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앞둔 금요일 오전 9시.주식 시장이 개장하자마자 붉은 경고등이 번쩍였다.[속보] 한도전자, 5천억 규모 유동성 위기… 부도설 확산[반도체 소재 사업 실패… 분식 회계 의혹 제기]순식간에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호가창이 붉게 번졌고, 주가 그래프는 단 한 번의 반등도 없이 수직으로 곤두박질쳤다.차상우 전무가 야심 차게 밀어붙였던 반도체 소재 사업은 실체보다 기대감이 앞선 도박에 가까웠다.그 손실을 감추기 위해 끌어다 쓴 계열사 자금은 이제 부메랑이 되어 그룹 전체의 목을 조이고 있었다.한도오토링크 대표실에서 수혁은 모니터에 떠 있는 한도전자의 주가 그래프를 조용히 내려다보고 있었다.급격히 꺾여 내려가는 파란 선.누군가에겐 파국의 신호였지만,그에겐 계산이 끝난 결과였다.그는 천천히 의자에 등을 기댔다.손가락 끝으로 책상을 한 번 두드렸다.“타이밍, 정확하네.”낮게 중얼거리며 펜을 내려놓았다.그 순간,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두툼한 파일철을 든 서린이 들어왔다.“준비됐습니다, 대표님.”감정이 배제된, 정확한 보고였다.“채권단 매입 작업 완료했습니다. 우호 지분까지 합치면 30%를 넘습니다.현재 한도전자의 실질 최대 채권자는 한도오토링크입니다.”수혁의 시선이 천천히 서린에게 닿았다.“민우는.”“법적 검토 마쳤고, 이사회장 앞에서 대기 중입니다. 임시 주주총회 소집 요건도 충족됩니다. 절차상 하자는 없습니다.”수혁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재킷을 걸치며 창밖을 바라보았다.저 건물 어딘가에서는 지금 공포가 번지고 있을 것이다.전화벨이 쉴 새 없이 울리고, 책임을 떠넘기는 고함이 오가고 있을 것이다.그러나 그는 조급하지 않았다.이 싸움은 오늘 시작된 게 아니었으니까.풍선은 이미 충분히 부풀어 있었다.그는 단지, 터지는 순간을 기다렸을 뿐이었다.수혁이 고개를 돌려 서린을 바라봤다.“가자.”수혁이 먼저 문을 나섰고, 서린이 조용히 그 뒤를 따랐다.같은 시각, 한도전자 회장실의 문이 거의 부서질 듯
Last Updated : 2026-08-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