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이이익- 쉿!방금 전 서연이 입술을 대려던 맹독의 찻물이 마룻바닥을 시커멓게 태우며, 매캐하고 역겨운 핏빛 연기를 끝없이 뿜어내고 있는 파괴된 처소의 방 안.그 흉측하고 기괴한 상흔 위에 짐승처럼 납작 엎드려, 끅끅거리며 오열하는 조선의 무소불위 섭정, 이헌.“흐으…… 흑…… 아아아…… 윽…….”그의 거대한 등은 뼈저린 수치심과 완벽한 절망으로 인해, 한겨울의 사시나무처럼 잘게 그리고 처참하게 덜덜 떨리고 있었다.그는 감히 고개조차 단 1촌도 위로 들지 못하고, 자신의 붉은 피와 뜨거운 눈물이 뒤범벅된 진흙탕 같은 독극물 바닥에 얼굴을 완전히 처박은 채 끝없는 피눈물만을 짐승처럼 토해내고 있었다.“…….”그 비참하고 꼴사나운, 살인마의 더러운 등을.서연은 툇마루에 꼿꼿하게 선 채 아무런 미동도 없이, 그저 텅 빈 죽은 시선으로 가만히, 그리고 서늘하게 내려다보았다.그녀의 맑았던 눈동자에는 더 이상 살기도, 이 사내를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던 불타오르는 분노의 불꽃도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모든 것이 잿더미로 완벽하게 변해버린, 지독하게 고요하고 시린 체념과 완벽한 허무주의만이 그녀의 핏기 없는 파란 입가에 차갑게 맴돌고 있었다.‘그래. 이제야 모든 것이 완벽하게 명확해지는구나.’서연은 바닥에 엎드려 짐승처럼 울부짖는 이헌의 땀 젖은 정수리를 보며, 아주 길고 깊은 서늘한 헛숨을 소리 없이 내쉬었다.자신이 그동안 대군저에서 필사적으로 눈을 가리고 부정하려 했던, 마음 한구석에서 뼛속 깊이 찔려오던 끔찍한 의심과 기만의 진실. 그것을 마침내 오롯이 수용하고, 자신의 끔찍한 운명을 완벽
Last Updated : 2026-10-01 Read more