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상황이지?’‘큰형 여자친구는 내 매니저 누나 아니었어?’‘그런데...’‘왜 갑자기 사람이 바뀐 거야?’태혁이 미간을 찌푸린 채 도혁을 바라보았다.“아까 이재랑 뭘 그렇게 떠들어 댔어?”도혁의 목울대가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히기 시작했다.‘내가 방금 누나한테 뭐라고 했지?’‘창피한 줄도 모른다고?’‘겁도 없이 이재 형을 향해 고함까지 쳤고...’도혁은 5분 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함부로 입을 놀린 자신의 따귀라도 날리고 싶었다.도혁이 고개를 돌려 이재를 바라보았다.이재도 도혁을 보고 있었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까지 걸려 있었지만, 눈에는 웃음기가 조금도 없었다. 보기만 해도 등줄기가 서늘했다.“도혁아.” 이재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아까 뭐라고 했지? 잘 안 들렸는데 다시 말해 봐.”도혁의 종아리가 떨리기 시작했다.도혁은 평생 두려운 게 없었지만 딱 두 사람만은 무서워했다.한 명은 큰형인 태혁.다른 한 명은 눈앞의 이재였다.그런데 오늘 두 사람을 한꺼번에 건드리고 말았다.“이재 형... 제가... 오해했습니다...”이재가 눈썹 끝을 살짝 들어 올렸다. “오해? 뭘 오해했는데?”“제가... 그러니까...”도혁은 이를 악물었다. “방금 한 말은 전부 헛소리였습니다. 이재 형, 마음에 담지 마세요.”이재는 눈을 내리깔고 느긋하게 소맷단을 정리하면서, 도혁을 곁눈질로 힐끗 보았다. 마치 어디부터 손을 대는 게 좋을지 가늠하는 듯 느리면서도 여유로운 움직임이었다.“골라. 어디에 묻힐래?”도혁의 머리보다 무릎이 먼저 반응했다. 털썩 소리를 내며 곧바로 바닥에 주저앉았다.“형, 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 어떤 벌이든 받겠습니다!”뜰 안이 잠시 조용해졌다.그때 지혁이 집 안에서 느긋하게 걸어 나왔다. 무릎을 꿇고 있는 도혁을 보자 신이 나서 웃었다.“야, 설날도 아닌데 웬 세배야? 갑자기 왜 무릎을 꿇고 그래?”하지만 아무도 지혁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도혁은 바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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