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대체 자신이 지니에게 얼마나 질척거렸던 걸까. 아무리 제 머릿속을 헤집어 보아도 지니의 하얀 살결을 탐했던 감촉만이 손끝에 남아 스틸을 괴롭혔다. 민망함을 애써 누르며 스틸은 차분하게 던전으로 향했다. 반면 지니는 무엇이 그리 좋은지 아침부터 들뜬 기색이었다. 카나리아처럼 재잘거리는 그녀의 목소리가 고요한 숲길에 기분 좋게 울려 퍼졌다.“여기 사장님은 정말 주인님을 좋아하나 봐. 이렇게 잔뜩 챙겨주다니, 대단하지 않아?”곱고 고운 지니는 그저 스틸이 좋아 옆에 꼭 붙어서 생글생글 웃기만 했다.그러고보니 리노의 호의는 확실히 파격적이었다. 두 사람이 먹을 샌드위치와 음료, 상세한 던전 지도, 그리고 묵직한 검과 방패, 몸에 딱 맞는 가죽 갑주까지. “이거, 갚아야 할 신세가 꽤 늘었군.” “그만큼 주인님이 멋지니까 그런 거지. 그런데 주인님, 어제 마신 술이 그렇게 맛있었어?” “······뭐, 나쁘지 않았지.”스틸은 지니의 순진무구한 질문에 슬쩍 시선을 피했다. 술맛보다는 술기운에 저지른 ‘짐승 같은 짓’들이 떠올라 목덜미가 다시 화끈거렸다. 지니는 스틸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듯 맑은 미소를 지었다.문득 의문이 들었다. 지니는 과거에 대체 어떤 주인을 만났기에, 자신 같은 남자에게 이토록 맹목적인 애정을 쏟는 걸까. “지니, 앞으로 내가 세상의 재미있는 것들을 하나씩 다 알려줄게.” “와, 주인님! 정말 기대돼!” “그나저나, 어제 길드 사람들이 네 정체를 의심하진 않았나?”스틸의 물음에 지니가 움찔하며 눈동자를 흔들었다. 그러더니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종이 한 장을 꺼내 들었다. 어제 리노의 길드에서 측정받은 스테이터스 결과지였다.“엘프 기운을 숨긴다고 숨겼는데······ 일단 평가는 이렇게 나왔어.” *********************************** - 기타 능력 : 250,000 - 현재 레벨 : 28 (B급 마력 소유자) ★ 물, 바람, 흙 속성 능력이 향상됨. ★ 인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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