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시아는 ‘황제 생존 여부를 확인한다’는 문장을 보는 순간 칼릭스에게 사람을 보내지 않았다. 그의 심장이 뛰는지, 오른손 감각이 남아 있는지, 지금 침대에 누워 있는지 확인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황실 주치의에게 물어보는 것이었지만, 바로 그 빠른 길이 4-B가 원하는 절차일 수 있었다.시장 지하실에서 올라온 영상 속 금속판은 외부선이 끊긴 뒤에도 희미한 빛을 유지하고 있었다. 왕핵강림 예비 절차가 실제로 열린 것은 아니었다. 다만 오래된 계획이 현재 조건을 대조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황제 생존’이라는 항목을 다음 확인 대상으로 불러냈다는 데까지는 로스테와 황실 기술관의 판독이 일치했다.엘리시아는 책상 위에 놓인 통신 요청서를 손끝으로 돌려 세웠다.“폐하의 현재 의료기록을 저 장치에 보내지 않습니다. 황실에서도 같은 조건을 걸어주세요.”오스카가 확인했다. “폐하께서 이미 오늘 아침 기록을 정기 전송하셨는데, 성녀님께 온 사본과 법무청 보관본이 있습니다. 그 자료까지 차단 대상에 넣습니까?”“제게 온 기록은 그대로 두세요. 이미 사람 사이에서 합의한 정보니까요. 문제는 4-B가 그걸 읽을 수 있느냐는 겁니다.”테사가 시장 지하실 구조도를 확대하면서 설명했다. 4-B 금속판의 외부 조회 방식은 첫 번째 심장과 완전히 같지 않았다. 첫 번째 심장은 과거 저장된 권한과 후보 파장을 끌어다 현재 명령처럼 갱신했지만, 4-B는 조건이 충족되는지 확인한 뒤 다음 절차를 개방하는 오래된 비상판정 장치에 가까웠다. 왕핵 불안정과 성녀 결속 거부가 동시에 발생할 경우 북부 안정화 대안을 검토한다는 계획, 그리고 그 대안 가운데 왕핵강림을 사용하려면 황제가 살아 있어야 했다.하겐이 통신판 너머에서 팔짱을 끼었다가 곧 풀며 물었다. “살아 있는지만 확인하는 건데 왜 이렇게까지 막아야 합니까? 폐하께서 멀쩡하다는 기록 하나 보내고, 그다음 절차가 뭔지 보면 더 빨리 알 수 있잖습니까.”엘리시아는 그 말에 바로 반박하지 않고 금
Last Updated : 2026-08-2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