 어찌나 가렵고 흉터도 신경 쓰이는지. 흉터에 바르는 연고 좀 처방해 주실 수 있나요?”김지원은 아직 제대로 된 남자를 만나본 적이 없기에 제왕절개로 아들 서빈을 낳았다.문득 박도영의 미간이 좁혀졌다.“정상적인 현상이니 굳이 볼 필요 없어요. 가려움증 완화와 흉터 제거용 연고 처방해 드릴 테니 하루에 두 번씩 바르세요.”“어디에 바르죠? 상처 부위요? 혼자 바르기 좀 불편한데...”김지원은 그가 처방전을 뽑는 속도가
깊은 밤, 신시아가 갓 태어난 아기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드디어 엄마 되었어요. 우리 첫째랍니다!]피드를 올린 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반년 전에 이혼한 전남편 정우진이 집 문을 두드렸다.문을 열자 정우진의 침울한 얼굴이 비좁은 방 안의 공기를 싸늘하게 식혔다.신시아는 문고리를 더 세게 잡았다.“무슨 일이에요?”남자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안으로 들어섰다. 번쩍이는 새 구두가 낡은 복도식 아파트의 빛바랜 꽃무늬 장판 위를 밟자 그 위화감이 공기를 가르고 들어오는 듯했다.그가 이곳을 찾은 것이 처음은
술자리에서 마주칠 때마다 하선재는 어떻게든 정우진에게 시비를 걸려고 들었다.하지만 그의 상대가 될 리 만무하다는 걸 잘 알기에 비겁하게도 정우진의 주변 사람들을 건드리는 차선책을 택했다.예를 들자면 신시아처럼...신시아는 방향을 틀어 후문으로 빠져나가려 했다.이를 눈치챈 하선재가 응대하던 사람들을 밀쳐내고 쏜살같이 그녀를 따라왔다.신시아가 연회장을 막 빠져나왔을 때, 그는 좁은 구석에서 그녀를 가로막았다.“어머 이게 누구야? 신시아 씨? 난 또 잘못 봤나 했네.”정우진은 말수가 적고 냉철한 편이다. 잘생긴 외모에 훤칠한
연회장.정우진이 발길을 옮기는 곳마다 사람들이 떼를 지어 몰려들었다.그는 몇몇 상계 원로들과 대화를 나누면서도 틈틈이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정중히 응대했다.“우진 오빠.”은유라가 그에게 다가와 팔짱을 꼈다.정우진의 팔이 아주 잠깐 뻣뻣하게 굳었다가 이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부드럽게 풀렸다.“마침 잘 왔어. 인사해, 이분은 전 회장님이야.”은유라는 정우진의 팔에 살며시 몸을 기댄 채 그가 소개하는 상대에게 우아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전 회장님, 안녕하세요. 아버님께 익히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오늘 이렇게 뵙게 되어
신시아가 발걸음을 멈췄다. 숨이 턱 막히는 듯하더니 이내 얼굴이 굳어졌다.“왜 그래요?”이에 임정현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대표님께 직접 본인 불러 달라고 신청한 거 아니었어요?”신시아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저 사직서 내러 온 거예요.”임정현이 헉하고 숨을 들이켰다.“네? 갑자기 왜요?”“개인적인 이유예요.”그녀는 딱 잘라 말하고는 덧붙였다.“혹시 인사 발령 취소할 수 있을까요?”“그것 또한 대표님 허락을 받아야죠.”임정현이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신시아는 차오르는 무기력함에 미간을 짚었다.“연말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