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3년의 계약, 당신을 모른채 사랑에 빠지다.: Chapter 61 - Chapter 70

126 Chapters

61화. 아프지 마십시오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주연은 힘없이 벽에 등을 기댔다.방금 전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따뜻한 집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온몸의 긴장이 한꺼번에 풀려버렸다."...춥다."작게 중얼거린 그녀는 양팔로 자신의 몸을 감쌌다.이를 악물고 버텨 보려 했지만 몸이 계속 떨렸다.욕실에서 따뜻한 물로 다시 한 번 샤워를 마친 주연은 두꺼운 수면 잠옷 위에 니트 카디건까지 걸쳤다.따뜻한 생강차를 끓여 한 모금 마셨지만 오한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전기장판을 최고 온도로 켜고 이불을 두 겹이나 덮었다.그런데도 이상할 만큼 추웠다."...왜 이렇게 춥지..."그녀는 몸을 웅크린 채 천천히 눈을 감았다.---밤 10시가 훌쩍 넘은 시각.현관문이 열리며 지혜가 집으로 들어왔다."주연아?"평소라면 거실에서 책을 읽거나 일을 하고 있을 시간이었다.집 안은 너무 조용했다.지혜는 서둘러 방으로 들어갔다.침대 위에 웅크리고 누워 있는 주연을 본 순간 그녀의 얼굴이 굳어졌다."주연아!"이마에 손을 올리는 순간 뜨거운 열기가 손끝으로 전해졌다."너 열이 왜 이렇게 높아?"주연은 힘겹게 눈을 떴다."...괜찮아.""안 괜찮거든?"지혜는 체온계를 가져와 재빨리 열을 쟀다.잠시 후.체온계를 확인한 그녀가 한숨을 내쉬었다."역시...""무리할 줄 알았어."비를 맞으며 공사장을 뛰어다니고.아이들을 돌보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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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함께하는 저녁

행복나무 보육원 마당.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저녁 햇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한도윤과 인사를 마친 뒤, 주연이 다시 아이들에게 다가가려는 순간이었다. "주연 씨." 뒤에서 들려온 재혁의 목소리에 그녀가 걸음을 멈췄다. "네, 대표님." 재혁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며칠 전 고열에 시달리던 창백한 얼굴 대신 조금은 혈색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그제야 마음 한편이 놓이는 듯했다. "감기는 이제 괜찮습니까?" 주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직 기침은 조금 남았지만 많이 좋아졌어요." 재혁도 작게 미소 지었다. "다행입니다." 잠시 망설이던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감기 때문에 제대로 식사도 못 하셨을 텐데." "...내일 저녁, 함께 식사하시겠습니까?" 주연은 예상하지 못한 제안에 눈을 크게 떴다. "저하고요?" 재혁은 바로 덧붙였다. "김지혜 씨도 함께 오시면 좋겠습니다." "주연 씨를 간호하시느라 많이 고생하셨을 테니까요." 그 말을 들은 주연의 긴장이 조금 풀렸다. "지혜도 같이요?" "네." "그럼... 저야 감사하죠." 주연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 미소를 바라보던 재혁의 입가에도 자신도 모르게 옅은 미소가 번졌다. 다음 날 저녁.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용한 레스토랑. 창밖으로 노을이 강물 위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주연은 창밖 풍경을 바라보다가 감탄을 내뱉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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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화. 안 된다

한강변 레스토랑에서의 저녁 식사가 끝난 뒤, 주연이 지혜의 차를 타고 가자, 재혁은 민성을 집까지 데려다주기 위해 차를 몰았다. 차 안에는 잔잔한 음악만 흐르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먼저 농담을 던졌을 민성도 오늘은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한강의 야경이 차창 밖으로 천천히 흘러갔다. 한참 동안 이어진 침묵을 깨뜨린 사람은 민성이었다. "야." 재혁은 앞을 바라본 채 대답했다. "왜." 민성이 피식 웃었다. "주연 씨."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이더라." 재혁은 말없이 운전만 했다. 그러자 민성이 다시 입을 열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네가 너무 과하게 신경 쓰는 줄 알았어." "그런데 오늘 직접 만나 보니까 알겠더라." 잠시 말을 멈춘 민성이 천천히 웃었다. "예쁜 사람은 많이 봤다." "우리 집안 모임만 가도 배우보다 예쁜 사람들 넘쳐나." "그런데..." 그는 창밖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저렇게 예쁜데." "자기 외모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 사람은 처음 봤다." 재혁의 손끝이 운전대를 조금 더 세게 움켜쥐었다. 민성은 그런 친구를 힐끗 바라보며 계속 말했다. "아이들 이야기할 때 눈빛이 달라지더라." "행복나무 이야기할 때도 그렇고." "사람이 참..." "...맑더라." 잠시 침묵. 재혁이 낮게 말했다. "그래." "원래 그런 사람이다." 짧은 한마디. 하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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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화. 처음으로 문을 열다

다음 날 오후.대표실 창가에 서 있던 강민성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창밖을 바라보았다.어젯밤,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김지혜의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행복나무는 제 직장이 아니라 가족이에요."그 한마디가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다.민성은 피식 웃었다."가족이라…."재혁과 함께 회사를 세운 지도 어느덧 수년.그동안 회사는 소년소녀가장 장학사업과 노인복지시설, 긴급 생계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하지만 행복나무 보육원은 달랐다.이번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계기로 주연과 지혜를 만나면서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곳이었다.재혁은 그 이후 유난히 행복나무에 관심을 보였다.공사 진행 상황을 직접 확인했고,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없는지 몇 번이나 물어보곤 했다.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재혁다운 일이군.'그 정도로만 생각했다.하지만 어젯밤 이후,민성은 문득 궁금해졌다.'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저 녀석이 저렇게 마음을 쓰는 걸까.'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그는 차 키를 집어 들었다."한 번 직접 가보자."행복나무 보육원.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마당 가득 울려 퍼지고 있었다.민성은 천천히 안으로 들어섰다.그 모습을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김미숙 원장이었다.낯선 남자를 본 원장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안녕하세요.""실례지만 누구세요?"민성은 정중하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저는 뉴럴링크 공동대표 강민성입니다."그 말을 들은 순간,마당에서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있던 주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민성 대표님?"뜻밖의 방문에 놀란 주연이 반갑게 다가왔다.그녀는 김미숙 원장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원장님.""이분은 최 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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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1월 10일. 새해가 시작된 지도 어느덧 열흘이 흘렀다. 창밖으로 내리는 겨울 햇살을 바라보던 주연은 책상 위 달력을 조용히 넘겼다. 1월 10일. 그리고 달력 한쪽에 작게 적혀 있는 날짜. 1월 31일.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출국일이었다. 주연은 손끝으로 그 날짜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에는 두 달이라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재혁을 다시 만났고, 같이 점심도 먹었고, 행복나무에도 함께 다녀왔으며,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재혁은 여전히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친절했다. 배려도 넘쳤다. 하지만 그 이상은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 주연은 씁쓸하게 웃었다. "역시 대표님답네." 그녀는 재혁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한 번 선을 그으면 누구도 쉽게 넘을 수 없는 사람. 게다가 그는 아직도 자신을 '유부남'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억누르고 있었다. '조급하면 안 돼.' 주연은 조용히 마음을 다잡았다. '대표님은 부담을 주는 사람을 가장 싫어해.' 잠시 눈을 감은 그녀는 천천히 미소 지었다. "좋아." "사랑을 서두르지 말자." "대신..." "좋은 추억을 하나씩 만들어 가자." 그것이 지금 자신이 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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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화. 아이들의 꿈

1월의 차가운 겨울바람이 도심을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재혁의 검은 세단은 익숙한 길을 따라 행복나무 보육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어느새 이 길도 낯설지 않았다. 행복나무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된 이후, 두 사람은 여러 번 함께 이 길을 오갔다. 처음에는 어색한 침묵만 흐르던 차 안이었지만, 이제는 서로를 부담스럽지 않게 바라볼 만큼 편안해져 있었다. 창밖을 바라보던 주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대표님." "오늘 아이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재혁이 미소를 지었다. "오늘도 무슨 행사가 있습니까?" "행사는 아니고요." "공사도 거의 끝나 가니까 아이들이 매일 밖에 나와 구경해요." "새 교실이 생긴다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재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들은 작은 변화에도 기뻐하는군요." 주연은 웃으며 대답했다. "아이들은 원래 그래요." "어른들이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이 될 수 있거든요." 재혁은 아무 말 없이 그녀의 말을 들었다. 잠시 후. 주연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며칠 전에 아이들하고 장래희망 발표를 했어요." "생각보다 정말 귀여웠어요." 재혁도 흥미로운 표정으로 물었다. "어떤 꿈들이었습니까?" 주연은 하나씩 손가락을 접으며 이야기했다. "소방관이 되고 싶은 아이." "간호사가 되고 싶은 아이."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아이."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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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화. 웃고 있는 아이

겨울 햇살이 따뜻하게 행복나무 보육원 마당을 비추고 있었다.재혁의 검은 세단이 천천히 보육원 앞에 멈춰 섰다.차에서 내리자마자 아이들이 환한 얼굴로 달려왔다."대표님 오셨어요!""주연 누나도 왔다!"주연은 익숙한 듯 아이들 앞에 쪼그려 앉아 한 명 한 명 이름을 불러 주었다."민우는 감기 다 나았어?""유나는 숙제 열심히 했지?"아이들은 서로 먼저 이야기하겠다며 재잘거렸고, 재혁은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회사에서는 언제나 차분하고 이성적인 주연.하지만 아이들 앞에서는 누구보다 따뜻한 누나였다.그 모습이 이상하게도 그의 시선을 오래 붙잡았다.---잠시 후.두 사람은 리모델링이 거의 끝난 건물을 함께 둘러보기 시작했다.주연은 체크리스트를 펼쳐 하나씩 확인했다."책장은 다음 주에 들어오고요.""새 책상은 모두 설치됐어요.""칠판도 교체됐고..."재혁도 메모를 하며 물었다."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것은 없습니까?"주연은 잠시 생각하다가 웃으며 말했다."큰 건 거의 끝났어요.""이제는 작은 것들이 남았죠.""색연필이랑 스케치북.""그림책.""축구공이나 줄넘기 같은 것들이요."재혁은 조용히 메모를 마쳤다."모두 준비하겠습니다."주연이 놀란 표정으로 바라봤다."대표님, 그것까지는 괜찮아요.""예산도 생각하셔야 하고…."재혁은 담담하게 미소 지었다."아이들이 쓰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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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화. 낯선 불편함

서울 청담동의 밤은 언제나 화려한 네온사인과 묵직한 베이스의 음악 소리로 뒤엉켜 있었다. 그중에서도 엄격한 회원제로 운영되는 프라이빗 라운지는 이 도시의 욕망과 부가 가장 은밀하게 교차하는 곳이었다. 민성에게 이곳은 단 한 번도 낯선 공간이었던 적이 없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사채업을 하던 아버지를 따라 이런 유흥가와 화려한 클럽의 뒷골목을 드나들며 자랐다. 돈을 갚지 못해 아버지를 찾아와 무릎을 꿇던 어른들의 눈물, 그 뒤편에서 흘러나오던 경쾌한 음악 소리, 술에 취해 엉겨 붙는 사람들의 끈적한 웃음. 민성은 너무 이른 나이에 어른들의 세상이 품은 추악한 욕망과 위선을 날것 그대로 보며 자랐다. 돈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해지는지, 화려한 조명 뒤에 어떤 공허함이 도사리고 있는지를 온몸으로 체득했다. 그래서 그에게 하룻밤의 유흥은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없었다. 적당히 술을 마시고, 사람들과 어울려 웃고,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어제 밤의 일들은 머릿속에서 말끔히 지워버리는 삶. 그것이 이 세상의 이치이자, 자신이 숨쉬는 방식의 전부였다. 오늘 밤도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었다. 라운지의 문이 열리자마자 익숙한 직원들이 허리를 숙여 반갑게 인사를 건넸고, 오랫동안 이 공간을 함께 드나들며 서로의 셈법을 잘 아는 여성들이 자연스럽게 그의 곁으로 파고들었다. "민성 씨, 정말 오랜만이네요. 얼굴 보기 힘들졌어." 언제나처럼 몸매의 곡선이 아슬아슬하게 드러나는 짧은 원피스를 걸친 혜진이 민성의 옆자리에 바짝 밀착해 앉았다. 그녀는 익숙한 솜씨로 크리스탈 글라스에 독한 위스키를 채워 그에게 건네며, 붉은 입술로 그의 귓가를 간지럽히듯 속삭였다. 동시에 부드러운 손길로 민성의 가슴팍과 허벅지를 은근하게 쓸어내리며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 않았다. 평소의 민성이었다면 혜진의 능숙한 도발에 여유로운 미소로 화답하며, 그녀의 허리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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