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41 - Chapitre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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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화

황혼의 정원.​신들이 가장 인간다웠던 태초의 장소에서, 애드는 가장 먼저 발견한 초상화를 조심스럽게 돌돌 말아 품속에 넣었다.​그 모습을 본 카시안이 함께 묻혀 있던 목걸이와 팔찌, 반지를 가리키며 물었다.​“애드, 저건 안 챙기느냐?”​애드는 땅에 묻혀있는 장신구들을 잠시 바라보다 고개를 내저었다.​“행복했을지도 모르는 시절에 묻힌 물건까지 건드리고 싶진 않은걸요.”​카시안은 턱을 쓸며 중얼거렸다.​“그래도 혹시 모르니 챙겨 두거라.”​애드는 슬쩍 카시안을 바라보더니 장난스럽게 말했다.​“스승님, 아무리 돈이 급하셔도 이런 거 팔면 욕먹어요.”“야!!!”​카시안이 애드의 말에 두 눈이 커진채 발끈했다.​“내가 무슨 상도덕도 없는 돈독 오른 노인네인 줄 아느냐?!”“장난이에요.”​애드는 능청스럽게 웃으며 말했다.​어느새 애드는 스승에게 자연스럽게 농담까지 던질 만큼 여유가 생긴 모습이었다.​“허…”​카시안은 순간 진심으로 화가 치밀어 오를 뻔했지만, 애드가 장난이라고 말하자 억지로 분노를 삼켰다.​괜히 여기서 더 화를 냈다간 정말 돈에 미친 노인네처럼 보일 것 같았으니까.​카시안은 괜히 헛기침을 하며 근엄한 척 말했다.​“그래. 사실 나도 농담이었단다.”​애드가 두눈을 깜빡이며 다시 카시안에게 깐죽거렸다.​“진짜 화내신 거 아니었어요?”“뭐?! 이 버르장머리 없는…!!!”“이것도 농담이에요.”“……”​카시안의 이마에 핏대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애드가 몇 번이고 들었다 놨다 농락 당한 탓에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하지만 동시에 이상한 대견함도 느껴졌다.​저 아이도 나름대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구나 라고…​지금 애드에게서는 예전처럼 마냥 어린아이 같던 분위기가 많이 사라져 있었다.​카시안은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었다.​“성장했구나, 애드.”“하하! 제가 스승님 속을 너무 긁었나요~?”​애드는 눈치없게 또 농담을 했다.​결국 참지 못한 카시안이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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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화

애드가 에레보스가 쓴 글이 담긴 종이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때. 멀리서 카시안이 애드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애드!”​애드는 손에 들고 있던 종이를 접어 품속에 넣은 뒤 카시안 쪽으로 걸어갔다.​“부르셨어요?”​카시안은 말없이 한쪽을 가리켰다.​“이걸 봐라.”​애드가 시선을 돌리자, 정원 구석에는 오래된 석판 하나가 세워져 있었다.​시간이 흐르며 군데군데 금이 가 있었지만, 표면에는 아직도 글자들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애드는 눈을 가늘게 뜨며 석판을 바라봤다.​“이거… 노래 가사인가요?”​그는 석판에 새겨진 문장을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태초에 빛과 어둠이 태어났다네.​빛은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았지만, 어둠은 모든 이들에게 멸시받았다네.』​『어둠은 질투했네. 빛을 질투했네.』​『어둠은 사랑받고 싶었네. 어둠도 빛처럼 사랑받고 싶었네.』​『어둠은 빛을 따라 했네. 사랑받고 싶어 따라 했네.』​『하지만 모두 어둠을 두려워했네. 결국 어둠은 가까이 지내던 ‘밤’만 있으면 된다고 자신을 위로했다네.』​『하지만 밤조차 빛을 사랑했네. 빛을 사랑했네.』​『어둠은 결국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네.』​『어둠은 점점 잠식되어 갔네…』​애드는 읽던 손을 천천히 멈췄다.​이건 단순한 노래가 아니었다.​마치.​에레보스와 닉스, 그리고 헬리오스의 이야기를 누군가 동화처럼 남겨 놓은 것 같았다.​정원 위로 희미한 바람이 스쳐 지나갔다.​애드는 석판을 가만히 바라보며 중얼거렸다.​“…이건 대체 누가 쓴 거죠?”​카시안은 석판을 바라보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아마 후에 이 장소에 들어온 제3자들이 남긴 기록일 게다.”“제3자들요…?”​애드가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자, 카시안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그 셋을 지켜보던 인간들이겠지.”“전체적으로 이곳에는 어둠을 멸시하는 분위기의 글이 많더구나.”“……?”“그 셋을 지켜보던 인간들이겠지.”​카시안은 금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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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 ​ 애드와 카시안이 황혼의정원에서 에레보스에 대한 흔적을 조사하고 있을때. ​ 메티스와 아이테르는 구름을 타고 애드를 찾아 이동중이었다. ​ “에취!” ​ 그때, 메티스가 이동 중인 구름 위에서 크게 재채기했다. ​ 그리고 콧물을 데롱데롱 매단 채 중얼거렸다. ​ “아이테르~ 하늘 위라 그런가 좀 춥다…” ​ 아이테르는 메티스 코끝에서 자유롭게 트윈댄스를 추고 있는 콧물을 보고 경악했다. ​ “야!! 코는 닦고 말해라!!” ​ 메티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손등으로 콧물을 스윽 훔쳤다. ​ 그리고 자연스럽게 아이테르의 옷 소매에 문질렀다. ​ 슥- ​ “아아아악!!! 더러워!!!!!” ​ 아이테르가 경악하며 메티스의 콧물이 묻은 소매를 털었다. ​ 메티스는 그 모습에 해맑게 미소지었다. ​ “헤헤.” “애드는 지금 어디쯤 있으려나?” “야!! 말 돌리지 마!!” ​ 아이테르는 뻔뻔한 메티스의 태도에 울분에 찬 얼굴로 소리쳤다. ​ “이 옷 엄청 비싼 거거든?!” ​ 하지만 메티스는 그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 그녀는 구름 아래 펼쳐진 풍경을 내려다보며 감탄했다. ​ “와~ 경치 진짜 이쁘다~” ​ 아이테르는 심각한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냈다. ​ 그리고 메티스가 묻혀 놓은 콧물을 열심히 닦기 시작했다. ​ “진짜 돌아버리겠네…” ​ 그 순간. ​ 빠르게 날아가던 구름이 갑자기 급정거했다. ​ 끼이이익-!!! ​ “꺄악!” ​ 구름이 멈추며 메티스 몸이 그대로 아이테르 쪽으로 쏠렸다. ​ 아이테르는 반사적으로 그녀 어깨를 붙잡았다. ​ “괜찮아?” “응…” ​ 메티스가 살짝 놀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 “받아줘서 고마워.” ​ 갑자기 가까워진 두사람의 얼굴. ​ 아이테르의 귀 끝이 아주 살짝 붉어졌다. ​ “크흠…” ​ 하지만 메티스는 곧 바로 분위기를 박살 내버렸다. ​ 그녀는 발로 구름을 내려치며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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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기만의 신 아파테를 향한 메티스의 외모 공격은 아파테에게 엄청난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메티스는 생각나는 공격이란 공격들은 다 마치고 만족스러운듯 해맑게 웃어보였다.잠시 세 사람 사이에 짧은 정적이 흘렀다.그리고 정중한 말투를 유지하던 아파테가 입꼬리를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끝났냐?”​메티스는 속 시원하다는듯이 해맑게 대답했다.​“응!”“근데 진짜 못생…”​그녀가 다시 정신공격을 시작 하려하자, 잔뜩 분노한 아파테는 메티스를 향해 거대한 화구를 던졌다.​콰아앙-!!!​“꺄악!!”​하지만 그 순간 아이테르의 화살이 메티스쪽으로 날라오는 화구를 튕겨냈다.​쾅!!!​공중에서 화구가 폭발하며 뜨거운 바람이 들판을 휩쓸었다.​아이테르는 이를 악물며 메티스에게 소리쳤다.​“야!! 도발 좀 그만 해!!!”“못생긴걸 못생겼다 하는데 왜!!!!”​메티스에게 분노한 아파테는 손을 치켜들고 거대한 화구를 연달아 생성해 던져버렸다.​콰아앙-!!!​콰앙!!!!!​날아오는 화구를 이리저리 피하면서 메티스가 비명질렀다.​“꺄악! 진짜 화났어!!”​아이테르는 도망치면서 활을 하늘 위로 겨눴다.​그리고 재빨리 활끝에 자신의 마력을 끌어모았다.​푸른 바람이 화살 촉 주변으로 거세게 회오리 치며 화살 하나가 하늘 정 가운데로 솟구쳤다.​퉁-!!!​잠시후.​하늘 한 가운데서 마치 유성우처럼 수백 개의 빛나는 화살이 하늘 위에서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촤아아아악-!!!​들판 전체가 화살비로 뒤덮였다.​아파테는 재빨리 검은 실드를 펼쳤다.​콰광! 콰과광!!​화살비가 지면과 부딪히며 폭발음이 연달아 울려 퍼졌다.​아파테는 검은 실드 안에서 피식 웃었다.​“푸흣…”“꽤나 하는군요, 창공의 신.”​아이테르는 다시 활을 겨눈 채 차갑게 물었다.​“…기만의 신이 이 주변 생명 에너지를 왜 흡수하고 다니는 거냐?”​아파테는 붉은 눈동자를 번뜩이며 웃었다.​“궁금해하시니 친절하게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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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화

이성을 잃은 아파테는 마구잡이로 주변에 화구를 던졌다.두사람은 간신히 공격을 피하고있었다.아이테르는 재빨리 메티스를 들쳐 업고 폭발 범위를 피해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했다.​콰아아앙-!!!​등 뒤에서 터지는 폭발음에 들판이 뒤집혔다.​“야!!!”​아이테르가 악에 받친 얼굴로 소리쳤다.​“도발 좀 작작하라 했지 너!!!”​메티스는 업힌 채 볼을 부풀렸다.​“아니, 쟤가 먼저 화나게 했잖아…”​아이테르는 한 손으로 메티스를 붙잡은 채 품속을 뒤적였다.​그리고 낡은 스크롤 하나를 꺼냈다.​순간이동 스크롤.​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중얼거렸다.​“…지금 나 혼자 저 녀석 못 이겨.”“일단 도망간다.”​메티스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쫄았어?”​메티스의 말에 아이테르의 이마에 핏대가 섰다.​빠직.​“그럼 네가 좀 도와보던가!!!!”“난 응원 담당인데?”“그런 담당은 처음 듣거든?!”​아이테르는 결국 메티스를 업은 채 이를 악물고 활을 연달아 쏘아냈다.​퉁! 퉁! 퉁-!!!​아이테르가 쏜 화살들이 이곳저곳 날아가며 아파테의 공격을 견제했다.​하지만 이미 이성을 잃은 아파테는 광기에 찬 얼굴로 두 팔을 벌렸다.​그의 검붉은 마력이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다.​그리고 들판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쿠구구구궁-!!!​아파테의 거대한 마력을 보고 메티스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저거 맞으면 진짜 죽겠는데?”​거대한 광역 마법이 두 사람을 향해 떨어지려던 순간.​메티스가 아이테르의 손에 들린 순간이동 스크롤을 홱 낚아챘다.​촤악-!!!​스크롤이 찢어지며 빛이 폭발했다.​슈우우욱-!!!​순간 두 사람의 몸이 빛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그리고 들판에는 잔뜩 열받은 아파테만 홀로 남겨졌다.​“………”​두사람이 사라지자, 아파테의 눈가가 부들부들 떨렸다.​“… 도망갔어?”“아아아아악!!! 망할 바다의 여신!!!”​결국 분노가 폭발한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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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화

카시안의 시선이 계속 암벽 사이를 바라보고 있자,​애드는 의아한 얼굴로 바라봤다.​“스승님 왜 그러세요?”​카시안은 말없이 어둠이 짙게 깔린 암벽 너머를 주시하며​진지한 얼굴로 애드의 귓가에 대고 낮게 속삭였다.​“애드…”​갑자기 분위기가 무거워지자 애드도 덩달아 긴장했다.​그는 침을 꿀꺽 삼키며 카시안을 진지하게 올려다봤다.​‘스승님…?’‘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거지…?’​카시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똥 마렵다.”“망 좀 봐라.”“…….”​생각지도 못한 카시안의 발언에 애드의 표정이 순식간에 썩었다.​“…네?”​카시안은 진지한 얼굴 그대로 말을 이었다.​“혹시 휴지 있니?”​애드는 멍한 얼굴로 한동안 카시안을 바라봤다.​방금 전까지 느꼈던 긴장감이 허무하게 증발해버렸다.​카시안은 애드의 주머니를 멋대로 뒤적거리더니 충격받은 얼굴로 외쳤다.​“세상에!”“너 휴지도 안 들고 다니냐?!”“………”​애드는 말없이 품속에서 손수건 하나를 꺼내 건넸다.​“…닦고 빨아서 주세요.”“고맙다.”​카시안은 감동한 얼굴로 손수건을 받아 들고 암벽 뒤로 사라졌다.​애드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조용히 생각했다.​‘…내가 저 영감을 존경했던 것 같은데.’‘기분 탓이었나?’​10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암벽 뒤로 사라졌던 카시안이 한층 개운해진 얼굴로 걸어 나왔다.​발걸음마저 산뜻하고 가벼워 보였다.​애드는 흐린 눈으로 그런 카시안을 바라봤다.​“…….”​그리고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손수건…”​카시안은 잠시 눈을 피하더니 헛기침했다.​“…미안.”“안 빨았다.”“…….”“아악!!!!”​애드가 머리를 감싸 쥐며 절규했다.​“스승님!!! 저한테 왜 그러세요!!!”​카시안은 태연하게 손수건을 접어 품에 넣었다.​“나중에 빨아서 돌려주마.”“그냥 버려 주세요…”​애드는 진심으로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눈물흘렸다.​잠시 후.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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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두 사람은 나무그늘 밑에서 간단히 자리를 정리한 뒤 다시 길을 나섰다. ​ 신기하게도 “잠을 못 잤다”던 카시안은 발걸음이 아주 가벼웠다. ​ 반면 진짜로 한숨도 제대로 못 잔 애드는 상태가 심각했다. ​ 금방이라도 혼이 육체를 탈출할 것 같은 얼굴로 앞을 향해 걸어갔다. ​ 비틀… ​ 비틀… ​ 그 모습을 본 카시안이 애드 등을 팍팍 두드리며 호통쳤다. ​ “남자는 항상 허리를 펴고!” “당당하게 걷는 거다!” ​ 퍼억! 퍼억! ​ “…윽.” ​ 애드는 영혼이 반쯤 빠져나간 얼굴로 중얼거렸다. ​ “평소엔 그렇게 걷거든요…” “근데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귀도 먹먹하고 힘들어요…” ​ 카시안은 턱을 쓰다듬으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 “흠.” “상사병이구나.” “……?” “밤새 누군가 생각나서 잠 못 잔 게지.” ​ 부들부들… ​ 카시안의 헛소리에 애드의 주먹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 왠지 모르게 주먹이 애드에게 이렇게 속삭이는 것 같았다. ​ ‘내가 저 영감탱이 얼굴에 딱 한 대…’ ‘아주 시원하게 갈기게 도와주지.’ ​ 애드는 떨리는 손을 반대쪽 손으로 붙잡았다. ​ 그리고 깊게 심호흡했다. ​ 참자. ​ 참아야 한다. ​ 왜냐하면 저 노인은 분명 맞고 나서 “스승 공격은 불효다!” 같은 헛소리를 하며 열 배로 반격할 인간이었으니까. ​ 카시안은 애드의 속도 모르고 싱글벙글 웃었다. ​ “그래서 누구냐?” “메티스냐?” “…아닌데요.” “오호.” “설마 남자냐?” “…스승님.” “왜 그러냐?” “…….” ​ 애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두 주먹을 꽉 쥐고 부들부들 떨었다. ​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생각만 떠다니고 있었다. ​ 『저 영감탱이 면상에 정의구현.』 ​ 주먹이 속삭였다. ​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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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화

"몸만 큰 줄 알았는데 정신도 꽤 성장했네?" 애드는 그녀의 미소를 가만히 바라봤다. 하지만 예전처럼 속지 않았다. 그 미소가 진심이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애드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너는 불화의 여신이고 에레보스는 어둠의 신이야." "..." "만약 정말 네가 불화라면." "언젠가는 또 누군가를 다치게 하겠지." ​ 에리스에게 말을 계속 이어가는 애드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차분했다. ​ 분노도 없었고 증오도 없었다. ​ 그저 담담한 사실을 말하는 사람 같았다. ​ "그래서 막아야 해, 그게 내 의무니까." ​ 에리스는 잠시 말없이 애드를 바라봤다. ​ 그리고 아주 작게 웃음을 흘렸다. ​ "...하." ​ 에리스는 정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 애드가 헬리오스를 떠올리게 만든것은 얼굴도, 눈빛도 아닌 지금 저 아이가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 그것이 너무 닮아 있었기에… ​ 에리스는 그런 생각을 억지로 밀어내며 입꼬리를 올렸다. ​ "하지만 어쩌나?" ​ 그녀는 태연한 척 웃었다. ​ "나는 불안했던 적도 없고." "후회한 적도 없어." "..." "네 말대로 나는 불화의 여신이니까." ​ 말을 이어가는 에리스의 금빛 눈동자가 천천히 흔들렸다. ​ 아주 미세하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 "너희를 파괴한 것도." "그저 내 본능이었을 뿐이야." ​ 그 말은 애드에게 하는 말이었을까. ​ 아니면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을까. ​ 그걸 말하는 에리스조차 알 수 없었다. ​ “… 날 막는다고 했지?” “그럼 어디 한번 진심으로 싸워볼까?” ​ 애드도 곧바로 헬리오스의 성검을 치켜들었다. ​ 스르릉- ​ 황금빛 검신이 태양빛 아래서 희미하게 빛났다. ​ 두 사람이 동시에 움직이려던 순간, 카시안이 둘 사이를 가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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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화

거대한 신성을 지닌 여신과 세월에 마모되어 늙어버린 검성의 대결.​누가 보아도 결과는 진작 정해져 있어야만 했다.​하지만 지금 전장을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는 쪽은, 신이 아니라 인간 카시안이었다. ​​챙-! 카아앙──!! ​​검과 창이 허공에서 맞부딪칠 때마다 고막을 찢는 폭음이 사방으로 터져 나왔다.​불화의 여신, 에리스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렸다.​​ ‘뭐야……?!’​‘왜 힘에서 밀리지 않는 거지?’​아니, 밀리지 않는 수준이 아니었다. 명백히 카시안 쪽이 그녀를 힘으로 찍어누르며 우세를 점하고 있었다.​​ 그가 휘두르는 검은 번개처럼 빨랐고, 거대한 산 처럼 묵직했다.​도저히 늙고 쇠약해진 육체라고는 믿기지 않는 초인적인 움직임.​검이 한 번 궤적을 그릴 때마다 차원의 공기가 사정없이 갈라졌고, 에리스는 그 무지막지한 공격을 창으로 막아내는 것만으로도 손목 뼈마디가 저려 왔다.​‘무슨 노인네 악력이 이렇게 괴물 같은 거야……!’​에리스는 인간에게 밀린다는 수치심을 느끼며 재빨리 뒤로 도약해 거리를 벌렸다.​그리고 들고 있던 검은 창을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창끝을 중심으로 거대한 파괴의 바람이 소용돌이쳤다.​휘이이이잉──!! ​​흑색의 회오리는 순식간에 크기를 키우더니, 주변의 아름드리나무와 거대한 암석들까지 모조리 빨아들이며 재앙에 가까운 폭풍으로 돌변했다.​콰아아아아──! ​​에리스가 이를 악물며 카시안을 향해 창을 강하게 내질렀다.​“죽어라, 망할 노인네─!!”​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천지를 뒤흔드는 허리케인이 카시안을 향해 돌진했다.​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애드가 핏대를 세우며 다급하게 비명을 질렀다. ​​“스승님──!!!”​​하지만 정작 폭풍의 중심에 선 카시안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오히려 그의 눈동자는 잔잔한 호수처럼 너무나도 고요하고 평온했다.​그는 천천히 그리고 아주 우아하게 검을 들어 올렸다.​​ 스르릉──​순백의 찬란한 오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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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

애드는 카시안의 등 뒤를 바라보며 감히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신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괴물 같은 사내. 그런 존재가 자신의 스승이라는 사실에 가슴 벅찬 자부심이 차 올랐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과연 저 대단한 사람에게 부족함이 없는, 부끄럽지 않은 제자인 걸까?’​애드의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은 깊은 불안감이 고개를 들었다.​카시안은 지금 말이 아닌, 자신의 몸과 검격으로 애드에게 검사의 길을 가르치고 있었다.​​검을 휘두르는 찰나의 타이밍, 호흡, 매서운 시선, 정밀한 발의 움직임.​그리고 그 어떤 적 앞에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 긍지 높은 자세까지.​애드는 그 모든 가르침을 영혼에 새기듯 눈도 깜빡이지 않고 바라봤다.​하지만 아무리 대륙 최강이라 불리던 카시안이라 해도, 육체의 한계가 명확한 ‘인간’이었다.​시간이 흐를수록 노장의 호흡은 조금씩 거칠어졌고, 검을 움켜쥔 굳은살 박인 팔에도 아주 미세한 떨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에리스는 예리한 감각으로 그 자그마한 변화를 결코 놓치지 않았다.​​ 챙──!!​그녀가 카시안의 검격을 거칠게 튕겨 내며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슬슬 지쳤나 보네, 인간?”​카시안의 날카로운 눈동자가 에리스를 매섭게 꿰뚫었다.​그는 어떤 대답도 하지않았다.​대신​콰앙──!!​​아까보다 훨씬 더 묵직하고 파괴적인 검격으로 그녀의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에리스는 이를 악물며 창대를 비틀었다.​사실 당황하고 있는 쪽은 그녀였다.​불화의 여신인 자신이, 그것도 다 늙어가는 인간 노인네 하나를 상대로 이토록 애를 먹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자존심이 상해 미칠 것 같았다.​​ ‘대체 정체가 뭐야, 이 미친 노인네는……!’​그렇게 다시 한번 창과 검이 서로의 목숨을 앗아가기 위해 부딪치려던 바로 그 순간.​​ 스르륵─​​ 두 사람 사이의 공간이 기괴하게 일그러지더니, 검은 가면을 쓴 낯선 남자가 허공에서 한가운데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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