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한 복도, 정우진의 입술 끝에서 담뱃불이 위태롭게 점멸했다.희미한 불빛이 그의 이목구비를 비췄지만, 표정만큼은 어둠 속에 잠겨 읽어낼 수 없었다.워낙 압도적인 존재감이라 신시아는 복도 끝의 정우진을 단번에 알아챘다.한 번 닿은 시선은 좀처럼 떨어질 줄을 몰랐다.“대표님.”그녀는 정신을 가다듬고 사무실 문을 닫고서 정우진에게 다가갔다.플랫슈즈를 신은 탓에 발소리가 거의 나지 않았다.핏이 예쁜 원피스는 그녀의 늘씬한 몸매를 더욱 돋보였다. 마치 대학생처럼 생기발랄하고 풋풋한 모습이었다.“그래.”정우진이 나직이 대답했다. 얇은 입술에서 뿜어낸 담배 연기가 그의 얼굴을 감쌌다.표정만으론 좀처럼 기분을 가늠할 수 없는 이 남자, 고개를 푹 숙인 채 담배만 피워댔다.몇 초간 싸늘한 정적이 흐르고 신시아가 먼저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안에 탄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어 시선을 던졌다.정우진은 미동도 없이 담배를 태웠다. 분명 이질적인 풍경이어야 하는데 어째서인지 그 모습이 너무도 당연해 보였다.마치 줄곧 그곳에 있어야 할 사람처럼 말이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던 찰나, 뼈마디가 선명한 손이 문을 덥석 막아섰다.신시아는 짧게 숨을 들이켰다.남자가 들어서는 순간, 비좁은 공간은 온통 그의 체취로 잠식되었다.쌉싸름한 담배 향과 서늘한 침향이 뒤섞인 낯설고도 진한 향기였다.그녀는 구석으로 물러나 최대한 먼 거리를 유지했다.엘리베이터는 아래로 내려갔고 둘 사이에 정적만이 흘렀다.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정우진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딱딱하게 굳어 있던 그의 얼굴이 한결 풀어졌다. 곧이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그래, 유라야.”“오빠, 아직 집에 안 갔어?”휴대폰 너머로 은유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일이 좀 남아서 회사에서 야근했어.”은유라는 알겠다고 대답한 후 말을 이었다.“우리 벌써 며칠이나 못 봤는지 알아? 언제 나 보러 올 거야?”“내일 데리러 갈게.”“오케이!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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