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가 어원에 든 까닭은, 야연이 끝나기 전에 드러났다.배중곤이, 술기운을 빌린 듯 슬며시 말을 꺼냈다. 그러나 그 말은, 오래 골라 둔 말이었다."섭정왕 저하께서 가례를 올리신 지도, 벌써 한 철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저하께는 아직, 후사가 없으시지요."자리의 소리가, 잠깐 낮아졌다.*후사라는 말은, 함부로 꺼낼 말이 아니었다.그러나 배중곤은 그것을, 나라의 일로 포장해 꺼냈다. 섭정왕은 나라의 기둥이니, 그 대를 이을 후사가 하루빨리 있어야 한다는 것. 정비 하나로 후사가 더디면, 측실을 들여 후사를 서두르는 것이 문벌의 오랜 법도라는 것.그 말끝에, 노경이 받았다."청하 노가에, 재덕을 갖춘 여식이 있습니다. 저하의 후사를 돕는 자리라면, 가문의 영광이겠습니다."노예원이, 그 말에 고개를 숙였다. 부끄러운 듯 숙였으나, 숙인 고개 아래로 눈빛은 또렷했다.*월령은 그 말을, 흔들리지 않고 들었다.측실. 후사. 문벌의 법도. 그럴듯한 말로 포장했으나, 뜻은 하나였다. 섭정왕의 곁에, 노가의 여인 하나를 들이겠다는 것.정비 하나뿐인 섭정왕의 곁에 다른 여인이 들면, 그 단단하던 그림에 금이 갔다. 심가와 섭정왕의 결합 사이에, 노가의 실 하나가 끼어들었다.'연'이, 결합을 안에서 벌리려는 수였다.전생에는 폐위로 끊었고, 이번 생에는 끊지 못하자 벌리려는 것이었다. 후사라는 그럴듯한 명분으로.*위지헌이, 그 자리에서 낮게 입을 열었다."후사는, 서두른다고 되는 일이 아니오."목소리가 낮았으나, 자리 끝까지 닿았다."그리고 본왕의 곁은, 이미 찼소. 빈자리가 없는 곳에, 사람을 들일 수는 없는 법이오."노경의 얼굴이, 잠깐 굳었다.배중곤이 얼른 말을 보탰다."저하, 후사는 나라의 일이옵니다. 사사로운 정으로만…""사사로운 정이 아니오."위지헌이 그 말을 잘랐다."본왕이 지킬 것을 하나로 두는 것은, 사사로움이 아니라 본왕의 법도요. 그 법도를, 문벌이 정해 줄 수는 없소."*자리가 조용해졌다.섭정왕이 문벌의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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