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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Author: 루니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07 10:24:14

“말해.”

나는 이록의 멱살을 잡았다.

“내 친아버지 누구야.”

이록은 내 손을 떼지 않았다.

“권태겸 회장 아닙니다.”

권태겸이 헛웃음을 쳤다.

“이제야 까발리는군.”

“그럼 문예라는?”

“아버지 딸 맞아.”

“나는?”

예라가 먼저 끼어들었다.

“잠깐. 그럼 언니랑 나 자매도 아닌 거예요?”

“그게 지금 제일 궁금해?”

“나도 이 엿같은 족보 때문에 멀미 나거든요.”

한미라가 입술을 깨물었다.

“사율아, 네 친자검사 결과가 바뀌었어.”

“뭐?”

“십구 년 전에.”

나는 권태겸을 노려봤다.

“나 친딸이라고 했잖아.”

“나도 그렇게 믿었어.”

“좆같은 소리 하지 마.”

내 목소리가 갈라졌다.

“친딸 며느리로 들였다고 온갖 지랄을 다 해놓고 이제 와서 아니었다고?”

권태겸이 이를 악물었다.

“검사지를 네 아비가 바꿨다.”

“누구 샘플이랑.”

“내 피랑 맞는 다른 애 걸로.”

“그 애가 누군데.”

권태겸이 예라 쪽을 흘겨봤다.

“그건 나도 몰라.”

바닥의 휴대폰에서 온정호 목소리가 터졌다.

—태겸아.

“닥쳐, 개새끼야. 네가 시작한 일이잖아.”

“아빠.”

내가 휴대폰을 집었다.

“왜 바꿨어.”

—널 살리려고.

“그 말 한 번만 더 하면 진짜 토할 것 같아.”

—사율아.

“내 친아버지 이름부터 말해.”

온정호는 끝내 입을 다물었다.

이록이 대신 말했다.

“강태욱.”

나는 눈을 깜빡였다.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누구야.”

“장모님 운전기사였어.”

권태겸이 비웃었다.

“운전기사랑 붙어먹어서 낳은 게 너다.”

내 손이 먼저 날아갔다.

짝.

권태겸 고개가 돌아갔다.

“죽은 엄마 입에 걸레 물리지 마.”

“이년이 진짜!”

그가 손을 들자 이록이 손목을 낚아챘다.

“한 번만 더 손 올리면 부러뜨립니다.”

“놔, 후레자식아!”

“후레자식 맞죠. 친아버지도 따로 있다면서.”

한미라가 비명을 질렀다.

“그만 좀 해! 다들 사람 새끼들이면 그만해!”

예라가 스피커폰 너머에서 낮게 웃었다.

“사람 새끼가 이 집에 어디 있어요. 다 남의 자식 훔치고 검사표 바꾸고 결혼으로 팔아먹는 것들뿐이지.”

나는 이록만 봤다.

“당신이 강태욱을 어떻게 알아.”

이록의 입이 굳었다.

“대답해.”

“직접 만났으니까.”

“언제.”

“십이 년 전.”

“왜.”

권태겸이 끼어들었다.

“그 새끼가 돈 뜯으러 왔거든.”

“누구한테.”

“나한테.”

권태겸이 웃었다.

“네가 내 딸이 아니라는 증거를 들고.”

나는 숨을 삼켰다.

“그래서?”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더 끔찍했다.

나는 이록에게 다가갔다.

“그래서 당신이 뭘 했는데.”

“사율아.”

“이름 부르지 마. 뭘 했냐고.”

이록이 나를 똑바로 봤다.

“차로 쳤어.”

귀에서 웅 소리가 났다.

“누구를.”

“강태욱.”

한미라가 얼굴을 감쌌다.

나는 웃었다.

웃음이 자꾸 새어 나왔다.

“미쳤네.”

“내 말 들어.”

“내 친아버지를 차로 치고 나랑 결혼했어?”

“그땐 네 아버지인 줄 몰랐어.”

“그걸 믿으라고?”

“사고였어.”

“사고?”

나는 식탁 위 유리잔을 집어 벽에 던졌다.

쨍그랑.

“사람을 차로 처박아놓고 사고였다고 하면 끝나?”

이록은 피하지 않았다.

“죽은 줄 알았어.”

“죽은 줄?”

“시신은 못 찾았어.”

나는 멈췄다.

“뭐?”

권태겸이 욕설을 뱉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이록이 그를 돌아봤다.

“아버지가 죽었다고 했잖아요.”

“닥쳐.”

“사흘 뒤 화장까지 했다고.”

“권이록!”

“그런데 화장장 기록에 강태욱은 없었습니다.”

권태겸 얼굴이 굳었다.

이록이 휴대폰을 꺼냈다.

“그래서 다시 찾았어.”

화면에 사진 한 장이 떴다.

병원 복도였다.

날짜는 두 달 전.

휠체어에 앉은 남자가 카메라를 보고 있었다.

얼굴 절반이 화상 자국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 옆에는 온정호가 서 있었다.

나는 숨을 멈췄다.

“살아 있어?”

이록이 대답했다.

“네.”

“그런데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그 사람이 조건을 걸었으니까.”

“무슨 조건.”

이록이 한참 나를 보다가 말했다.

“당신이 나랑 결혼해야만 자기가 살아 있다는 걸 밝히겠다고.”

“왜?”

이번에는 바닥의 휴대폰에서 온정호가 악을 썼다.

—이록아, 그만해!

이록이 냉소했다.

“왜냐하면 강태욱이 사고에서 살아난 뒤 기억을 잃었거든.”

“그래서?”

“유일하게 기억하는 사람이 하나 있었어.”

그가 내 쪽으로 한 걸음 다가왔다.

“당신 어머니가 아니었습니다.”

“누군데.”

이록의 시선이 한미라에게 향했다.

한미라가 벌떡 일어났다.

“안 돼.”

“어머니.”

“입 닥쳐!”

“이제 사율이도 알아야죠.”

한미라가 이록의 뺨을 후려쳤다.

“이 개자식아!”

이록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는 천천히 다시 나를 봤다.

“강태욱이 깨어나서 처음 부른 이름.”

나는 입술이 말랐다.

“누군데.”

이록이 말했다.

“한미라.”

내가 그녀를 돌아봤다.

한미라가 뒷걸음질 쳤다.

“아니야.”

이록이 마지막으로 말했다.

“그리고 강태욱이 주장하는 건 하나 더 있어.”

“뭔데.”

“당신 어머니와 사랑한 적 없답니다.”

한미라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록이 나를 보며 말했다.

“당신을 낳은 여자는.”

잠시 후.

“당신이 평생 엄마라고 믿은 사람이 아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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