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창을 목격한 학생들의 경악 섞인 웅성거림은 스틸의 어깨를 기분 좋게 치켜세우기에 충분했다.“스틸 대공, 정말 대단한걸?” “레벨이 벌써 24?” “입학 후 줄곧 수업엔 냉소적이었던 사람이 저렇게 의욕을 보이다니!”주변의 반응을 곱씹으며 스틸은 과거의 행적들을 복기했다. 이전의 생에서나 지금의 생 초반에서나, 그는 늘 마법 수업을 방치했고 단 한 번도 자신의 진정한 역량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입학시험조차 백지로 제출했을 만큼 삶에 냉소적이었던 그였기에, 지금 이들이 느끼는 충격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다.마지션 픽스 교수 또한 흥미로운 눈빛으로 스틸에게 다가와 마지막으로 레벨을 확인했던 장소를 물었다. 스틸이 담담히 용병 길드에서 측정했다고 답하자, 교수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찬사를 보냈다.“놀랍군요. 최근에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표기된 추가 수명은… 아마 사선(死線)을 넘나들며 잠재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대가로 부여된 것이겠지요.”교수는 무언가 강력한 봉인이 생명의 위협을 감지해 해제되었거나, 던전의 정수를 흡수해 얻은 기연일 것이라며 전문적인 해석을 덧붙였다. 그때, 소란스럽던 잔디밭 위로 서늘한 정적이 내려앉았다.수업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단연 돋보이는 존재감을 내뿜으며 한 사내가 등장했다. 회색 망토를 두른 친위 마법사들의 호위 속에, 태양을 본뜬 황금빛 망토를 휘날리며 거침없이 걸어오는 자.“황태자, 아쳐로군.”스틸의 미간이 날카롭게 좁아졌다. 수만 명을 도륙하던 전생의 잔인함을 감춘 채, 오만할 정도로 당당하게 군중을 압도하며 다가오는 아쳐의 자태는 스틸의 투쟁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 밀로투스는 메스메리아와 격정적인 관계를 매듭지은 뒤, 가운을 걸친 채 찻잔을 들고 창가로 향했다. 그는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원거리 시각 마법으로 연무장의 수업을 관전했다. 스틸의 상태창 수치를 정밀하게 읽어낼 순 없었으나, 학생들의 일렁이는 반응만으로도 그가 범상치 않은 경지에 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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