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요망한 엘프랑 리벤지 리부트(Revenge Reboot: My Seductive Elf): Chapter 61 - Chapter 70

76 Chapters

#61. [베일을 벗은 가르나르의 진면목]

*****************************★ 가르나르 일대는 긴급 재난지역으로 선포되어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으로 명시됨.★ 현재 제국에서는 대형 S급 미궁 및 S급 던전급으로 기이한 지역이라 분류됨.★ 그곳에 귀속된 모든 자연물 또는 토지의 소유권은 스틸 폰 가드 캔도르의 것임. ★ 기타 사항 1. 제국세는 년 금화 1개(은화 98개 미납된 상황)★ 기타 사항 2. 올해 6월 말까지 체납 세금을 내지 않으면 영지는 제국에 귀속됨.******************************“세금이 체납되다니!”스틸의 비명이 허공을 갈랐다. 왜 그 당연한 이치를 잊고 있었을까. 제국 어디에도 공짜 땅은 없는 법이다. 아무리 버려진 땅이라 해도 소유권이 있는 한 국가는 가차 없이 그 대가를 요구한다. 고작 금화 한 개 때문에 이 거대한 영지를 뺏길 판이라니, 속이 쓰리다 못해 타들어 가는 기분이었다.-어머, 그래도 전의 주인님이 은화 2개는 미리 냈나 봐.지니의 말에 스틸의 시선이 멈췄다. 은화 두 개. 누군가에게는 푼돈일지 모르나, 홀로 던전을 전전하며 목숨을 담보로 하루를 벌던 어린 스틸에게는 피와 눈물이 섞인 전 재산이었을 터다.-주인님, 지금이라도 알아서 정말 다행이야.지니의 위로가 들려왔지만, 스틸은 등 뒤로 서늘한 소름이 돋았다. 만약 램프에게 묻지 않았더라면, 자신의 가문이 지켜온 마지막 긍지를 허무하게 날려버렸을 것이다.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다는 격언이 뼈아프게 와닿았다. 은화 98개조차 마련하지 못해 전전긍긍했을 이 몸의 과거가 가슴을 저릿하게 울렸다.-하지만 주인님, 여기 진짜 버려진 땅 맞네. 영지 전체가 거대한 미궁이라잖아.스틸은 다시금 지도를 펼쳤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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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안개 아래 깔린 돈의 향기]

이 얼마나 경이로운 광경인가.음산하고 기괴한 검은 장막 뒤에, 이토록 눈이 부실 정도로 찬란한 꽃의 바다가 숨겨져 있었을 줄이야. 시야가 닿는 지평선 끝까지 출렁이는 꽃물결에 스틸은 할 말을 잊은 채 굳어버렸다.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비현실적인 화려함이었다.그때, 램프 속에서 현신한 지니가 두 팔을 벌린 채 깊게 숨을 들이켰다.“어머! 향기로워! 정말 좋잖아, 주인님?”흐드러진 꽃밭 사이에 선 지니는 마치 이 공간의 주인인 양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그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 스틸은 당장이라도 마정석을 깎아 영상이나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마도구를 발명하고 싶다는 욕구에 휩싸였다.일순, 스틸의 머릿속에 가르나르 초입에서 느꼈던 감각이 다시금 선명해졌다.그 꽃에서는 지독할 정도로 선명한 ‘돈의 냄새’가 났다. 미적 가치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제국의 귀부인들이나 부유한 상인들이 이 탐스러운 꽃들을 본다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한번 시도해 볼까?”입가에 짙은 미소를 띄운 스틸이 주변의 꽃들을 한 움큼씩 꺾기 시작했다. 꺾어도 꺾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꽃의 제국. 그는 던전용 검까지 꺼내 들어 본격적으로 꽃을 수확해 인벤토리에 쓸어 담았다.“주인님, 꽃은 갑자기 왜?” “그냥, 돈이 될 것 같아서. 되도록 많이 가져가고 싶거든.” “정말? 이 꽃을 팔게?”지니의 의아한 물음에 스틸이 어깨를 으쓱하며 확신에 찬 눈빛을 보냈다.“당연하지.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에 지갑을 여는 법이니까.” “뭐, 알았어. 주인님 부탁이라면 뭐든 좋아.”지니가 황금빛 마력을 일렁이자, 마치 예리한 낫으로 베어낸 듯 엄청난 양의 꽃들이 깔끔하게 수확되어 인벤토리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스틸의 인벤토리는 순식간에 화려한 꽃동굴로 변모했다. 그는 꽃들이 시들지 않도록 마력을 이용해 인벤토리 내부에 촉촉한 수분을 공급하는 세심함도 잊지 않았다.“주인님, 벌써 만 송이는 넘은 것 같아.” “이만큼 꺾었는데도 티도 안 나네. 규모가 정말 살벌하군. 일단 세금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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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향기가 닿는 곳마다 돈은 흐를 예정]

황궁 인근의 후미진 골목, 램프가 띄워 올린 찬란한 금빛 상태창 앞에서 스틸의 몸은 얼어붙은 듯 굳어버렸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한 것을 간신히 버텨낸 그의 눈동자가 경악으로 물들었다. *************************★ 10년 전까지 가르나르 영지는 인구 5만 명이 거주함(제국 3위).★ 화훼업, 원예업, 섬유업, 탄광업, 마도구 사업 등 제국세 년 금화 1,000개(제국 2위).★ 10년 전 토지 가격은 평균 1ha 당 금화 30개임(제국 1위).★ 가르나르 특산품 치유의 꽃은 은화 2개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음.★ 가르나르 대공령의 면적은 약 15,000ha임(제국 3위).★ 기타 안내 : 군사력은 제국 1위임.************************* 어떻게 이런 일이. 치유의 꽃? 그 향긋한 돈줄이 영지 전체에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고?“주인님······. 땅을 안 팔길 잘했어.”그것은 단순한 땅이 아니라 거대한 ‘금광’이나 다름없었다. 이제야 모든 의문이 퍼즐처럼 맞춰졌다. “그러게. 감히 내 재산을 탐내다니.”제국이 왜 그토록 이 썩어가는 땅을 탐내며 자신을 압박했는지 말이다.나라 자체가 스틸에게서 그 땅을 뺏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것도 같았다.스틸은 당당하게 웃으며 리노 상점으로 향했다. *** 리노 길드 상점의 전망 좋은 안쪽 침실에서는 대낮부터 노골적인 열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아우, 사장님······.” “시에라, 잠깐만. 스틸 대공께서 곧 오실 시간이야.”리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시에라는 풍만한 가슴을 훤히 드러낸 채 리노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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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이번 생애 잠자리는 처음이라]

스틸은 알았다. 지금 본인이 아주 많이 취했다는 것을.하지만, 뭐 지니와 성인이고 서로 좋아하고 불륜도 아니고, 뭐 어떤가.엘프력도 높이고 지니를 요정계에 보낼 의무이자 희망을 가진 자신인데. 그러려면 이런 스킨십이 엄청 중요하다고 했다. 지니는 반듯하게 침대에 누워서 스틸 자신을 바라보았다. 기대에 찬 듯, 그리고 세상 제일 행복하다는 표정으로 있었다. 스틸은 하나둘 제복의 단추를 열며 마른침을 삼켰다. 취기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그래도 그녀의 손을 잡았다.“잠깐···.”스틸은 그래도 오늘 얻어온 럼주를 하나 열어 꿀꺽꿀꺽 더 맛을 보았다. 제정신으로 자신이 제대로 뭘 해낼 자신이 없었다. 여인을 처음 안는데, 긴장한 꼴이라니.“어머, 우리 주인님. 오늘 술이 당기나 봐?”저리 고운 엘프를 안는데 제정신이면 그냥 포기할지도 몰라 스틸은 술을 연거푸 마셨다. 알싸한 알코올이 몸 안 가득 도니 몸이 후끈하게 더 달아올랐다. “···어, 그러네.”다시 침대로 돌아온 그는 지니가 다시 단추에 열려 하자 그 손을 자신이 잡았다. “내가··· 벗기고 싶어.”“난 환영이야. 주인님과 뜨거운 시간은 언제든지 좋으니까.”이리 예쁘게 또 카나리아처럼 재잘대다니. 일단 그 입술에 콕! 하고 입을 맞췄다. 달큼한 꽃향기가 지니에게 나는 것 같았다. 아니 제 입에서 머금은 술이 꽃술이라 그런가? 어쨌든 기분은 최고였다.다시 손놀림을 이어가 하나둘 상의를 열고 여는 순간 하얀 속옷이 눈에 보였지만 바로 맨살이 드러나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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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엇갈린 아침 : 폭력과 온기 사이]

아쳐는 자신도 지니만 품으면 마력이 폭발해 마도구 없이도 마법을 쓰고, 영창을 외우지 않아도 온갖 스킬을 쓰게 될 거라 확신했다.그도 그럴 것이 제 아버지이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아쳐였다.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의 골타르는 50대가 무색하게 30살이 될까 말까 할 정도로 젊어 보였고 활력도 넘쳐 보였다. 보통 사람들이 본다면 어지간한 상급 기사처럼 당당한 몸과 매끈한 피부 건강해 보이는 혈색을 지닌 골타르였기에 앞으로 30년은 더 건재할 것으로 기대할 정도였다. 일단 아쳐는 황태자로 자신이 우뚝 서기 위해서는 황제 앞에 선 골타르를 향해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제국의 태양, 만민의 아버지이신 골타르 그레고리 폰 레투카 폐하. 간밤에 강령하셨습니까.”그때, 골타르는 갑자기 손을 올리더니 쫙! 하고 아쳐의 뺨을 휘갈겼다. 놀란 아쳐는 보통 황제가 가끔 손찌검하긴 하지만 사람들 있는 곳에서는 하지 않았기에 오늘은 왜 그런가 싶어 의아해하며 그를 올려다보았다.“아 아버지······. 어찌······.”그러자 골타르는 쯧쯧! 혀를 차더니 버럭 호통을 치기 시작했다. “이런! 황실 망신이나 시키는 멍청한 놈을 봤나! 감히 아카데미에서 망나니 거지 같은 놈에게 망신을 당해? 어디 불을 질렀다고 고발하긴! 네가 그리 술수를 쓰니 아랫것들이 널 능멸하지!”그리 말하더니 발길질을 퍽!하고 내지르더니 폭력은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윽! 아버지, 오해이십니다! 스틸 그 자식이 영악하게 굴어·····&mi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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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어떤 이의 낙원, 어떤 이의 지옥]

아쳐는 피닉스가 준 물이 아니었으면 아예 그 자리에 뻗을 뻔했기에 겨우 뒤집히는 위장을 가라앉히게 되었다.“황태자 전하, 괜찮으십니까?”“피닉스 경. 뭘 들고 순간 이동하려니 여전히 어지럽군.”아쳐는 궁에 갔다가 골타르에게 얻어맞은 것도 아파서 싫었지만, 대신들과 기사들 앞에서 망신을 당한 게 더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어 괴로웠다.그런데 혹시나 하고 들고 갔다가 잃어버린 타바 한 상자의 행방도 묘연해 짜증이 났다. 그러나 제일 문제는 이 울렁거림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이었다. 궁에서 한바탕 골타르에게 혼이 난 아쳐는 바로 아카데미로 돌아오려고 하는 그때, 마티어스와 같이 있는 묘한 레이디를 보고서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되었다. 일단 아카데미 복장에 망토를 얼굴까지 뒤집어쓴 자태는 딱 리나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그녀가 궁에서 갑자기 순간 이동을 해버려 그 흔적을 따라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부르도 영지와 가르나르 영지 사이로 향한 것이었다. 어찌나 마법을 잘 쓰는지 미행을 눈치채고는 행적까지도 지워버려 황당했다. 대신 그곳에서 자유민들이 술렁대는 이야기를 들었다. “예쁜 꽃이 마력이 깃들어 그런지 한결 온몸이 쑤시던 게 향기를 맡았더니 개운해졌어요.”“그 예전에 캔도르 대공가에서만 나던 엄청 희귀하고 비싼 마력의 꽃과 똑같이 생겨 얼마나 놀랐던지요.”“어제 어떤 길드 상점 앞에 있는 저잣거리에서 무료로 예쁜 아가씨가 나눠 줬는데, 알고 봤더니 어떤 귀족은 은화를 주고 사더라고요.”“귀족들에게는 비싸게 팔고, 그 좋은 꽃을 평민들에게는 무료로 나눠 주다니, 천사님이네.”처음에는 그 맹랑한 평민 계집이 신경 쓰여 추적하다 가르나르와 부르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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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자꾸 숨 막히게 만드는]

가르나르와 부르도 영지 사이, 관리되지 않은 자유민들의 거주지 어느 후미진 골목.은신 마법과 투명 마법을 이중으로 발동시킨 마티어스는 지금 제 품에 리나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터질 듯 두근거렸다.조금 전 황궁에서 아쳐가 골타르 황제에게 호되게 체벌받는 현장을 지켜본 그는, 오랜만에 명치에 꽉 맺혀 있던 체증이 시원하게 내려가는 듯한 기분을 만끽했다. 세금 납부를 위해 조심스레 나타났던 리나가 하필 아쳐의 눈에 띄는 바람에 어쩌다 보니 이리 급히 도망쳐 온 신세가 되었지만, 마티어스는 이 상황이 그저 즐겁기만 했다.“리나, 괜찮아?”“응, 너무 놀라서······.”품에 가득 안긴 리나는 얼굴에 주근깨를 잔뜩 그리고 못나 보이게 화장을 한 상태였지만, 마티어스의 눈에는 그 모습조차 한없이 사랑스러웠다. 리나는 그의 품 안에서 가만히 주변을 살피다, 마티어스의 거친 심장 소리가 들려오자 쑥스러운 듯 가만히 시선을 아래로 돌렸다.다른 누군가의 눈에 예쁘게 보이지 않는다면 오히려 만족스러웠다. 오직 자신만이 알아볼 수 있는 여인이라 생각하니 더 환영할 일이었다.“황태자는 어지간히도 네게 관심이 있나 봐.”“아니야. 그가 요즘 신경 쓰는 여자는······ 스틸 대공의 시녀 지니거든.”“뭐? 왜?”“누가 봐도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아름답잖아.”마티어스는 리나의 말에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시선을 골목 밖 저잣거리로 향했다. 세상 사람들 눈에는 물론 지니가 눈부시게 아름답고, 남자라면 당연히 시선을 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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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 엘프와 하룻밤의 대가]

스틸은 지금 리노 상점에서 수업시간에 배운 마정석을 가공하여 일단 판매하기 위해 꺼내 놓았다.“대공 전하! 우와!”“대단하십니다!”하지만 반응이 꽤 좋았다.“일단 제가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마정석에 일단 시범 삼아 마법을 조금씩 담아 보았는데, 상품 가치가 있을지 모르겠군요.”지금 리노를 비롯하여 길드 관계자들은 너무 놀라 기함하고 있었다. 스틸은 이제 그들이 아무리 놀라도 우쭐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래 봤자, 리노보다도 레벨이 낮고 아쳐에 비해서도 한참 밑이라 그저 차분하게 자신이 만든 마도구만 바라보았다.몽땅 다 뭔가를 할까 하다, 괜히 마정석만 버리면 안 되기에 그들에게 먼저 샘플로 선을 보였다. 그래도 반응이 나쁘지 않아 기대를 해보았다. 마정석의 가치는 익히 팔아 봐서 알았다. C급은 은화 1개 꼴, 즉 1 실버니 20만 원의 가치, D급은 10 쿠퍼 정도니 겨우 2만 원 정도였다. 현재 A급은 주워본 적이 없었다. 그나마 좀 큰 C급은 은화 2개 정도 받았기 때문이었다. “놀랍습니다. 스틸 대공. 이리 안정성 높은 마도구를 만들어 주시다니, 이건 10배의 가치가 생긴 겁니다. 지금 만들어주신 이 바람 속성 마도구만 해도 10 쿠퍼짜리가 1 실버 짜리가 된 셈이지요.”잠깐 10배?스틸은 하마터면 체면도 잊고 자리에서 탄성을 지를 뻔했다. 참 묘했다. 저번에만 해도 마지션이 안정성을 갖춰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 이렇게 발전을 보이다니! 팬티만 입고 거리에 나가 춤이라도 추고 싶을 따름이었다.하지만 대공 체면이 있지, 스틸은 속에서 이죽거리는 웃음이 끝도 없이 흘러나왔지만, 그래도 꾹! 참으며 지니를 바라보았다. “어머! 주인님, 역시 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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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남녀가 붙어 있으면]

좋은 음식과 즐거운 이벤트, 그리고 향긋한 술잔이 오가는 가운데 스틸은 절로 올라가는 입꼬리를 감출 수 없었다. 지니도 평소처럼 스틸을 놀려먹는 대신, 오늘은 웬일인지 사람들과 어울리려는 듯 럼주를 들이켰다. 그 모습을 아무렇지 않게 지켜보려 애썼지만, 스틸은 자꾸만 지니가 의식되어 쭈뼛거리며 잔을 비웠다.“어제도 꽤 과음하셨던데 오늘도 이곳 매상을 많이 올려주실 것 같아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매상 걱정은 안 하셔도 될 정도로 손님이 많군요. 테이블의 꽃들도 싱싱해 보이고, 연인들끼리 저녁 식사를 즐기는 분위기도 참 보기 좋습니다.”리노의 질문에 스틸은 쑥스러움을 털어내려 상점 안을 눈으로 훑으며 넌지시 화제를 돌렸다. 그러자 옆에 있던 리나도 상점을 둘러보며 밝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조금만 분위기를 바꾸어도 이렇게 상업적으로 매출이 달라지다니. 대단한 걸요?”리나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저잣거리를 다녀봐도 온통 남자들만 즐길 장소뿐이지, 여자들을 위한 공간은 별로 없다는 생각이 스틸의 머릿속을 스쳤다.“그럼 오늘은 너무 과음하지 마시고 적당히 즐기면서 이야기나 나눠보시지요. 저도 너무 많이 취한 손님들은 부담스럽거든요. 특히 남녀 커플은요.”아, 이런. 이야기가 다시 묘하게 원점으로 돌아온 느낌이었다.“하하, 참. 제가 어제 좀······ 상태가 어땠습니까?”넌지시 리노에게 묻자, 그는 아무 일 없었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가볍게 한번 으쓱거렸다.“대공 각하께서는 평소와 똑같으셨고, 뭐, 기분은 꽤 좋아 보이셨습니다.”그런가. 별다른 일은 없었나 보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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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짜릿한 기대를 품고]

적당히 취기가 오른 스틸은 지니와 함께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던전 공략을 위한 모든 준비는 끝났다. 리나라는 든든한 동료를 얻은 것은 천운이었다. 그녀가 부르도 영지의 행방불명된 영주에게 허가만 받아온다면 모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터였다.리나는 작별 선물로 스틸과 지니에게 통신마도구를 하나씩 건네주었다. 이 낯선 세계에서 언제든 연락을 주고받을 지인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인생의 새로운 막이 열린 듯 가슴이 벅찼다.스틸은 제 품속으로 파고드는 지니의 부드러운 감촉을 느끼며 생각에 잠겼다. 말랑하고 온기 어린 그녀의 몸이 가슴에 닿을 때마다 머릿속이 아찔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레벨은 오르고 있고, 마정석을 가공해 팔면 금세 부를 거머쥘 것이다. 무엇보다 지니와 나누는 이 달콤한 시간은 삶의 가장 큰 낙이었다.하지만 단 하나, 마음 한구석을 짓누르는 불안이 있었다.‘어젯밤에 너무 무리했나? 횟수가 문제인 걸까?’수명이 0.1년 줄어들었다는 사실은 그에게 적잖은 충격이었다. 늘어나기만 하던 수치가 줄어들었다는 건,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생겼다는 뜻이었다.“주인님, 인간은 원래 건강하다가도 갑자기 아프고 그러잖아. 혹시 어디 불편해?”“전혀.”스틸은 벌떡 일어나 제 몸을 살폈다. 과로로 병이라도 얻은 걸까, 아니면 위험한 계획에 대한 시스템의 경고일까. 온갖 추측을 해보았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고 마음만 더 갑갑해졌다.그때, 지니가 피식 웃으며 스틸의 목덜미를 부드럽게 끌어안았다. 그녀의 뜨거운 숨결이 귓가를 간지럽혔다.“좋은 방법이 있어.”“뭔데?”“실험을 해보는 거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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