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많이 변했네.”서늘한 어둠이 눌러 앉은 창고 안, 조진혁은 벽에 등을 기대고 있었다.눈빛은 식었고, 손끝은 담배 하나 없이 허공을 말아 쥐고 있었다.그의 눈에 비친 백시아는, 더는 예전의 여자가 아니었다.혹은… 그는 단 한 번도 그녀를 제대로 본 적 없었는지도 몰랐다.시아는 조용히 문을 닫고 안으로 걸어들어왔다.그녀의 발끝은 조용했지만, 마음은 거세게 울고 있었다.“이제야… 내 앞에 제대로 서네.”진혁은 한참을 응시하더니,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작은 USB였다.“여기, 네가 남긴 조각들이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그 남자, 이도윤에 대한 것도.”시아의 손이 멈칫했다.그 이름이 스쳐간 순간, 숨이 걸렸다.“도윤이는 상관없어.”“정말?”조진혁은 조용히 웃었다.그 웃음은 냉소와 안타까움 사이 어딘가에 있었다.“널 처음 쫓기 시작했을 때, 그 남자… 단순한 방패막일 줄 알았어. 근데 말이야. 그 남자, 지금 널 진심으로 사랑해.”시아는 잠시 시선을 내렸다.그 말이… 숨이 막히게 무거웠다.하지만 더 무거운 건 그 사랑이 자신에게 너무 과분하다는 자각이었다.“도윤이한테… 아무 짓도 하지 마. 부탁이야.”“그 부탁을 들을 이유가 있을까?”진혁은 고개를 기울였다.말투는 무심했지만, 눈빛만큼은 흔들리고 있었다.“내가 널 놓아주는 순간, 수사도, 내 커리어도, 그리고… 내 자신도 무너져.”시아는 조용히 다가가 그의 앞에 섰다.두 사람 사이의 거리, 예전엔 익숙했던 그 거리에서 이제는 낯설 만큼 다른 감정이 어지러이 맴돌았다.“그럼… 날 데려가.”시아는 입을 열며, 두 눈을 똑바로 들이밀었다.“내가 끝내야 해. 내가 만든 죄, 내가 끌고 간 길, 내가… 끝내야 후회가 덜할 것 같아.”진혁은 그 눈빛을 피하지 못했다.한참을 그렇게 마주보던 그는, 이윽고 몸을 돌렸다.“…네가 정한 마지막이라면, 그 끝은 내가 보증하지.”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그 순간, 조용히 한 줄 눈물이 턱선을
آخر تحديث : 2026-05-06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