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บทที่ 81 - บทที่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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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무언가 심장을 툭, 하고 건드리는 기분이었다.권태혁은 헛기침을 내뱉었다.그는 온세아에게 쏠린 시선을 억지로 거두며 말했다.“용건 끝났으면 이만 나가봐.”그녀를 더 곁에 두는 건 위험했다. 저토록 해맑게 웃는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영영 보내주지 못할 것 같은 충동이 일었다.“네!”온세아는 그의 태도가 돌연 냉랭해진 이유를 굳이 캐묻지 않았다. 그저 들뜬 발걸음으로 대표실을 나섰을 뿐이다....회의가 끝났을 때는 이미 정오를 넘긴 시각이었다.온세아는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권태혁의 차 근처에서 기다리기로 했다.그런데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느닷없이 따귀를 얻어맞았다.찰싹!무방비 상태였던 온세아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화끈거리는 통증에 머릿속이 하얘졌다.분노와 질투로 일그러진 온아정의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온세아, 이 천박한 년! 감히 네 형부를 유혹해?”온세아는 얼얼한 오른쪽 뺨을 감싸 쥐며 고개를 돌렸다.그곳엔 당장에라도 자신을 잡아먹을 듯 독기를 품은 온아정이 서 있었다.“그런 적 없어...”본능적으로 변명하려 했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진 몇 장이 그녀의 얼굴을 덮쳤다.“아직도 발뺌이야?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지. 네가 내 남편 꼬셔대는 걸 모를 줄 알았어?”온세아가 바닥에 떨어진 사진들을 주워 확인했다.어제 승마장에서 진하성과 대화를 나누던 장면들이었다.하지만 사진 속 두 사람은 그저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정도였을 뿐, 문제 될 게 전혀 없었다.“어제 형부 승마장에 갔던 건 맞아. 하지만 유혹한 적은 없어!”온세아가 정색하며 말했다.온아정이 분노로 몸을 파르르 떨며 악을 썼다.“나 몰래 우리 남편 승마장에 찾아가 놓고, 유혹하려던 게 아니라고?”온세아는 기가 찼다.“몰래라니? 나 어제 분명히 친구랑 같이 갔어. 그리고 현장에 형부랑 단둘이 있었던 것도 아니야. 지인분들도 계셨다고.”온아정의 입술이 비릿하게 뒤틀렸다.그녀는 온세아의 말을 믿어줄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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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충격에 휩싸인 온아정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부릅떴다.“너, 지금 날 때린 거야? 이게 미쳤나, 진짜! 죽고 싶어 환장했어?”어릴 때부터 온세아를 괴롭히는 건 항상 그녀의 몫이었다.그런데 감히 제 머리 꼭대기 위에 올라타려 들다니,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오히려 내가 부탁할게. 언니야말로 앞으로 내 남편 주변에서 좀 꺼져줘.”온세아가 서늘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조금 전 온아정은 그녀가 진하성을 유혹했다는 의심만으로 손을 휘둘렀다.그렇다면 구형민과 엄연히 결혼한 사이인 걸 알면서도 매일같이 제 남편에게 매달리는 온아정에게 자신이라고 손을 못 댈 이유는 없었다.이 따귀는 아주 오래전부터 돌려주고 싶었던 묵은 빚이었다.“뭐라고?”온아정은 분노로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광기에 젖어 일그러진 얼굴은 당장에라도 온세아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 험악했다.“이 천박한 년이! 오늘 네 제삿날인 줄 알아!”그녀는 악을 쓰며 다시 손을 치켜들었다.이내 온세아의 뺨을 향해 힘껏 내리치려던 순간, 허공을 가르던 손목이 권태혁의 손에 단단히 붙잡혔다.온아정은 당혹감에 고개를 들어 자신을 가로막은 남자를 바라보았다.“이건 우리 집안일이에요. 제삼자는 상관 말고 비켜주시죠?”잠시 권태혁의 외모에 마음을 뺏겼던 건 사실이지만, 금세 정신을 차리고 독기를 내뿜었다.저 완벽한 껍데기에 홀려 제 페이스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온세아 씨는 현재 내 비서입니다.”권태혁은 훤칠한 다리로 성큼 다가서더니, 위압적인 체구로 온세아를 제 등 뒤에 숨기며 낮게 경고했다.그건 온세아가 ‘내 사람’이니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이나 다름없었다.온아정의 표정이 멍해졌다.권태혁이 제 동생을 이토록 노골적으로 감싸고 돌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었다.그의 체면을 봐서라도 여기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자기 구역도 아닌 곳에서 온세아를 몰아붙여 봤자 득이 될 게 없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었다.“권 대표님께서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이번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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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온세아가 고개를 저으며 그를 돌아보았다.“아무것도 아니에요. 대표님, 아까는 감사했어요.”권태혁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그걸로 끝인가?”온세아는 눈을 깜빡였다.“아니면요?”권태혁이 못마땅한 듯 투덜거렸다.“말로만 때우는 걸 참 좋아하는군.”온세아는 어안이 벙벙했다.설마 무슨 실질적인 보답이라도 바라는 걸까?이내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그럼... 어떻게 감사드리면 될까요?”권태혁의 시선이 그녀의 몸에 머물렀다.오늘 온세아가 입은 화이트 오피스 룩은 매끈한 몸매를 은근하게 드러냈다.그 자체로 충분히 자극적인데, 정작 본인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순진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어젯밤 그녀와 함께했던 꿈이 떠오르자, 권태혁은 온몸이 뜨거워지는 기분이었다. 당장이라도 뒷좌석에 태워 마음껏 유린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권태혁이 갑자기 바짝 다가왔다.둘 사이의 거리는 불과 10cm, 입술이라도 닿을 것처럼 아슬아슬했다.온세아는 대답도 없이 가만히 쳐다보기만 하는 남자 때문에 가뜩이나 긴장하고 있었다.특히 먹잇감을 노리는 듯 집요한 눈빛에 저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게다가 갑작스럽게 좁혀진 거리 탓에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심장이 금방이라도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저기, 대표님...”권태혁은 그녀의 눈을 빤히 바라보며 그냥 ‘내 여자’가 되는 게 어떻겠냐고 묻고 싶었다.최근 들어 자꾸만 꿈속까지 나타나 자신을 괴롭히고 있지 않은가.이전에는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었다.그를 이토록 안달 나게 만든 여자는 온세아뿐이었다.하지만 그녀에게 이미 남편이 있다는 사실이 떠오르자,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억지로 삼켜버렸다.“나 아직 점심 전인데, 같이 밥 먹으러 가지.”온세아가 멍한 표정으로 되물었다.“점심만 같이 먹으면 되나요?”그가 바라는 보답이 고작 식사 한 끼라는 게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권태혁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했다.“왜, 다른 식으로 보답하고 싶은 생각이라도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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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온세아는 무의식중으로 남자의 품에서 벗어나려 몸을 일으켰다.하지만 권태혁은 그녀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가느다란 허리를 단단히 감싸 무릎 위에 고정했다.“대표님...?”온세아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심장 박동이 무서운 속도로 치솟았다.권태혁이 그녀의 예쁜 눈매를 빤히 응시하며 말했다.“내 차가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나?”말을 내뱉을 때마다 뜨거운 숨결이 속눈썹에 닿아 전류처럼 온몸을 훑고 지나갔다.온세아는 열기에 덴 듯 황급히 시선을 피했다.본인 말고는 아무도 태운 적 없다는데, 그럼 귀걸이는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설마 이 남자가 훔치기라도 했나?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부족한 것 하나 없는 대단한 사람이 뭐가 아쉬워서 고작 귀걸이 한 짝을 훔치겠는가.온세아는 저도 모르게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를 슬쩍 올려다보았다.하필 그 찰나의 시선이 권태혁에게 딱 걸렸다.“왜 그런 눈빛으로 날 쳐다보지? 설마 나더러 물어내라는 건가?”품 안의 여자를 내려다보는 권태혁의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았다.낮게 깔린 목소리가 귓가를 은근하게 파고들었다.온세아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이내 눈동자를 굴리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내뱉었다.“그럴 리가요.”하지만 속으로는 어쨌거나 귀걸이는 이 차 안에서 사라졌으니, 그가 보상하는 게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 않나 싶었다.상대는 엄연한 상사였다. 게다가 지난번 승마장에서 돌아올 때도, 비록 기사를 시켜 바래다주긴 했지만 결국 잠이 들어 귀걸이를 잃어버린 건 자신이었다.전적으로 권태혁에게 책임을 묻기엔 무리가 있었다.남자는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숨결이 닿을 듯한 거리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진심으로 하는 소린가?”온세아는 뒷덜미가 쭈뼛 서는 기분이었다.그녀는 필사적으로 입꼬리를 끌어 올리며 대답했다.“그럼요. 제 부주의로 잃어버린 건데 대표님 탓을 할 리가 없잖아요.”위험하게 번뜩이는 권태혁의 눈매가 점차 가늘어졌다.“그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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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권태혁이 방금 제 뺨을 때린 그녀의 손을 꽉 움켜잡더니 한참을 노려보았다.“먼저 나한테 추파 던진 건 세아 씨 아니었나?”“추파라니? 제가 언제요!”온세아가 본능적으로 반박했다. 대체 자신이 언제 그를 유혹했단 말인가.“그동안 병 핑계 대면서 사사건건 신호 보내고 내 몸 탐낼 때도 난 다 참아줬어. 근데 방금은 뭐야? 귀걸이 잃어버렸다는 뻔한 거짓말까지 해가며 대놓고 엉덩이를 흔들며 유혹했잖아. 결국 나더러 손대지 않고는 못 배기게 몰아붙인 건 세아 씨야.”권태혁은 칠흑 같은 눈동자로 그녀를 빤히 응시하며 한 자 한 자 힘주어 몰아세웠다.온세아는 기가 막혔다.강제로 입을 맞춘 게 알고 보니 자신이 유혹해서 벌어진 일이라니, 이 무슨 적반하장이란 말인가.비록 그가 한 말 중 일부분은 사실이긴 했다.이전에 병이 발작했을 때 권태혁의 몸을 노골적으로 탐냈던 적이 분명 있었으니까.하지만 이번만큼은 정말 귀걸이를 찾으러 차에 탔을 뿐이었다.그런데 이 남자는 자신이 유혹하려고 거짓말까지 지어냈다고 확신했다.“대표님, 오해예요. 전 절대...”온세아가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급히 입을 열었다.“절대 뭐?”권태혁의 날카로운 시선이 비수처럼 꽂혔다.“내 몸을 탐낸 적이 없다고 감히 단언할 수 있나?”온세아는 입술을 깨물며 기어들어 가는 소리로 중얼거렸다.“있긴 하지만, 이번만큼은...”절대 아니었다.정말 귀걸이를 찾으려고 했을 뿐이었다.권태혁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붉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드디어 인정하는군. 내 몸을 계속 탐내고 있었다고.”“...?”온세아는 입술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번쩍 정신이 들었다.눈동자에는 뒤늦은 자책감이 가득 찼다.‘세상에, 내가 방금 무슨 소리를 한 거야!’“아니, 그게 아니라...”횡설수설 해명을 시작하려는 찰나, 기사가 급브레이크를 밟았다.“대표님, 도착했습니다.”고급 세단이 멈춰 선 곳은 한 고급 레스토랑 앞이었다.온세아도 이름은 들어본 적 있는 곳으로, 1인당 식사비가 최소 수십만 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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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온세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녀는 급히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럴 리가요.”상사에게 밥을 먹여달라고 하다니, 가당치도 않은 일이었다.권태혁은 아예 그녀의 옆자리로 옮겨 앉았다.“그럼 좀 더 가까이서 같이 먹고 싶다는 뜻이었나?”깊고 검은 눈동자가 그녀를 뚫어지라 응시했다.온세아는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파르르 떨었다.“차라리 좀 멀리 떨어져 줬으면 좋겠는데...”그녀는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슬금슬금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하지만 권태혁은 다시 곁으로 바짝 다가와서 앉았다.“방금 뭐라고 했지?”권태혁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온세아는 급히 말을 바꾸었다.“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대표님 귀찮게 해드릴 순 없죠. 그냥 제가 알아서 먹을게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는 음식을 허겁지겁 입에 쑤셔 넣기 시작했다.혹시라도 그가 마음이 바뀌어 정말로 밥을 먹여주겠다고 나설까 봐 겁이 났기 때문이다.그런 상황이 온다면 정말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권태혁은 콧방귀를 뀌면서도 그녀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았다.온세아는 입맛이 없는 줄 알았는데, 막상 한 입을 먹고 나니 뒤늦게 배고픔이 몰려왔다.게다가 요리 하나에 수십만 원씩 하는 비싼 음식답게 기가 막힐 정도로 맛이 훌륭했다.결국 체면은 잠시 내려놓고 본격적으로 먹는 데 집중했다.권태혁은 그녀가 쉼 없이 수저를 움직이며 양 볼이 빵빵해지도록 먹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았다.마치 옆에 자신이 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은 듯 보였다.권태혁은 돌연 식사할 기분이 싹 사라졌다.지금껏 그가 만났던 여자들은 하나같이 조신한 척 굴며 우아한 이미지를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온세아는 달랐다. 타인의 시선 따위 안중에도 없었다.자신의 앞에서 이토록 격식 없이 구는 여자는 그녀가 처음이었다.그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오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유 모를 울화가 치밀었다.결국 자신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는 증거이기도 했으니까.그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치든지 전혀 관심 없다는 사실이 생각할수록 불쾌했다.권태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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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남자의 몸에서 풍기는 짙은 수컷의 향기가 순식간에 그녀를 에워쌌다.“대표님, 저 배부른데...”본능적인 위기감을 느낀 온세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뜨려 했다.그 순간, 권태혁이 그녀의 팔을 붙잡더니 뒤에 있던 식탁으로 몰아붙였다.무방비 상태의 온세아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코앞까지 들이닥친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았다.또다시 강제로 입을 맞추려는 줄 알고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권태혁이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약 발라주려는 건데, 얼굴은 왜 붉히지?”온세아는 넋을 잃고 말았다.‘응?’키스가 아니라 고작 약을 발라주려던 거였다니.착각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녀의 얼굴이 아까보다 훨씬 더 새빨개졌다.권태혁은 구급상자에서 연고를 꺼내 뚜껑을 열더니, 손가락 끝에 살짝 묻혀 그녀의 얼굴로 향해 손을 뻗었다.온세아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는 아예 턱을 붙잡아 고정해 버렸다.“부기 빠지는 약이야.”말을 마치고는 약을 발라주려는 찰나, 온세아가 버둥거리며 저항했다.“제가 할게요.”그러자 권태혁이 그녀의 다리 사이로 자기 허벅지를 끼워 넣으며 움직이지 못하게 꽉 눌렀다.“가만히 있어.”그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경고했다.온세아는 남자의 몸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변화를 즉각 알아챘다.‘대체 왜 나한테 이렇게까지...’두 사람의 자세는 어딘가 야릇했다.권태혁이 또다시 반응을 보이자 온세아는 겁에 질려 꼼짝달싹 못 했다.이윽고 길쭉한 손가락이 붉게 부어오른 그녀의 뺨에 닿았다.그는 아주 조심스러운 손길로 약을 펴 발라주었다.차가운 연고가 피부에 닿자 가슴 속까지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이 밀려왔다.진통 효과는 즉각적이었다.온아정에게 맞았던 자리에 남은 화끈거리는 통증이 금세 가라앉았다.권태혁은 시종일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오직 상처에만 집중하는 그의 눈빛에 온세아의 뺨은 다시금 뜨겁게 달아올랐다.그나저나 너무 가까운 거 아닌가?온세아는 식탁에 등을 밀착시킨 채 최대한 그와 거리를 두려 애썼다.하지만 그럴수록 권태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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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온세아는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움켜쥐었다.그러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 변명했다.“누구에게나 가슴속 깊이 간직한 첫사랑 정도는 있는 거 아닌가요? 게다가 언니는 이미 결혼까지 했는걸요.”권태혁의 잘생긴 얼굴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굳었다.“그러니까 지금, 남편 마음속에 다른 여자가 있어도 상관없다는 건가? 그게 하필 본인 언니인데도?”“이미 다 지난 일이라고요!”온세아가 다급히 말을 잘랐다.집안의 치부를 상사에게 들킨 것만으로도 수치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설령 이혼하더라도 철저히 비밀리에 움직여야 했다.구형민과의 이혼 소식이 양가 어른들의 귀에 들어가는 순간, 결코 순탄치 못할 게 분명했으니까.권태혁의 칠흑 같은 눈동자가 순식간에 온기를 잃고 차갑게 식어버렸다.원래는 이혼하고 자신에게 오라고 말할 작정이었다.하지만 그녀가 완강하게 변명을 늘어놓자 목구멍까지 차올랐던 말이 턱 막혀버렸다.보아하니 이혼할 생각이 전혀 없는 듯했다.설마 마음이 딴 데 가 있는 그 쓰레기 같은 놈에게 아직 미련이라도 남은 걸까?언니가 결혼했으니 이제 남편이 자신에게 돌아올 거라 믿는 건가?권태혁의 미간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음산한 살기가 숨이 막힐 정도로 공간을 압도했다.온세아는 그가 화났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다만, 대체 어느 대목에서 심기가 불편해진 건지 도저히 알 길이 없었다.불륜 사실을 들켰다 한들, 바람난 남편을 둔 건 자신인데 왜 제삼자인 그가 이토록 분노한단 말인가....퇴근 후, 온세아는 이채린과 만나 함께 저녁을 먹었다.그러고는 파티에 입고 갈 드레스를 고르기 위해 고급 부티크를 찾았다.이채린은 이것저것 골랐지만 좀처럼 만족하지 못했다.사이즈가 맞지 않거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싼 탓이었다.그러던 중, 마네킹이 걸치고 있는 에메랄드 드레스가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와, 이 드레스 진짜 예술이다!”첫눈에 반해버린 이채린이 홀린 듯 점원을 불렀다.“저기요, 이 드레스 좀 보여주세요. 한번 입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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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온아정의 이름이 나오자 그제야 온세아는 못 이기는 척 고개를 끄덕였다.이내 에메랄드 드레스를 들고 탈의실로 향했다.잠시 후, 커튼을 열고 나온 온세아의 모습에 매장 안은 감탄으로 가득 찼다.드레스는 마치 그녀를 위해 맞춤 제작한 것처럼 완벽했다.하얀 피부는 더욱 투명하게 빛났고, 유려한 몸매는 과하지 않으면서도 매혹적으로 살아났다.“세아야, 진짜 너무 예뻐!”이채린이 가장 먼저 찬사를 보냈다.경다혜도 그녀에게 다가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역시 내 눈이 틀리지 않았네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어울려요.”온세아가 점원에게 물었다.“이 드레스 얼마인가요?”점원이 공손하게 대답했다.“이 제품은 경다혜 고객님 전용으로 디자인된 의상이라, 이미 결제가 완료된 상태입니다.”온세아는 곧장 경다혜를 돌아보며 말했다.“드레스값 알려주세요. 지금 바로 송금해 드릴게요.”경다혜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고작 옷 한 벌 가지고 무슨.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선물로 드릴게요.”“그래도 어떻게 그냥 받아요.”일면식도 없는 사이인데 대뜸 이렇게 고가의 드레스를 선물로 받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도리에 어긋나는 일 같았다.“통성명이 늦었네요. 전 경다혜예요!”경다혜가 불쑥 악수를 청했다.온세아가 주춤거리는 사이, 옆에 있던 이채린이 다급하게 눈치를 주었다.재벌가 영애를 앞에 두고 뭐 하냐는 신호였다.“반가워요, 온세아라고 합니다.”두 사람은 연락처까지 교환하고 나서야 작별 인사를 나눴다.“야, 진짜 급이 다르다는 게 저런 건가 봐. 분위기며 말투며, 명품 그 자체 아니니? 일반 재벌가 애들하고는 차원이 다르네.”이채린이 멀어지는 여자의 뒷모습을 보며 감탄을 쏟아냈다.온세아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온아정 같은 부류와는 비교조차 안 될 만큼 경다혜에겐 격이 다른 여유가 흘러넘쳤다.하지만 처음 보는 사이에 대뜸 드레스를 선물하는 행동이 너무 과한 건 아닌지, 자꾸만 의구심이 들었다....더 헤븐.권태혁은 진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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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온세아는 이채린의 드레스를 골라 주기 위해 또 다른 매장으로 발길을 돌렸다.그러다 마침 화장품이 떨어진 게 생각나 겸사겸사 쇼핑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집에 도착하니 뜻밖에도 구형민이 이미 돌아와 있었다.그는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들어오는 온세아를 보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언니가 이제 막 퇴원했다는데, 동생이라는 사람이 본가에 가보지는 못할망정 쇼핑이나 하고 다녀?”온세아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쏘아붙였다.“그렇게 걱정되면 너나 가. 왜 자꾸 나를 못 끌어들여서 안달인데? 아니면, 혼자 가기 찔려서 방패막이라도 필요한 거야?”“이...!”정곡을 찔린 듯 구형민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온세아는 가당치 않다는 듯 입술을 비죽이며 곧장 제 방으로 향했다.사실 그녀가 보기에 온아정은 병문안이 전혀 필요 없는 상태였다.오늘만 해도 회사까지 쳐들어와서 뺨을 휘갈기지 않았던가.그때의 우악스러운 손길만 생각하면 갓 퇴원한 환자라는 게 도무지 안 믿겼다.그저 구형민이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뿐이었다.방으로 돌아온 온세아는 쇼핑백에 담긴 물건들을 하나둘 꺼내 정리하기 시작했다.“뭘 이렇게 많이 산 거야?”언제 따라왔는지 구형민이 등 뒤에서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물었다.그가 아는 온세아는 늘 검소했고, 함부로 돈을 쓰는 법이 없었다.하지만 오늘 밤은 평소와 다르게 화장품이며 옷, 드레스 같은 것들을 한 보따리나 사 들고 왔다.그 이질적인 모습에 구형민의 머릿속에는 혹시 딴 남자라도 생긴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스쳤다.“어차피 네 돈 쓰는 거 아니니까 상관 마.”온세아가 쌀쌀맞게 대꾸했다.명색이 부부였지만, 두 사람은 재산을 철저하게 각자 관리하고 있었다.결혼 후 온세아는 구형민의 돈을 단 한 푼도 쓴 적이 없었다.제 월급으로 옷 몇 벌과 화장품 좀 샀을 뿐인데, 대체 뭐가 그토록 불만이란 말인가.왜 이렇게 과한 반응을 보이는 건지 몰랐다.“네 옷, 죄다 아정이가 입다 버린 것들 아니었어? 제 돈 주고 옷 사 입을 일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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