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머릿속을 파고든 건 이혼을 요구하던 날 신시아의 하얀 얼굴에 서려 있던 서늘한 거리감과 냉담함이었다.결혼 생활 2년 동안 그녀는 마치 품 안의 인형 같았다. 흠잡을 데 없이 아름다운 그녀는 때때로 아무런 의도 없이 정우진을 흔들어 놓곤 했다.다만 신시아는 늘 선을 지킬 줄 아는 여자였다. 그래서 가끔은 그 매력에 마음을 뺏길 뻔하다가도 정우진은 금세 정신을 차리고 냉정을 유지했다.그는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흩어진 생각을 가다듬었다. 남자의 눈빛이 점차 맑아졌다....진승현이 장건우를 데리고 계약을 하러 왔다.신시아는 계약서를 준비한 후, 정우진을 따라 회의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은 장건우가 진승현 옆에 앉아 있었다.“정 대표님, 신 비서님.”장건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정우진에게 살짝 고개를 숙였다.‘신 비서님’이라고 말할 때, 그의 말투가 선명하게 부드러워졌다.진승현은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장건우를 한 번 쳐다보았다. 신시아와 장건우를 번갈아 보는 그의 눈빛에서 끈적하고 묘한 기류가 흘렀다.“진 대표님.”신시아는 진승현에게만 호칭을 붙였다.아직 장건우가 어떤 직책으로 진승현을 따라왔는지 몰랐으니까.이름만 함부로 부르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진승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대신했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말을 이었다.“정 대표님, 앞으로 백영 그룹과의 협업은 장건우 씨에게 전담시킬 생각입니다. 현재 우리 프로젝트 팀장직을 맡고 있거든요.”정우진은 의자를 당겨 앉으며 손목시계를 만지작거렸다. 장건우를 향한 그의 시선에는 파악하기 어려운 깊은 속내가 담겨 있었다.“정 대표님,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장건우는 허리를 굽혀 정우진에게 손을 내밀었다.“진 대표님, 이렇게 하시는 건 신 비서도 협력 업무에 투입시키라는 말씀이신가요?”정우진은 장건우의 손을 가볍게 잡으며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한편 진승현은 그의 말투에서 약간의 불쾌감을 느끼고 곧장 입을 열었다.“아니요. 대표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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