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윤은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시아가 낮게 읊조렸던 그 이름 ‘윤강’그건 단순한 옛 연인의 이름도, 사소한 인연도 아닌 듯했다.그녀의 목소리에는 두려움과 분노, 죄책감, 그리고 어딘가 깊은 슬픔이 함께 섞여 있었다.도윤은 천천히 머리를 감싸쥐었다.이제는 그녀의 과거가 자신의 일상이 되기 시작했다는 걸, 더는 부정할 수 없었다.이른 새벽, 도윤이 출근길을 준비하던 그때. 집 앞에 검은 봉투 하나가 도착해 있었다.이름도, 보낸 이도 없이 단순히 현관 앞에 놓여 있었던 그것.경계심을 안고 열어본 순간 그 안에는 낡은 사진 한 장과 짧은 메모가 들어 있었다.[그때 널 구해줬던 건 나였다. 이제, 네가 날 구할 차례야.]사진 속엔 백시아와 한 청년이 함께 있었다.흑백톤의 흐릿한 화면 속, 두 사람은 어딘가 병실처럼 보이는 공간에서 서로를 마주하고 있었다.그 청년 바로, ‘윤강’.같은 시간, 조진혁 역시 그 이름을 좇고 있었다.서울 외곽의 오래된 모텔,이미 폐쇄된 지 오래된 듯 보였지만 문 앞엔 누군가의 발자국이 선명했다.진혁은 천천히 권총을 꺼내며 안으로 들어섰다.안은 비어 있었다. 하지만 책상 위엔 검은 파일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파일을 열자, 그 안엔 시아의 의료 기록,그녀가 과거에 머물렀던 심리치료센터의 보고서,그리고 윤강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신분증 사본이 들어 있었다.“…계속 지켜보고 있었단 말이지.”진혁은 낮게 욕을 내뱉었다.그리고 그 순간,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차 조경위님, 도윤 씨에게 전달된 의문의 봉투, 우체국 CCTV로 추적해본 결과,마지막으로 나타난 인물… 윤강이 맞는 것 같습니다.]“…시작됐군.”진혁은 조용히 중얼이며 파일을 들고 방을 빠져나왔다.한편, 도윤은 병실로 다시 돌아왔다.시아는 창가에 앉아 창문 너머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이거… 보냈어?”그는 그녀에게 사진을 내밀었다.시아의 눈빛이 일순 얼어붙었다.손에 들고 있던 책이 툭, 바닥으로 떨어졌다.“…그가
آخر تحديث : 2026-04-20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