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창가 좌석에 앉아, 프랑스 니스로 향하는 항공편의 날개 아래로 끝없이 흘러가는 구름 바다를 바라보며 나는 길고 느린 한숨을 내쉬었다.마치 지난 20년 동안 나를 짓눌러 왔던 숨 막히는 압박감을 한꺼번에 토해내는 듯한 기분이었다.비행기가 착륙하면 나는 곧바로 해안가로 향해 작지만 개성 있는 분위기의 민박집을 열 예정이었다. 그것은 내가 20살 무렵부터 오랫동안 가슴에 품어 온 꿈이었다. 조금 늦은 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끝내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는 늦게라도 이루는 편이 훨씬 나았다.……한편 같은 시각, 서울에서는 우진이 스스로 폭풍의 한가운데를 향해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그는 하루 종일 갤러리에서 열린 파티에서 지아와 함께 시간을 보냈지만, 좀처럼 떨쳐낼 수 없는 불길한 예감이 계속해서 가슴 한구석을 갉아먹고 있었다.이상하게도 평소라면 자신을 필요로 하는 듯한 느낌을 주던 지아의 집착 어린 행동이 오늘따라 유난히 거슬렸다. 그의 머릿속에는 오늘 아침 내가 보였던 눈빛이 자꾸만 떠올랐다. 고요하고도 평평한, 마치 죽은 물처럼 아무 감정도 담겨 있지 않던 눈빛이었다.“오빠, 에이, 그러지 말고! 데킬라 한 잔만 더 마시자!”지아는 깔깔 웃으며 술잔을 그의 입가 가까이 들이밀었다.우진은 말없이 술잔을 밀어냈다. 투덜거리며 붙잡는 지아의 항의를 무시한 채 재킷을 집어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난 먼저 갈게. 집에 들어가 봐야겠어. 오늘 경은이가 너무 조용했어. 뭔가 이상해.”그는 곧바로 차를 몰아 시내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차량 전용도로를 달리는 내내 속도를 높인 채 차량들 사이를 가르며 질주했고, 가슴속 불안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져만 갔다.현관문을 밀어 열었을 때, 평소처럼 현관 홀을 환하게 비추는 따뜻한 불빛도, 갓 만든 음식의 냄새도 그를 맞이하지 않았다.그를 맞이한 것은 짙은 어둠과 싸늘한 정적뿐이었다.“경은아? 여보?”그는 두 번이나 내 이름을 불렀다.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텅 빈 거실 안에서 허무하게 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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