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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Penulis: 삼구이사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5-19 23:51:12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해진 씨. 아까 상담 진행했던 인연의 나예리 팀장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축제 현장을 빠져 나가는 인파의 소란스러운 소음이 쏟아져 들어왔다.

-아, 팀장님! 그런데 무슨 일로 전화 주셨어요?

“부스에 소지품을 하나 두고 가신 것 같아서요. 확인 좀 부탁드릴게요. 혹시 하늘색 바람막이 지금 가지고 계세요?”

-잠시만요. 아까 분명히 가방에… 어? 어머, 제 거 맞나 봐요! 다행이다, 저 잃어버린 줄도 몰랐어요.

해진이 해맑게 대답했지만, 이상하게도 예리의 심장은 초조하게 뛰기 시작했다.

“지금 어디세요? 제가 바로 가져다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여기가 그러니까… 어? 뭐라고? 알았어, 조심히 다녀와! 아, 죄송해요. 민수 씨랑 지연 씨가 어디 좀 잠깐 다녀온다고 해서요. 저 지금 야외 주차장 밑에 있거든요. 해먹 존 바로 옆이요!

그 순간, 민수가 읊조렸던 문장이 예리의 머릿속을 강타했다.

‘우리 계획, 아는 사람 너랑 나밖에 없어.’

외진 곳에 홀로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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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91화

    탁.도운이 차 문을 닫고 내린 뒤 세 사람에게 걸어왔다.“세 분 다 다 헤매지 않고 잘 찾아오셨네요!”“네. 그런데 대표님, 집이 정말 근사하네요.”예리가 대문에서부터 마당 반대편까지 천천히 둘러보며 진심 어린 감탄을 내뱉었다. 따스한 오후 햇살을 품은 주황색 기와지붕이 예리의 눈동자 가득 담겼다.“제가 실은 건축 전공이라서요. 예전부터 직접 지은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사는 게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여기 귀농하기 전부터 부지런히 땅부터 알아봤죠.”“아, 건축 전공이셨군요. 어쩐지 전체적인 동선이나 자재 쓰임이 예사롭지 않다 생각하던 참이었거든요.”“직접 지은 정성을 알아봐 주시니 기분 좋네요. 자, 안으로 들어가실까요? 안내해 드릴게요.”도운이 본채 옆에 자리 잡은 아담하고 아늑한 별채로 세 사람을 이끌었다.“별채라 그리 넓지는 않지만, 세 분 지내시기엔 모자람 없으실 겁니다.”도운을 따라 안으로 들어서자, 원목과 화이트 톤이 어우러진 공간이 한눈에 들어왔다. 아담한 크기였지만 특유의 포근함이 감돌았다.“이쪽 큰 방은 여자 두 분이 쓰시면 되고요. 남자분은 이쪽으로 오시겠어요?”도운이 건너편 방으로 은호를 안내하자, 예리와 소진은 챙겨온 커다란 보스턴백을 침대 옆에 풀어놓았다.방 안 구석구석을 둘러보던 소진이 연신 감탄을 터뜨렸다."집을 보면 주인의 성격이 보인다던데, 그 말이 딱 맞네요. 어쩜 이렇게 정갈하고 따뜻할까? 어머, 조명도 깜찍해라.”소진이 침대 옆 사이드 테이블에 놓인 앙증맞은 무드 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그러게요. 집이 꼭 대표님 닮았어요.”예리가 대꾸하기 무섭게 문가에서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예리가 뒤를 돌자, 은호에게 안내를 마쳤는지 도운이 문틀에 기대어 서 있었다.“방은 마음에 드십니까?”“네, 보기만 해도 잠이 솔솔 올 것 같아요. 숙소 때문에 걱정 많았는데 정말 감사합니다.”“에이, 별말씀을요. 그럼 깨끗이 씻고 편하게 쉬시다가, 저녁때쯤 마당으로 나오세요. 맛있는 거 준비해 둘 테니까요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90화

    “제가 가겠습니다. 사장님은 기계부터 보러 가시죠.”소진이 도운의 어깨를 손으로 툭 치더니 빠르게 지나쳐 아이에게 다가갔다.“저, 감사합니다…!”도운은 잠시 멈칫하며 소진을 한 번 돌아보고는 창고로 전력 질주했다.소진이 얼굴이 새빨개진 채 발버둥 치는 아이의 팔을 단단히 붙잡았다.“아이고, 많이 아프지? 잠깐만 이렇게 있어봐.”지갑에서 카드를 꺼낸 소진은 피부를 따라 가볍게 밀었다. 몇 번 반복하자 거짓말처럼 자그마한 검은색 벌침이 딸려 나왔다.“자, 이제 안 아플 거야. 다 됐어.”소진은 빨갛게 부어오른 팔을 놓아주며 뒷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아버님, 그래도 혹시 모르니 가까운 병원에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아이 아빠는 연신 고개를 깊게 숙이며 감사를 표하더니, 아이를 품에 꼭 안은 채 주차장을 향해 허겁지겁 달려갔다.“강 비서님, 어떻게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그렇게 능숙하게 대처하셨습니까? 저 정말 감탄했습니다. 대단하시네요.”은호가 진심 어린 얼굴로 작게 박수를 쳤다. 그러자 소진이 뿌듯함이 가득 담긴 미소를 씨익 지어 보였다.“이 정도는 기본입니다.”자신만만하게 대꾸한 소진이 지갑 속으로 카드를 척 집어넣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한바탕 소동이 지나가고, 도운이 땀범벅이 된 채 돌아왔다. 옷자락 여기저기에 기름때가 묻어 있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얼굴에 안도감이 서려 있었다.도운이 소진의 앞으로 성큼 달려와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아이 아버지는 주차장에서 만났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당장 가봐야 하는 상황이라 눈앞이 캄캄했는데… 선생님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공장 일은 잘 해결하셨나요? 아까 꽤 위험해 보이던데요.”소진의 걱정스러운 표정에 도운이 걱정하지 말라는 듯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덕분에 큰 고비는 넘겼습니다. 기계도 기계지만, 선생님이 아이를 돌봐주신 덕분에 온전히 공장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저한테 은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89화

    예리가 당혹감 어린 눈으로 도운을 살폈다.애초에 작전에 없던 행동이었다. 의뢰받고 온 걸 들키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았건만.“우와, 저 결혼정보회사 광고는 많이 봤는데 실제로 근무하시는 분은 처음 봬요!”다행히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반가워할 뿐, 별다른 경계심은 보이지 않았다.예리는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눈에 힘을 빡 준 채 은호를 쏘아보았다. 따가운 시선이 꽂혔을 텐데도 은호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하더니, 입꼬리만 슬쩍 올렸다.뭔가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 줄 알았더니, 괜한 기대였다.분노 게이지가 꽉 찬 예리가 당장이라도 다른 주제로 얼버무리려는데, 난데없이 은호가 손을 내밀었다.예리가 ‘뭐요?’라는 눈빛으로 두 눈썹을 까딱였다.“명함 좀 주시겠습니까? 저는 아까 차에 두고 내려서요.”갑자기 자기 명함은 왜 물어보는지. 매고 있던 라탄 크로스백을 열어 뒤적이면서 예리는 속으로 투덜거렸다.오늘따라 왜 이렇게 돌발 행동이 많은지 모르겠다.“여기요.”명함 케이스에서 한 장 빼내어 은호의 손바닥 위로 얌전히 내려놓았다.은호는 명함을 도운 쪽으로 돌려 공손히 내밀었다.“실은 아까 대표님을 뵙자마자 저희 회원으로 모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저희 회사에 등록해 보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대표님 같은 분이라면 저희 쪽에서도 아주 귀한 분이 될 것 같아서요.”팔짱을 단단히 낀 채 은호를 예의주시하던 예리의 입이 서서히 벌어졌다. 도운의 경계심을 부드럽게 허물더니 순식간에 영업으로 화제를 돌렸다. 예리 입에서 낮은 감탄사가 새어 나왔다.명함에 적힌 내용을 읽어보던 도운이 아하하, 어색한 웃음을 터뜨렸다.“감사한 제안입니다만, 정중히 거절하겠습니다.”은호가 아쉽다는 듯 입맛을 한 번 다셨다."하긴, 대표님 같은 분이시면 이미 만나는 분이 계실 수도 있겠네요. 제가 그 생각을 미처 못했습니다."도운이 목덜미를 쓰다듬었다.“만나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그럼, 마음에 두고 계신 분이라도 있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88화

    “우리 친구도 한번 해볼까요?”“네!”아이는 도운을 따라 중심화만 남긴 채, 조심스러운 손길로 나머지 꽃들을 툭툭 솎아 냈다.“와, 아주 잘하는데? 하이파이브!”도운이 살갑게 손바닥을 내밀었다. 신이 난 아이가 도운의 손을, 있는 힘껏 내리쳤다. 짝! 소리가 과수원에 시원하게 울려 퍼졌다.“아야야! 와, 친구 힘이 장난 아닌데? 나중에 우리 농장에서 스카우트해야겠어!”도운이 엄살을 떨며 과장되게 손을 털어 보였다. 주변에서 왁자지껄한 웃음이 터져나오자, 그는 숙였던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이렇게 측화를 솎아주면 병해충도 줄어듭니다. 그러니 꽃을 없앤다고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가을에 만날 크고 맛있는 사과를 위한 준비라고 생각해 주세요."이번엔 도운이 직원들이 챙겨온 소품 상자 앞으로 가뿐하게 다가갔다.“여기 있는 소품들은 마음껏 사용하셔도 됩니다. 꽃따기도 하시고, 사과꽃 배경으로 사진도 찍으며 자유롭게 즐겨주세요. 궁금한 점이 생기면 언제든 직원들을 불러주시고요”말을 끝내려던 도운이 생각난 것이 있는지 손뼉을 짝 부딪쳤다.“혹시 사진기사가 필요하다면 저를 찾아주시면 됩니다! 대학 사진 동아리 출신이라 자신 있습니다!”장난스레 카메라 셔터 누르는 모션을 취하는 도운을 지켜보던 예리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이쯤이면 사람은 파악됐다. 남은 건 문양뿐이었다.긴 토시를 착용한 도운의 맨손목을 어떻게 확인할지 물끄러미 가늠하는 예리의 등 뒤로, 은호가 조용히 다가왔다.“나 팀장님.”“앗, 깜짝이야.”“다들 체험하러 간 것 같습니다. 저희도 갈까요?”“아… 네, 그러죠.”예리가 가지 하나를 가볍게 잡아 측화를 솎아 내기 시작했다. 소진도 그 옆에서 묵묵히 손을 보탰다.“사과 따기 체험은 예전에 해봤어도 사과꽃 따기는 처음이네요. 팀장님 따라다니면서 정말 별의별 체험을 다 해보는 것 같습니다.”똑 따낸 꽃 한 송이를 바닥에 떨어뜨린 소진이 자조하듯 중얼거렸지만, 입가에는 기분 좋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강 비서님, 그동안 팀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87화

    먼저 옷을 갈아입고 나와 마당에서 기다리던 예리의 시야에, 쭈뼛거리며 걸어 나오는 은호의 실루엣이 들어왔다.늘 자로 잰 듯 완벽하게 피팅 된 슈트 차림만 보다가, 헐렁한 작업복을 입은 그는 무척 낯설었다. 거기에 사과를 든 꿀벌이 엄지를 치켜세운 티셔츠와 냉기 어린 얼굴의 조합이라니.그 환장의 불협화음에 예리는 뿜어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느라 입술을 꾹 깨물었다.“이사님, 생각보다… 되게 잘 어울리시는데요?”은호가 티셔츠 밑단을 어색하게 만지작거릴 때였다. 도운이 무선 마이크를 어깨에 메고 다시 나타났다.“자, 여러분 집중해 주세요! 지금부터 사과나무밭으로 이동하겠습니다. 도보로 이동할 예정이니, 친한 분끼리 두 분씩 짝을 맞춰 길게 줄을 서주세요!”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람들이 일사불란하게 대열을 갖췄다. 은호 혼자 갈 길을 잃고 어색하게 서 있자, 소진이 그의 등을 예리 쪽으로 가볍게 밀어 넣었다.“우리 이사님, 나 팀장님이랑 같이 서세요. 저는 두 분 뒤에 설게요.”소진의 센스 넘치는 배려 덕에 얼떨결에 예리의 옆자리를 꿰찬 은호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줄 다 서셨으면, 출발하겠습니다!”도운의 활기찬 구령 들으며 예리는 오랜만에 마주하는 평화로운 시골 풍경을 눈에 담았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아래, 하얀 사과꽃 물결이 일렁이는 과수원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평화로웠다.***옆에서 나란히 걷던 은호 역시 풍경을 눈에 담는 척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제 옆의 예리를 내려다보았다.높게 질끈 묶어 올린 예리의 뒷머리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가볍게 찰랑였다.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예리의 향이 코끝에 은은하게 번졌다.은은한 배향이 섞인, 서늘하고 달콤한 꽃향기를 맡으며 한참 동안 입술을 달싹이던 은호가, 조심스럽게 먼저 말을 건넸다.“하도운 씨 말입니다. 사진보다 훨씬… 매력적이시더군요.”예리는 시선을 은호 대신 맨 앞에서 씩씩하게 걸어가는 도운에게 둔 채 고개를 끄덕였다.“목소리도 좋고 성격도 쾌활해서 괜찮아 보이더라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86화

    예리는 화끈거리는 볼을 손으로 슥 문지르며 물었다.“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아니요.”정작 은호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이었다. 오히려 그를 의식하고 난리가 난 쪽은 예리였다. 그녀는 후다닥 손을 내리고 목을 가다듬었다.“그러면 왜 그렇게 쳐다보시는데요?”여전히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은호를 힐끔거리며 물었다.“도운 씨가 아윤 씨를 좋아하는지 아닌지, 알아낼 특별한 계획이라도 있으신지 궁금해서요.”“아… 그게 궁금하셨구나.”나한테 개인적인 질문이 있는 게 아니고.“그건… 오늘 직접 보시면 알게 될 거예요. 백 마디 설명 듣는 것보다 눈으로 한 번 확인하는 게 훨씬 빠르거든요.”누가 봐도 어물쩍 넘어가려는 태도였지만, 은호는 그녀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일 뿐 더는 캐묻지 않았다.예리는 재빨리 창밖으로 시선을 회피했다. 그가 또 곤란한 질문을 던질까 봐. 아니, 실은 제 요동치는 속마음을 들킬까 봐서였다.‘왜 서운한 감정이 드는 거지?’예리는 툭, 차가운 창문에 이마를 기댔다.은호가 항상 자신에 대해 궁금해할 거라고 착각하는 것도 웃겼고, 그게 아니라고 서운함을 느끼는 스스로가 더 기가 막혔다.말도 안 되는 생각임을 알았지만, 아무래도 그의 문양에 감정적으로 동화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 요상한 마음 상태가 설명되지 않았다.작은 한숨을 삼킨 예리가 창밖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시골 풍경만 무표정하게 바라보았다.아침 일찍 출발한 차는 ‘햇살 사과’라 적힌 커다란 이정표가 세워진 넓은 부지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섰다.차에서 내린 은호가 주변을 천천히 살폈다."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참 많네요. 가족끼리 온 분들도 꽤 보이고요."창고 앞마당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그의 말처럼 아이를 동반한 부모들도 보였지만, 유독 젊은 여성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그도 그럴 것이, 청년 농업인을 홍보하는 다큐에 출연한 뒤로 도운의 훈훈한 외모가 온라인상에서 크게 화제가 된 영향이었다.“팀장님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3화

    주은은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그거 말고는 더 들은 게 없는 거 같은데…."예리는 말없이 제 접시 위의 음식을 뒤적였다.연예계는 물론 스포츠, 정치계까지 발이 넓은 주은조차 이 정도라면 유은호라는 남자를 파악하는 건 생각보다 더 까다로운 과제가 될 것 같았다.“아트센터 행사 말고는 외부 활동도 아예 없는 것 같던데. 친구도 없고, 모임도 안 하는 것 같고… 아! 유은호 아는 사람, 딱 한 명 있다!”주은의 실낱같은 말에 젓가락을 내려놓은 예리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누구?”순간 주은이 대답 대신 미간을 잔뜩 찌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2화

    예리가 무슨 볼일이냐는 듯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자 은호가 허둥지둥 손수건을 내밀었다.“이거, 손수건… 감사합니다. 덕분에 정말 잘 썼습니다!”은호의 커다란 손바닥 위에 놓인 손수건을 힐끔 내려다본 예리가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다행이네요.”말을 마친 예리가 미련 없이 몸을 돌렸다.그러자 은호가 반걸음 앞으로 나서며 다시 그녀를 불러세웠다.“저…! 손수건은 제가 세탁해서 돌려드리겠습니다. 연락처라도 알려주시면….”예리는 걸음을 멈추고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그를 바라보는 무심한 눈매에는 귀찮은 기색이 역력했다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1화

    수빈의 오른팔을 타고 뜨거운 선혈이 바닥으로 뚝 떨어졌다.그녀는 깊게 팬 상처를 움켜쥔 채 신음 섞인 숨을 몰아쉬었다.고통으로 미간이 일그러졌으나, 두찬을 응시하는 눈빛만큼은 서늘할 정도로 생생했다.“야, 곽두찬! 이제 그만 끝내자!”먼저 죽음을 입에 올리는 당돌함에 두찬의 얼굴을 가로지르는 흉터가 기괴하게 씰룩였다.그는 수빈의 심장을 향해 총구를 고정했다.“여기까지 오느라 고생 많았어, 오 형사. 아니… 오수빈.”눈앞의 총구에도 수빈은 지나치게 평온했다. 오히려 가소롭다는 듯 남자를 빤히 바라볼 뿐이었다.철컥, 안전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7화

    예리는 점심조차 1층 카페의 샌드위치로 대충 때운 채, 해성 관련 자료를 훑는 데 여념이 없었다.해상 그룹. 대한민국 재계 서열 1위. IT와 통신, 금융을 넘어 이커머스까지 국민의 일상을 장악한 그들은 거대한 블랙홀이라 불릴 만큼 압도적인 영향력 가졌다. ‘해상이 무너지는 날엔 대한민국 전 국민이 무너진다’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 정도였다.그런 박 회장의 직접 움직이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의뢰 대상이 유은호라는 점이 예리를 더 깊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마흔에 가까운 두 아들에게 직접 생선 살을 발라주는 사진이 화제가 될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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