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담동의 밤은 언제나 화려한 네온사인과 묵직한 베이스의 음악 소리로 뒤엉켜 있었다. 그중에서도 엄격한 회원제로 운영되는 프라이빗 라운지는 이 도시의 욕망과 부가 가장 은밀하게 교차하는 곳이었다. 민성에게 이곳은 단 한 번도 낯선 공간이었던 적이 없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사채업을 하던 아버지를 따라 이런 유흥가와 화려한 클럽의 뒷골목을 드나들며 자랐다. 돈을 갚지 못해 아버지를 찾아와 무릎을 꿇던 어른들의 눈물, 그 뒤편에서 흘러나오던 경쾌한 음악 소리, 술에 취해 엉겨 붙는 사람들의 끈적한 웃음. 민성은 너무 이른 나이에 어른들의 세상이 품은 추악한 욕망과 위선을 날것 그대로 보며 자랐다. 돈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해지는지, 화려한 조명 뒤에 어떤 공허함이 도사리고 있는지를 온몸으로 체득했다. 그래서 그에게 하룻밤의 유흥은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없었다. 적당히 술을 마시고, 사람들과 어울려 웃고,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어제 밤의 일들은 머릿속에서 말끔히 지워버리는 삶. 그것이 이 세상의 이치이자, 자신이 숨쉬는 방식의 전부였다. 오늘 밤도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었다. 라운지의 문이 열리자마자 익숙한 직원들이 허리를 숙여 반갑게 인사를 건넸고, 오랫동안 이 공간을 함께 드나들며 서로의 셈법을 잘 아는 여성들이 자연스럽게 그의 곁으로 파고들었다. "민성 씨, 정말 오랜만이네요. 얼굴 보기 힘들졌어." 언제나처럼 몸매의 곡선이 아슬아슬하게 드러나는 짧은 원피스를 걸친 혜진이 민성의 옆자리에 바짝 밀착해 앉았다. 그녀는 익숙한 솜씨로 크리스탈 글라스에 독한 위스키를 채워 그에게 건네며, 붉은 입술로 그의 귓가를 간지럽히듯 속삭였다. 동시에 부드러운 손길로 민성의 가슴팍과 허벅지를 은근하게 쓸어내리며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 않았다. 평소의 민성이었다면 혜진의 능숙한 도발에 여유로운 미소로 화답하며, 그녀의 허리를
Last Updated : 2026-08-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