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이 붕괴되듯 어수선했다.서버 장치가 과열로 부르르 떨렸고, 도윤은 백업된 USB를 쥔 채 그녀의 손을 끌었다.“뛰어요, 지금!”백시아는 단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문혁이 다시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녀는 달렸다.목덜미로 느껴지는 시선,그리고 문혁이 던진 마지막 한마디가 균열처럼 남았다.“기억은… 언제나 돌아오지.”그들은 서울 외곽, 도윤의 지인에게 빌린 작은 오피스텔에 몸을 숨겼다.작은 방 안, 서로 숨소리만이 가늘게 들릴 뿐이었다.도윤이 USB를 꽉 쥐고 말했다.“이 안엔, 그 사람의 운영 네트워크가 전부 담겨 있어요.명단, 자금 흐름, 사진, 영상, 그리고 당신과 관련된 기록까지.”시아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전부… 다 폭로해버릴 수 있어요?”“쉽지 않겠지만, 하나씩, 정확하게 퍼뜨릴 수 있어요.”“그럼, 이제부터 우리가 쫓는 거야?”“…맞아요. 이건 도망이 아니라 반격이에요.”며칠 후, 도윤은 인터넷의 깊은 어둠 속에서 최문혁의 주요 계좌를 추적하기 시작했다.그는 몰래 자산을 이전해 해외 거점으로 돈을 세탁하고 있었고,그 모든 움직임은 조용히 기억을 조작하는 기술과 관련된 인물들에게 연결돼 있었다.“이걸 보세요. 이 이름들…이 사람들, 전부 당신이 겪었던 장소들에서 일했던 사람들이에요.”“…한 명도, 기억 안 나.”“그럴 리 없어요. 당신이 잊게 만든 거예요. 아니면, 일부러 기억하지 않기로 했거나.”백시아는 말없이 모니터를 바라봤다.화면에 떠 있는 얼굴들 중 일부는 그녀가 어렴풋이 꿈에서 본 듯한,익숙하지만 손이 닿지 않던 얼굴이었다.“나는… 그 사람들에게 어떤 존재였던 거야.”도윤은 조심스럽게 말했다.“아마… 당신은 증인일지도 몰라요. 문혁이 감추고 싶었던 실체를 유일하게 기억하고 있는 사람.”시아의 눈이 떨렸다.“그래서 날 지우고 싶었던 거구나…”“…이젠 못 그래요.”도윤은 USB를 집어 들며 말했다.“이 안의 진실은, 당신이 누구였든 당신을 더럽힐 수 없어요.”그날 밤
آخر تحديث : 2026-04-11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