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도진은 알람이 울리기 전, 이미 눈을 뜨고 있었다.천장은 여전히 높았고, 커튼 사이로 스며든 빛은 어제와 다를 것 없는 색을 띠고 있었지만그의 몸은 이미 이전의 리듬을 잃어버린 상태였다.그는 한동안 아무 움직임 없이 누워 있었다.심장은 밤새 잠들지 못한 사람처럼 느리게, 그러나 분명하게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고 있었다.잠깐의 정적 끝에 도진은 몸을 일으켰다.샤워를 하고, 말끔하게 셔츠를 입고, 타이를 매는 동안에도 손놀림은 흐트러지지 않았다.그러나 그 모든 ‘정돈된 동작’ 뒤편에서 그는 계속해서 하나의 질문을 되뇌고 있었다.‘왜 지금이었을까.’수백 번 반복해 온 일상 속에서 단 한 사람의 등장으로 이토록 균형이 흔들린 이유.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며 도진은 미세하게 눈썹을 찌푸렸다.“이상하군.”그 말은 불만도, 두려움도 아니었다.오히려 처음 느껴보는 종류의 확신에 가까웠다.출근길의 도시는 어제와 같았다.신호에 멈춘 차들,정류장에 선 사람들,커피를 들고 빠르게 걷는 발걸음들.그러나 도진의 시선은그 풍경을 어딘가 한 발짝 떨어진 자리에서 바라보고 있었다.마치 이 도시가 자신이 오래 머물러온 공간이지만 완전히 속한 곳은 아니라는 이상한 감각처럼.회사에 도착하자 비서가 곧장 다가왔다.“대표님, 오늘 일정 중에 오후 미팅 하나가 추가되었습니다.”“어디서?”“출판사 쪽입니다.”도진은 잠깐 숨을 멈췄다.“…알겠습니다.”그 대답은 의식적으로 평온했지만, 가슴 안쪽에서는 작은 파문이 일었다.회의, 보고, 결재. 평소라면 기계처럼 처리했을 일들이 오늘따라 유난히 한 박자씩 늦어졌다.집중하지 못한 탓이 아니었다.오히려 집중의 방향이 바뀌어버린 느낌이었다.그는 문득 자신이 언제부터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는지 떠올려 보았다.정확한 시점을 짚어낼 수 없었다.다만 확실한 것은, 이수라는 이름을 듣기 전과 후의 자신은 분명히 다르다는 사실이었다.점심시간, 도진은 혼자 사무실을 나섰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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