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의 코앞에 들이밀어진 것은, 방금 전까지 젊고 아름다운 여자의 매끄러운 살결을 감싸고 있던, 주인의 체온과 눅눅한 땀 냄새가 고스란히 배어 있는 얇고 따뜻한 스타킹 뭉치였다.귀에서 삐- 하는 이명이 들릴 만큼 심장이 쿵쾅거렸고, 좁은 파티션 안에서 보미에게 이 미친 심장 박동 소리가 들키지는 않을까 두려울 정도였다.이것은 단순한 부탁이 아니었다. 평생을 숨겨왔던 그의 가장 깊고 더러운 페티시적 욕망을 정면으로 꿰뚫는, 너무도 달콤한 악마의 유혹이었다.그가 차마 손을 뻗지 못하고 굳은 채 바들바들 떨고만 있자, 보미가 상체를 숙여 고개를 갸웃하며 그의 붉어진 얼굴을 빤히 들여다봤다."얼굴이… 괜찮으세요, 과장님?""으, 응?! 아, 아니야! 보, 보미 씨 하루 종일 고생해서 힘들 텐데… 내가, 내가 버려줄게. 다, 당연히 그, 그래야지… 이리 줘."김영준은 보미의 온기가 남은 스타킹을 낚아채듯 손에 쥐고는 허둥지둥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커다란 공용 휴지통이 있는 탕비실을 향해 잰걸음으로 걸어갔다.하지만 탕비실에 들어선 그는 쓰레기통의 페달을 밟아 ‘철컥’ 하고 뚜껑 열리는 소리만 낸 뒤, 손에 쥔 보미의 스타킹 뭉치를 자신의 정장 바지 주머니 속으로 은밀하고도 다급하게 쑤셔 넣었다. 누구에게 들킬세라 주변을 번뜩이는 눈으로 살피며 남자 화장실로 향하는 김영준의 바지 주머니 바깥으로는, 얇은 커피색 나일론 천 한쪽이 아슬아슬하게 삐져나와 있었다.화장실에 들어선 김영준은 세면대와 소변기 쪽에 아무도 없음을 재차 확인한 뒤, 가장 구석에 있는 칸막이 안으로 황급히 뛰어 들어갔다.변기 뚜껑을 닫고 주저앉은 그는, 주머니에서 보미의 스타킹을 꺼내 두 손으로 소중히 펼쳐 들었다.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코와 입에 그것을 바짝 밀착시키고, 미친 듯이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훅- 하고 찔러 들어오는 젊은 여자의 야릇한 땀 냄새와 체취가 비강을 뚫고 폐부 깊숙이 스며들어, 온몸의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나갔다.밀폐된 구두 속에서 하루 종
Last Updated : 2026-04-0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