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은 연화의 표정을 지그시 살펴보았다.기쁨도, 서운함도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은 담담한 표정이었다.“그래. 사실 어떤 기분일지 상상도 하지 못하였는데, 막상 이야기를 들으니 기분이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꽤나 좋더구나.”“그럼요, 전하. 더 많은 왕자와 공주님들이 태어나셔야 왕권이 더 단단해질 것입니다.”이렇게 둘만 있는 한 공간에서도 그녀는 그에게 거리를 두는 듯 보였다.그녀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별안간 든 불안한 마음에, 그는 그녀를 채근하지 않았다.“그래, 알았다. 그러니 그, 잔소리 좀 그만하거라.”“예, 전하.”연화가 겸을 향해 살짝 웃어 보였다.그 잠깐의 미소에 언제 그랬냐는 듯 서운한 마음이 몽글몽글 내려앉았다.“연화야.”“예, 전하.”“오늘 중전의 회임 소식을 듣고 나서 이런 상상을 했다.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나는 자꾸만… 멈출 수 없는 상상에 빠지곤 해."“……”“너와 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난다면 어떨까 하고 말이다.”그를 바라보던 반듯한 눈빛이 흔들리며, 고개를 내저었다.“전하! 그런 말씀 마십시오. 중전마마의 회임은 축복이고 상이지만, 저는 아닙니다. 그것은 불행이자 벌이 될 것입니다. 저는 싫습니다. 싫습니다. 전하.”온몸으로 거부하는 그녀의 모습에,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예상했던 반응이었고, 꿈꿔왔던 상상은 무너져 내렸다.“그래, 네가 그리 말할 줄 알았다. 그만 화내거라. 그냥… 생각만 해본 것이야.”“전하, 혹여라도 소인으로 인해 전하께 곤란한 일이 생긴다면, 저는 살 수 없습니다. 제 마음을 이해하시지요?”“그래, 안다. 수없이 이야기하지 않았느냐. 나 또한 네가 잘못될까, 너를 더는 욕심내지 않는 것이다. 너야말로 내 마음을 헤어리 기는 하는 것이냐?”알고 있다. 그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을 통제하고 있는지.하지만 연화는 대답하지 않았다.겸은 잠시 고개를 떨구고, 그녀와의 벌어진 시간차를 메꾸고자, 천천히 차를 들어 올렸다.“연화야, 너는 잘 지내고 있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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