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녕전 안으로 들어선 연화는 평소보다 두 배쯤 바쁘게 움직였다.찻주전자를 내려놓고, 잔을 닦고, 아직 뜨거운 차를 다시 데워 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연화.”“예, 전하.”“앉거라.”“차가 조금 미지근한 듯하여…….” 이헌은 말없이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뜨겁다.” 연화의 손이 우뚝 멈췄다. “그럼 다행이옵니다.”“그러니 앉거라.” 도망칠 구실이 사라졌다.연화는 하는 수 없이 이헌의 맞은편에 무릎을 꿇었다. 시선은 찻상에 고정한 채였다.찻잔에 꽃잎이 하나, 둘, 셋.평소에는 보이지도 않던 무늬가 오늘따라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이헌은 그런 연화를 가만히 지켜봤다. “중전이 무슨 말을 하였느냐.”“차를 함께 마셨사옵니다.”“그 말은 들었다.”“차가 참 향기로웠사옵니다.”“그것도 묻지 않았다.” 연화는 이번에는 찻잔의 잎사귀를 세기 시작했다.이헌이 찻잔을 내려놓았다. “고개를 들거라.”“잘 듣고 있사옵니다.”“내 얼굴을 보지 않고도?” 결국 연화는 마지못해 고개를 들었다.이헌과 눈이 마주친 순간, 중전의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전하께서 너를 여인으로 보신다면.연화는 화들짝 시선을 내렸다.이헌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내 얼굴에 무엇이 묻었느냐.”
Terakhir Diperbarui : 2026-07-27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