جميع فصول : الفصل -الفصل 60

76 فصول

#51. [반갑군, 적의 적은 모두 나의 편]

리노 길드의 사장이 『던전의 세계』 강의를 맡은 교수였다니.숙련된 탐험가이자 자신에게 큰 도움을 주었던 리노가 강단에 등장하자, 스틸의 입꼬리는 다시 한번 기분 좋게 호를 그렸다. 비 내리는 우중충한 아침이었지만, 스틸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하고 완벽한 하루의 서막이었다.‘레투카 아카데미, 생각보다 훨씬 대단한 곳이었군.’실전 전문가를 교수로 초빙해 강의의 질을 높인다는 발상은, 계급 중심의 보수적인 중세 사회치고는 꽤나 파격적이고 혁신적이었다. 사관학교 시절,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초빙되어 진행했던 체육 수업에서 느꼈던 그 생생한 현장감이 떠올랐다. 아무리 학문적으로 고결해도, 사선을 넘나든 실전 전문가의 한마디는 그 무게감부터가 다른 법이니까.“주인님, 이번 수업 정말 기대돼.”“나도 눈을 뗄 수 없을 것 같아.”지니와 스틸의 기대를 읽었는지, 리노는 가볍게 눈인사를 건넨 뒤 곧장 강의를 시작했다. 스틸은 책을 펼치고 노트까지 정갈하게 세팅하며 필기 준비를 마쳤다.“자, 지난 시간에 던전의 정의를 배웠다면, 오늘은 실전 공략법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여러분은 아직 1학년이고 대다수가 레벨 10 미만일 테니, 생존을 위해서라도 귀담아듣길 바랍니다.”리노의 설명은 명쾌했다. 교재 역시 던전 내부를 눈앞에서 보는 듯 생생하게 기술되어 있어 흥미를 자극했다. 그리고 곧이어 강의실의 공기를 바꾼 대단한 마도구가 등장했다.“주인님! 신기하다!”칠판 위로 마치 카메라로 촬영한 듯한 선명한 화상이 투사되었다. “뭐야, 동영상이 재생되고 있잖아?”***이렇게 신기할 수가.소형부터 SS급 특급 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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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은밀한 의혹과 거부할 수 없는 호기심]

창문에 기대어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던 밀로투스는 메스메리아와 입술을 겹친 채 서로의 열기를 탐닉했다. 이번 학기 들어 이 교수실은 학문의 장이라기보다, 두 남녀의 은밀한 갈증이 해소되는 탐욕의 공간에 가까워져 있었다.밀로투스는 상체를 압박해오는 그녀의 탄력 넘치는 가슴에 이성이 끊기는 것을 느꼈다. 그는 참지 못하고 메스메리아의 엉덩이를 거칠게 움켜쥐며, 그녀의 타액을 집어삼킬 듯 키스를 이어갔다.오늘도 서류 핑계를 대며 찾아왔지만, 그녀의 목적이 서류가 아님은 서로가 잘 알고 있었다. ‘백작가의 장남과 장녀. 가문 배경도 적당하고, 뒤끝도 없으니 이보다 깔끔할 순 없지.’비 때문에 훈련도 취소되어 몸이 근질거리던 차에, 적당히 땀을 흘리며 유희를 즐기는 것은 밀로투스에게도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어머, 절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처럼······ 어쩜 이리 처음부터 불끈하신가요?”메스메리아의 손이 어느새 그의 아랫도리에 닿았다. 그녀가 슬그머니 몸을 낮추자, 밀로투스는 거부하지 않고 그녀가 이끄는 쾌락의 흐름에 몸을 맡겼다.“교수님을 보자마자 본능이 앞선 것이니 오해하지 마십시오.”“이 소중한 물건이······ 오직 저에게만 이토록 뜨겁게 반응해야 할 텐데 말이죠.”“내 마력 감지 능력은 꽤 탁월합니다. 교수님이 지닌 맑고 청량한 기운이 나를 이토록 자극한다는 걸 알아두시길.”메스메리아가 환하게 웃으며 그의 은밀한 곳을 과감하게 움켜쥐고 조몰락거렸다.“호호, 듣기 좋은 소리도 잘하시네요. 전 마법이라곤 전혀 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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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 신사의 의무를 다한 대공 전하]

학교 식당. 그리고 의외의 조합이 제일 좋은 VIP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다.스틸, 지니 그리고 교수인 리노, 오늘 처음 만난 리나라는 3학년 학생까지.“자, 일단 식사나 하면서 느긋하게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습니다.”스틸은 지금 자신이 꽤 오만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불이 난다고 달려들어 끄고, 감히 황태자에게 할 말을 다 하고.이전에도 정의롭고 할 말 다 하는 사람이기는 했지만, 그때는 공부도 능력도 체력도 자신의 힘으로 다 이뤘기에 당당한 현세를 살고 있어 가능한 것이었다.그러나 지금은 아직 폐급에 못난이를 겨우 벗어날까 말까한 수준인데 이리 나대다니. 민망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금 자신에게는 시간이 없었다. 단순히 수치상의 성장도 했지만, 내면으로도 스틸은 지금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우리 스틸 대공께서 정말 대범하십니다.하하, 즐거운 식사 자리까지 마련해 주시다니요.”리노는 의아해 하면서도 입꼬리가 절로 올라가고 있었다. 스틸의 이런 적극적인 행보가 마냥 신기한 모양 같았다.스틸은 전신을 타고 흐르는 기분 좋은 전율에 마른침을 삼켰다. 그는 식탁 너머로 마주 앉은 이들을 느릿하고도 예리하게 훑었다. 건너편에는 중후한 기류를 풍기는 리노 사장이, 그 곁에는 비밀스러운 안개를 두른 듯한 여학생 리나가 자리하고 있었다. 우측에서 이 진풍경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는 지니의 눈동자가 보석처럼 반짝였다.스틸의 머릿속은 이미 ‘소형 던전 폐쇄’라는 거대한 계획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입가에 은은한 호선을 그리며 침묵을 지켰다. 반면, 리노 사장과 리나의 안색은 흙빛으로 변해 있었다. 두 사람은 마치 믿을 수 없는 신화의 한 대목을 목격한 양 스틸을 뚫어지게 응시했다.“자,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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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꿈꾸는 대공 전하]

『수학학 개론』 강의실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도 스틸은 지니의 따가운 잔소리를 한참이나 감내해야 했다. 치유 스킬이라는, 신의 영역에 맞닿은 고위 마법을 그리 함부로 내둘러서야 되겠냐는 타박이었다. 자칫 마력이 역류해 몸에 무리가 갔으면 어쩔 뻔했느냐며 몰아붙이는 지니의 목소리엔 걱정이 가득 서려 있었다.하긴, 리나의 얼굴을 단숨에 복구시킨 그 힘은 기적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고운 얼굴을 되찾은 리나가 정신없이 식당을 뛰쳐나간 뒤, 그 자리에 남겨진 리노 사장과 지니가 내뱉은 경악 섞인 탄성이 아직도 귓가에 쟁쟁했다. 스틸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세상을 뒤흔들 법한 열쇠를 손에 쥐게 된 셈이라는 것을 그제야 깨닫게 되었다.“어휴, 주인님. 그런 위험천만한 실험을 하면 큰일 나. 그러다 마력 고갈로 쓰러지기라도 했으면 어쩌려고.”지니는 입술을 삐죽이며 연신 구시렁거렸다. 끝도 없이 쏟아지는 잔소리는 스틸의 가슴을 짓눌렀지만, 그 기저에 깔린 애정이 느껴져 고맙고도 미안한 마음이 교차했다.“뭐 결과적으로 그 여학생도 구했고, 내 숙련도도 올랐으니 서로 좋은 일이지.”“그래도 우린 아직 경험이 턱없이 부족해. 그리고 주인님, 이 세상엔 이런 귀한 힘을 악용하려 드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서 그런 거니까 조심해.”하긴 그건 지니의 말이 틀린 데가 없었다. 만약 이 소문이 퍼진다면 사방에서 ‘줄을 서시오’를 외치며 병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 터였다. 그러다 치유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도 생기면, 희망은 곧장 날 선 원망이 되어 돌아올 것이 분명했다.‘선무당이 사람 잡고 돌팔이가 설치면 화를 부르는 법이지.’제대로 된 체계도 없이 감각에만 의존해 힘을 휘두른 것에 대한 자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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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어떤 귀족의 아찔한 호기심]

창밖을 때리는 빗줄기가 더욱 굵어졌다.  강의실 안, 눅눅한 공기 사이로 정적이 내려앉았다.  스틸은 펜을 돌리며 생각에 잠겼다. 이 세계에 발을 들인 이후, 정작 자신의 가장 큰 자산인 영지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민망하게 다가왔다.  아카데미에 오기 전, 자신이 어디서 숨을 쉬며 살았는지조차 가물가물했다. 유일한 재산이 잡초만 무성한 폐허가 되어가는지도 모른 채 방치했다니.  참으로 무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었다. 전전생의 기억 속엔 그저 화려한 대공저와 끝없이 펼쳐진 풍요로운 평원, 그리고 구름을 머금은 장엄한 산맥만이 파편처럼 남아 있을 뿐이었다. 스틸은 턱을 괴고 자신의 영지, ‘가르나르’라는 이름을 혀끝으로 굴려 보았다. 현재 황폐하다는 기준이 대체 무엇일까.  영지민들이 희망을 버리고 떠나버린 땅. 버려진 흙 위에 핀 꽃은 어떤 색일까. 그 공허한 모양새가 머릿속에서 어렴풋이 그려졌다. 스틸은 멍하니 칠판을 바라보다가, 옆자리에 앉은 지니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은은한 비누 향이 섞인 그녀의 체취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가느다란 목덜미와 뾰족한 엘프의 귀가 시야에 들어왔다. “너, 가르나르 영지에 가 본 적 있어?” 낮게 깔린 그의 목소리에 지니가 동그란 눈을 깜빡이며 대답했다. “······아니.” 스틸은 노트를 채우던 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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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우아한 짐승들의 탐닉]

마티어스가 리나를 이끈 곳은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자신의 후작가 마차였다.말이 마차일 뿐, 내부는 웬만한 귀족의 침실보다 화려했다.두툼하고 폭신한 가죽 시트, 은밀하게 빛을 차단하는 고급 직물들, 그리고 외부의 충격을 완벽하게 흡수하는 마법각인까지. 황실 마차조차 무색게 할 사치스러움이 좁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그 폐쇄적인 공간 속에서, 마티어스는 거칠게 리나를 품에 안았다.이상하게도 리나는 그를 밀어내지 않았다.그의 강한 손길에 이끌려 들어올 때부터, 그녀는 부끄러움에 몸을 잘게 떨었을 뿐 격렬한 반항은 하지 않았다.오히려 제 평판보다 마티어스의 이름에 흠집이 날까 전전긍긍하는 그녀의 모습이, 남자의 정복욕을 더욱 예리하게 자극했다.빗소리가 마차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만이 정적을 메우고 있었다.“하흣······!”마티어스는 젖은 옷 위로 드러난 그녀의 곡선을 탐하듯 감싸 안으며 입을 맞추었다.숨 쉴 틈조차 허락하지 않는 집요한 침범이었다. 그녀의 가느다란 숨소리가 그의 입안으로 고스란히 삼켜졌다.비에 젖어 살결에 착 달라붙은 옷감은 그녀의 은밀한 굴곡을 여과 없이 드러냈고, 그 색정적인 모습에 마티어스의 아랫도리는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옷, 벗길 거야.”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는 신사의 통보이자, 짐승의 선언이었다.리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그의 시선을 피했지만, 거부의 몸짓은 없었다.그녀가 입을 열어 허락할 수 없음을 알기에, 마티어스는 망설임 없이 그녀의 옷깃을 잡아챘다.무거운 젖은 망토가 바닥으로 떨어지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이어지는 제복의 단추들. 하나씩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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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그 귀족들의 사정]

밤이 깊었다. 그런데 후작가 마차 안은 조용하다가 다시 들썩이는 진동이 상당했다.하지만 비가 억수처럼 쏟아졌고, 조금씩 어둑어둑 사위도 어두워져 가는 데다가 모두 돌아간 시각이라 전혀 알아차리는 이가 없었다.있다고 한들 뭐 어쩌겠는가.위세가 당당한 도르트 후작가 문양이 저리 번쩍이는데.“하흣, 마티어스. 돌아가. 이제 그만······.”“그래, 이 아까운 시간에 둘 다 잠이 들다니. 이제 마지막이야.”마티어스는 거칠게 리나를 다시 몰아붙였다.마티어스는 그녀의 아름다우면서 탄력 있는 그 여성스러운 육체를 바라보며 식지 않은 열기를 피워냈다.터질듯한 풍만한 가슴, 늘씬한 팔과 다리. 게다가 천상 매끈한 피부와 더불어 달콤한 체향.그리고 아랫도리를 뜨겁게 감싸 오르는 뜨거움은 사람을 미치게 하였다.“대단하네, 나의 애인. 그 방만한 몸을 어찌 가만히 놀리지도 않고 참아 냈지?”마티어스는 그리 크게 포효하고 싶었지만, 너무 넋을 놓았나 싶어 억지로 이성을 부여잡는 중이었다.리나는 그래도 이 관계가 만족스러운지 유혹하듯 미소를 지으며 더 몸을 조여갔다.“하흣-, 도르트가를 이끌어가는 데다가 제국에 위세가 대단한 후작가의 도련님이··· 너무 야하잖아?”더욱더 그녀의 신음이 마티어스를 어찌하지 못할 정도로 달구게 하였다.마티어스는 황홀경에 빠져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면서 한껏 제 입을 머금었다. 이미 온몸이 울긋불긋 난리가 난 리나의 하얀 몸을 보자 그저 더 가학 심리가 돋아 터질 듯한 그 가슴을 놓지 않았다.“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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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꽃들이 속삭이는 위험한 계절]

스틸은 수업에 집중하기 위해 교재를 펼쳤으나, 활자들은 그저 무의미한 나열일 뿐이었다.평생을 군인으로, 혹은 고독한 인생을 살아온 그에게 문학이란 생경한 영역이었다.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고 이별 앞에 절규하는 인간들의 서사가 그에겐 마치 먼 나라의 신화처럼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마법이 창궐하는 시대에도 결국 본질은 남녀 간의 애정인가.’영혼 없는 눈으로 교수의 강의를 흘려듣던 스틸은 지루함을 달래려 옆자리의 리나에게 나직이 말을 건넸다.“선배님, 기숙사 책꽂이에서 『운동학 개론』을 봤는데 정규 편성표에는 없더군요. 그건 언제 듣는 과목입니까?”리나는 눈을 반짝이며 교수의 눈치를 살피더니, 입가에 손을 가리고 소근거렸다.“아, 스틸 대공은 기억을 잃으셨죠? 그건 『군사학 개론』의 필수 부교재예요. 가끔 이스트 에어리어에서 실습 수업이 있을 때나 쓰이니 미리 챙겨두는 게 좋아요.”사우스 에어리어에만 머물던 스틸에게 이스트 에어리어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기억을 잃기 전의 자신도 나름 공부에 대한 열망은 있었던 모양이라며, 그는 작게 실소를 머금었다.그런데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이미 3학년인 리나가 왜 이 기초 문학 수업에 앉아 있는 것일까.“이 수업이 좋아서 다시 듣는 거예요. 치르수 교수님의 강의는 늘 영감을 주거든요.”재수강도 아닌, 순수한 애정으로 수업을 다시 듣는다는 리나의 말에 스틸은 눈을 가늘게 떴다.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하지만 옆에 있던 지니는 달랐다. 그녀는 스틸의 팔을 꼭 잡으며 깊이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해돼요. 인간의 삶은 너무나 짧지만, 그 짧은 순간의 사랑과 행복이 글로 남아 영원이 된다는 게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요.”
last updateآخر تحديث : 202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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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누가 자꾸 나를 건드려?]

스틸은 본능적으로 지니의 손을 낚아채 어두운 골목 안쪽으로 몸을 숨겼다. 습한 벽면에서 배어 나오는 이끼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지니는 주변의 기류를 살피듯 숨을 죽이더니, 이내 휘리릭 소리를 내며 램프 안으로 몸을 감췄다.* 주인님, 누군가 우리 대화를 엿듣고 있어. 우리의 관계나 행방을 의심하는 지독한 시선이 느껴져요. 당장 여기서 벗어나야 해요.‘어떤 미친 자식이······.’스틸은 욕설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으나 간신히 삼켰다. 지니의 경고는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다. 그는 머릿속으로 수없이 복기했던 좌표를 떠올렸다. 검은 연기와 비극의 서사가 잠든 곳, 가르나르 영지. 좌표가 명확해지는 순간 공기가 일렁이며 두 사람의 형체를 집어삼켰다. *** 순간 이동의 반동으로 가슴이 울렁거렸다. 이렇게 먼 곳은 처음이라 그런가. 그래도 몸 상태는 금방 돌아왔고 순간이동은 성공이었다.도착한 곳은 가르나르 영지와 로테 공작령인 부르도 영지의 경계선이었다. “지니, 알려줘서 고맙다. 네가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스틸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엘프의 정체나 요정계의 비밀 같은, 결코 세상 밖으로 나와선 안 될 이야기들이 들통날 뻔했다.- 어휴, 정말 끈질긴 냄새였어. 대체 누가 우리 뒤를 밟은 걸까?“글쎄. 하지만 여기까지 추적해오진 못하겠지. 아카데미에서 이 정도로 먼 거리를 한 번에 도약할 수 있는 마법사는 손에 꼽으니까.”스틸은 안도하며 지니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안도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지옥’이었기 때문이다.소속도, 보호도 받지 못한 채 모여든 자유민들의 난민촌은 폐허 그 자체였다
last updateآخر تحديث : 202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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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과연 독이 든 성배인 건가?]

이런 망할 황태자는 대체 왜 자신에게 연락한 건지 리나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리나는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마도구의 진동을 혐오스럽게 내려다보았다. 그러자 불길한 마력의 파동이 손목을 타고 오한처럼 번졌다. 떨리는 손으로 응답을 누르자마자, 고막을 간지럽히는 건 지나치게 매끄럽고 여유로운 남자의 음성이었다.-오, 귀여운 나의 종달새. 몸은 어떤가 하고.가증스러운 다정함이었다. 리나는 이를 악물었다. 제 몸을 만신창이로 헤집어 놓은 장본인이 던지는 안부라니. 비릿한 분노가 치밀었지만, 그녀는 오히려 이 상황을 기회로 삼기로 했다. 아프다는 핑계를 대서라도 그와 마주할 시간을 단 1분이라도 깎아낼 수 있다면, 그것이 유일한 구원이었다.“안 그래도 좀 아파서······. 괜찮다는 말씀은 도저히 못 드리겠네요.”일부러 수척하게 깎아낸 목소리를 건넸다. 그러나 마도구 너머의 아쳐는 리나의 계산보다 훨씬 더 집요한 남자였다.-저런, 가엾기도 하지. 그래서 내가 금화 3개쯤은 쥐여주고 싶은데. 지금 어디야?순순히 놓아줄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리나는 천천히 대답을 골랐다. 거짓으로 고했다가 그의 촘촘한 정보망에 걸려드는 날엔, 그나마 남은 가느다란 숨통마저 끊길 터였다.“······아카데미 밖을 나와 있는데 왜요?”-어디 보자······ 정확한 좌표는?리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적당히 둘러댈까 싶었지만, 이곳은 엄밀히 말하면 자신의 땅이었다. 비록 버려진 채 방치된 황무지일지라도 재건의 의무가 서린 주인의 땅. 그녀는
last updateآخر تحديث : 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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