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선의 앞에 선 나인이 눈을 끔뻑거리며 물었다.“상선께서요?”“그래. 늦었으니 다들 처소로 돌아가고, 새벽에 나오도록 하거라.”상선의 말이 의아하긴 했지만, 쉬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더 묻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예, 상선 어른.”그렇게 나인들과 내관들은 모두 각자의 처소로 돌아갔다.주거니 받거니 술과 안주를 나누던 겸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전하, 취하신 듯합니다. 이제 잠자리에 드시지요.”“그래, 그래야겠구나. 어찌 나만 취한 것 같은데?”“제가 좀 술이 셉니다, 전하.”“하하, 그러하냐? 나보다 적게 마신 건 아니고?”“직무를 유기하면 안 되지요. 적당히 마셨습니다. 전하를 모셔야 하니까요. 잠시만 기다리시지요. 자리를 펴겠습니다.”연화가 어침을 정리한 뒤 겸을 자리에 눕혔다. 겸은 그녀의 손길을 따라 느긋하게 자리에 누웠다.겸이 나직이 연화를 불렀다.“연화야.”“예, 전하.”“어디 가지 마라.”“예. 전하께서 잠드실 때까지 옆을 지키겠습니다.”“여기, 내 옆에 눕거라.”“전하, 밖에 사람들이 있습니다.”“괜찮다. 어서 여기 눕거라. 어명이다.”겸이 팔을 뻗자 연화가 못이기는 척 살포시 그의 팔에 누웠다.너른 그의 품에 안기니, 오랜만에 맡아보는 체취가 너무 좋았다.“연화야, 왕의 자리가 생각보다 많이 힘들고 지치는구나. 이제 아바마마도 조금은 이해가 되고..""예...""그때가 참 좋았다.”“언제 말씀입니까?”“우리가 전장에 있을 때 말이다. 그땐 몸은 힘들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던 것 같구나. 내 사람들이 주위에 가득 있었고, 내가 하는 그 어떤 일도 방해하는 이 없이, 나를 지지해 주었지. 그리고 너와 항상 함께 잠들고 눈을 뜨고… 그때가 그리울 때가 많다.”“그때의 전하도, 지금의 전하도 모두 같은 분이십니다. 그리고 그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소인은 전하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연화의 말에 겸은 몸을 돌려 연화의 눈을 바라보았다.“이렇게 가까이서 널 보는 것이 얼마만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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